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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Lauren 모던 드라이버를 위한 홈 컬렉션

모던 드라이버 컬렉션으로 연출한 응접실과 서재.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열리는 여러 장소 중에서도 가장 밀라노스러운 곳을 꼽는다면 이곳이 아닐까. 팔라초 랄프 로렌은 1941년 건축가 미노 피오키Mino Fiocchi가 캄파니니 가문을 위해 지은 카사 캄파니니-보노미를 1999년 랄프 로렌이 인수하며 탄생했다. 드높은 아치 기둥이 늘어선 대저택의 웅장함, 중정과 파사드를 뒤덮은 신록의 푸르름, 지나온 세월을 품으며 반질반질해진 대리석 벽면은 밀라노의 도시 풍경을 압축해놓은 듯하다. 랄프 로렌(080-566-1199)은 이곳에 그들의 정체성을 살린 인테리어를 더해 미국과 이탈리아의 미감이 교차하는 장소로 꾸몄고, 밀라노 본부로 사용해왔다. 그리고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2024년 가을 모던 드라이버 컬렉션을 소개하는 곳으로 다시 단장했다.


대리석 파사드와 아이비 덩굴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팔라초 랄프 로렌.
모던 드라이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수집가인 랄프 로렌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그는 1938년식 부가티 타입 57SC 아틀란틱 쿠페, 1929년식 블로어 벤틀리, 그리고 1955년식 메르세데스-벤츠 300 SL 걸윙 쿠페 등 속도는 물론 완성도와 스타일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빈티지 카를 작품처럼 수집해왔다.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소재, 고급스러운 마감과 장식, 세련된 레이아웃은 그의 예술 세계에 꾸준히 영향을 미쳤고, 이윽고 하나의 컬렉션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팔라초 실내에는 랄프 로렌의 아이덴티티가 곳곳에 담겨 있다.

맥라렌 F1 경주용 차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RL-CF1 체어.
현관 입구를 지나 팔라초에 입장하면 고급스러운 블랙 컬러의 빈티지 재규어가 환대하며 콘셉트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짙은 색 마호가니 패널과 차콜 색상의 울 패브릭으로 마감해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위층 공간은 침실부터 서재와 라운지까지 온통 컬렉션으로 채워져 있다. 컬렉션 무드가 특히 잘 드러나는 것은 짙은 로즈우드와 마호가니, 거울처럼 매끈하게 연마한 스테인리스 스틸, 단단한 카본 파이버 등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실제로 쓰기도 하는 ‘소재’다. 그중에서도 2003년 랄프 로렌 홈 컬렉션에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혁신적이라 평가받는 RL-CF1 체어는 이번 컬렉션의 상징적 제품. 자신이 소유한 맥라렌 F1 경주용 차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캔틸레버처럼 떠 있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차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탄소섬유로 프레임을 제작했는데, 탄소섬유를 한 겹씩 손수 쌓아 무려 71겹을 올렸다.

이 외에도 가죽 시트처럼 파이핑 장식으로 마감한 소파, 차 문이 열리듯 옆으로 펼쳐지는 사이드보드, 1929년식 블로어 벤틀리의 상징적인 와이어 메시 그릴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벡포드 테이블 램프 등 가구 곳곳에 녹아든 자동차의 모습을 살피는 것이 컬렉션의 재미다. 자동차의 미학을 예술적 태도로 구현한 컬렉션부터 브랜드의 미감을 오롯이 품은 장소까지, 랄프 로렌 홈의 비전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기회였다.


“저는 항상 목적을 위해 만든 물건에서 영감을 받아왔습니다. 제가 오랜 세월 수집해온 자동차에는 그러한 기능적 아름다움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은 속도에 중점을 두면서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고려하며, 장인들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손수 작업해 완성했죠. 저에게 삶과 일, 일상은 영감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제가 수집하는 자동차도 그중 하나입니다.” – 랄프 로렌

글 정경화 기자, 이혜수 마케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