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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집, 부부를 닮은 집
진주 충무공동에 3층 규모의 주택을 지은 이진호·강양호 부부. 이 부부의 집은 남다르다. 1층부터 3층까지 어디서든 근사한 자연을 눈에 담을 수 있고, 영화를 보거나 운동을 하기 위한 독립된 공간도 제대로 갖춰 지루할 틈이 없다. 그런데 종종 이 집이 자신들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니, 결국 남다르다는 것은 진정 나답다는 의미일 터. 이곳은 부부를 진하게 닮은 집이다.

2층 다이닝 공간. 일반적으로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는 것과 달리 오직 주방 역할만 갖춘 곳이다. 강양호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근사한 전망을 즐기며 아일랜드 테이블에서 요리하는 그녀의 로망이 실현된 장소다. 몰테니&씨의 아바AVA 테이블과 데본Devon 의자를 매치, 강양호 씨가 앉아서 책을 즐겨 있는 몰테니&씨의 마고Margou 암체어 등 붉은 계열의 의자는 블랙&화이트 콘셉트의 인테리어에 포인트가 된다.
주방의 중심인 아일랜드 테이블은 다다의 Hi-Line 6. 페루초 라비아니Ferruccio Laviani가 실용적인 주방과 디자인적인 주방 모두에 어울리도록 디자인한 것. 5m 사이즈에 졸리 그레이 패턴의 대리석과 스페셜 메탈릭 래커로 도장해 은은히 빛나는 블랙 컬러가 실제로 보면 더욱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높은 층고와 빽빽한 나무가 외부와 차단된 안락한 느낌을 주는 거실. 온전히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각진 느낌이 좋아 선택한 소파는 옥타브Octave, 그 앞의 연못 같은 둥근 테이블은 루이자Louisa 커피 테이블, 암체어는 엘라인Elain으로 모두 몰테니&씨 제품.
서울에서 세 시간 넘게 KTX를 타고 도착한 진주역. 그곳에서 다시 차를 타고 10여 분 달려가 만난 강양호 씨는 넓은 창 너머 가을의 청명한 하늘과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숲, 그리고 김시민대교를 배경으로 <행복> 팀을 맞이했다. 진주 충무공동에 위치한 이진호·강양호 부부의 주택은 3층 규모로, 경사지를 활용해 1층은 전면 파사드 뷰에서 보이지 않는 독특한 건물이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2층 주방으로 이어지고, 앞서 말한 근사한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클래식을 전공한 강양호 씨 곁에는 늘 음악이 있다. 2층 주방 한쪽에 놓은 턴테이블과 스피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2층으로 내려와 음악,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루프톱으로 나가는 통로에 마련한 테이블과 의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만들었다.
글라스를 적용한 드레스룸은 몰테니&씨의 글리스마스터로, 의류 및 동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디자인도 아름답다.
채광 좋은 1층의 홈 짐. “운동이 하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부부의 요청을 반영했다.
3층 규모의 주택으로 대지면적은 391.1m2, 연면적은 424m2이다. 한솔건축사사무소 노재흥 건축사, SOURCE DESIGN & GD건설(032-652-9328)의 김수호·김성용 대표가 설계했다.

이진호·강양호 부부는 두 자녀가 독립한 이후 오랜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부부만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과정은 일사천리. 진주의 언덕 지형을 그대로 살린 완경사형 구릉지의 땅을 매입하고, 평소 좋아하던 SOURCE DESIGN & GD건설의 김수호·김성용 대표를 찾아갔다. “기본에 충실하되 사생활을 보호하며, 가끔 오는 아이들에게는 쉼터 같은 집을 원했어요.” 누수·방수·난방 등의 기본과 건축주의 성향을 중요시하며, 건축주도 미처 모르고 있던 취향을 발견해주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는 김수호 대표. 그는 스타일리시한 부부의 모습에서 떠올린 휴양지의 근사한 리조트 같은 집을 스케치했고, 1년 넘는 시공 기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완성했다.

이제 막 꾸미기 시작한 루프톱. 미완성 부분은 근사한 풍경이 채워준다. 강양호 씨는 종종 루프톱에서 햇볕을 쬐며 여유를 즐긴다고.
블랙&화이트로 모던하게 인테리어 한 부부 침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강양호 씨가 주택을 위한 가구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집을 짓기로 결심한 시기. 강양호 씨는 처음 이곳의 전망을 본 순간, 다다Dada의 아일랜드 테이블 앞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했다고 한다. 그렇게 건축가와 몰테니&씨의 한국 공식 파트너 한샘넥서스 드림팀이 탄생했다. 설계부터 함께 해 공간 구조와 인테리어 및 가구가 하나로 잘 어우러지며, 2층이 온전히 주방이 된 것도 모두가 합심한 결과물이다.


침실보다 넓은 욕실은 파우더룸을 포함해 공간을 다양하게 구분해 사용한다.
월풀욕조. 욕실 뷰도 놓치지 않고 챙겼다.
주택은 각 층과 공간마다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되었다. 사적 공간인 3층은 부부의 침실과 욕실, 드레스룸, 그리고 두 자녀의 방으로 구성했다. “답답함 없이 시각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김수호 대표의 제안으로 만든 침실 통창 너머의 전망도 매력적이다. 층마다 너른 창을 통해 보이는 나무의 레벨이 달라 색다른 느낌을 준다. 1층은 거실과 부부의 취미 생활을 위한 공간. 이를 위한 강양호 씨의 요구 사항은 하나였다. “2층 주방을 요리하고 싶게끔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이곳도 마찬가지예요. 영화를 보고 싶게끔, 운동을 하고 싶게끔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죠.” 1층의 방 세 개는 완벽한 홈 짐과 영화관, 스크린 골프장이다. 직업상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남편 이진호 씨에게 영화관은 일상에 더욱 충실하게 하는 자신만의 동굴인 셈이다.


1층 야외 공간. 그린 컬러의 보마Boma 아웃도어 소파와 암체어, 메시Mesh 사이드 테이블 모두 한샘넥서스에서 수입하는 케탈 제품.
부부는 주택으로 이사 와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한곳에 오래 있으면 지루함을 느끼는 저희 부부에게 모든 요소가 만족스러워요. 2층에서 밥을 먹다가 1층으로 내려가 차를 마시거나, 테라스에 나가 맥주를 마시는 식이죠. 운동도 하고, 낙엽도 쓸어야 하고요. 절대 지루하지 않아요.” 자신이 가꾸는 만큼 집이 예뻐지는 게 좋다는 강양호 씨. 지금도 아름다운 이 집은 앞으로 더 근사해질 것 같다. 부부를 더욱더 닮아가며 말이다.

글 김혜원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