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밝고 강한 환영 인사
손님이 온다. 지난여름 이탈리아 여행 중 알게 된 친구들이 한국을 찾아온 것이다. 어떻게 환영할까? 대문에서부터 기분 좋게 꽃 장식을 걸
어놓는다. 돌을 망으로 말아 그 사이에 자크만니 클레마티스란 여린 꽃이 흐르게 했다. 거칠고 육중한 문에는 단단한 돌과 부드러운 꽃의 상반된 질감을 부각시킨다. 밝은 색의 문이 라면 망을 사용하지 않고 돌 위에 꽃 한 송이만 매달아도 매력적일 것이다. 동그라니 예뻐서 장독 누르는 용도로 주워 온 어머니의 돌이 오늘만큼은 훌륭한 작품이 된다.
(오른쪽) 소소한 추억을 늘어놓듯
다이닝룸으로 향하는 길에 이탈리아에서 주워 온 그 추억의 돌을 늘어놓고 싶었다. 마치 그 해변에서처럼. 양재동 꽃시장에서 돌을 구입해 보태어 깔아놓았다. 고풍스러운 멋이 나는 화기에 지중해 연안 등 바닷가에서 자라는 아티초크(자주색 꽃)와 7~9월에 꽃을 피우는 델피니움을 꽂았다.
(왼쪽) 무표정한 것에 표정
만들기 테라스로 향하는 문앞에 정원을 꾸미다 남은 돌로 만든 거울을 놓았다. 아무 표정 없는 거울에 글루건으로 돌을 붙이고 시험관을 이용해 꽃을 꽂을 수 있게 했다. 거울을 손쉽게 리폼하는 아이디어. 자잘한 돌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은데, 욕실에서는 비누 받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오른쪽) 돌 그리고 꽃에 담긴 행복한 대화가 시작된다
서울이 아닌 헤이리로 그들을 초대했다. 담백하고 푸른 자연의 기운과 멋진 건축이 만난 이공간을 자랑하고 싶어서. 이제 마당만 정리하면된다. 잔디밭에 깔린 널찍한 돌 위에 꽃을 올려보았다. 돌 위에 꽃만 툭 올려놓아도 멋있을 것 같다. 대신 꽃송이가 좀 더 시원하고 큰 것이어야 할 게다. 양재동 꽃시장과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의 꽃시장을 다 돌아보니 오늘은 델피니움과 수국이 제 맛이었다. 그들이 저 멀리서 자갈을 밟으며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초인종 소리보다도 더 설레게 만든다.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로 토털 데커레이션을
구석구석 돌을 사용해 데커레이션해본다. 돌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느 하나 똑같이 생긴 것이 없다는 것. 같은 장소에서 주웠어도, 같은 종류의 돌일지라도 모양이며 색이며 같은 것이 없다. 꽃도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공식이 있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연출하고, 별다른 도구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실속 있는 아이템이다.
1 리스 재활용하기 언젠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해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구입했던 나무 리스 틀을 꺼내보았다. 글루건을 이용해 리스 틀에 돌을 붙이고, 꽃을 꽂았다. 가운데에 초까지 넣으니 테이블 위에서 빛을 발할 오브제가 완성되었다. 돌의 크기는 너무 작지 않은 것이 좋다. 나뭇가지들과 얽혀 지저분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라면 빨간 꽃을 꽂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2 담백하게 멋내기 아무 특징 없는 화병에 돌과 수국, 물고기를 넣어 어항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그 옆에 지난 주말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서 얻은 현무암을 가져다 놓았다. 그 위에 하얀 수국 한 송이를 얹는다. 돌이 훨씬 더 넓다면 길쭉한 느낌의 꽃을 얹어놓아도 좋을 것이다.
3 작은 돌멩이까지도 유용하게 야외에 다이닝 테이블을 마련했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각자의 자리에 짧은 편지를 남겼다. 그 위에 돌을 얹어 고정시킨다. 사실 이 돌은 좁은 시골길에서 주워 온 것. 끈으로 묶어 무언가를고정하는 데 사용한 듯한 독특한 모양 때문에 여기저기 잘 쓰고 있다.
tip
플라워 데코를 위한 장 보기 예쁘고 싱싱한 꽃과 다양한 화기, 데커레이션 재료를 사기 좋은 곳으로는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3층에 있는 꽃 도매시장과 양재동 꽃시장(농수산물유통공사 화훼공판장, www.yfmc.co.kr), 과천 화훼시장이 있다. 매일 새로운 꽃이 소개되며, 돌, 망, 여러 가지 소재로 만든 끈, 리스 틀과 같은 소품과 꽃을 다루는 데 필요한 어지간한 도구들은 다 모여 있다. 현무암, 조약돌 등 자연석은 양재동 꽃시장에 더 많은 종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