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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일상에 스며든 디지털 컬러
“색은 인생이다. 색깔 없는 인생은 삶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Color is life. Living without color is like refusing to live).”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Matali Crasset의 말처럼 잿빛 도시에 짠 하고 등장한 화사한 컬러는 우리 삶을 더욱 낙관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마음을 보듬어주는 디지털 컬러가 우리 일상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마음을 치유하는 지상낙원
노을이 내려앉은 수평선과 그래픽적인 야외 수영장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알록달록한 야외용 가구가 어우러져 나만의 파라다이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정화해주는 이 장면은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페드랄리의 2023 카탈로그 중 한 컷이다. 가장 프랑스 디자이너답다고 일컫는 파트리크 주앵Patrick Jouin은 지난 메종&오브제 파리에서 야외용 가구 레바 코쿤Reva Cocoon을 선보였는데, 채도가 높은 민트 컬러와 다채로운 톤의 파스텔컬러를 조합해 이색적 비주얼을 이끌어냈다. 현실 세계를 반영한 정제된 파스텔컬러의 레이어링은 단순히 가상 세계로의 도피가 아닌, 현실에서의 안정감과 평온함을 이끌어내면서 디지털 컬러가 지닌 가능성을 우리 앞에 펼쳐 보였다. 문의 페드랄리(www.pedrali.com)



새로 태어난 오리지널 디자인
디지털 컬러의 역습은 한 시대를 풍미한 디자이너 거장의 작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스 웨그너가 디자인한 칼 한센앤선의 CH24 체어,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루이스 폴센의 판텔라Panthella 조명등과 베르판의 팬탑Pantop 조명등, 헤닝 코펠이 고안한 조지 젠슨의 HK 저그까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디자인 아이콘들이 특유의 중후한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창백한 톤의 파스텔컬러를 입은 채 낯설지만 익숙한 매력으로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시대 변화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오리지널 디자인의 저력을 감상해보자. 문의 칼 한센앤선(덴스크, 02-592-6058), 루이스 폴센(02-6462-6262), 베르판(보에, 02-517-6326)



기분 좋은 시작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욕실. 욕실은 집에서 가장 작은 공간이지만, 개인의 취향을 투영하면 가장 나다운 공간이 되기도 한다. 글로시한 로즈와 매트한 화이트 컬러로 아름답게 연출한 욕실은 이탈리아 타일 브랜드 무티나Mutina의 딘Din 컬렉션을 활용한 것.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모듈식 논리를 적용해 만든 타일 컬렉션으로, 네 가지 크기와 여덟 가지 색상, 두 가지 마감을 적용한 예순네 개 타일로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만들 수 있다. 패턴과 컬러를 활용하면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고, 원하는 곳으로 시선을 모을 수 있으니 좀 더 과감하게 나의 스타일을 추구해볼 것! 문의 윤현상재(02-540-0145)



달콤한 일상
채도가 높은 색상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엔도르핀이 샘솟게 한다. 특히 햇살을 닮은 노랑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일상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주는 장치로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컬러를 대담하게 사용하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사비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 헴Hem과 함께 도넛처럼 생긴 보아Boa 푸프를 발표했다. 통통하고 부드럽게 생긴 푸프는 총 네 가지 컬러로 출시했는데, 그중 채도와 명도가 높은 설퍼 옐로 컬러가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온 컬러는 무더운 여름철에 많이 찾는 색상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컬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문의 이노메싸(02-3463-7752)



즐거운 외출
집 안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현관은 집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그렇기에 현관을 개성 있게 꾸며놓은 집을 보면 집주인이 분명 유머 감각이 있고 유쾌한 사람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현관을 인상 깊게 꾸미고 싶다면 몬타나의 하이드Hide 신발장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나의 방을 오롯이 내 스타일로(Make a room for personality)’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몬타나는 자체적으로 고안한 마흔두 가지 컬러 팔레트를 활용하는데, 그중 아이리시는 2023년의 컬러 중 하나인 디지털 라벤더와 흡사한 색감으로 신비로움과 힐링을 겸비한 새로운 미감을 선사한다. 문의 에스하우츠(02-595-1159)



지중해를 품은 북유럽 아파트
하나의 공간에 두 가지 이상 스타일이 섞이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이 완성된다. 지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스페인 가구 브랜드 상칼Sancal과 스웨덴에 본사를 둔 테클란Teklan이 함께 연출한 전시가 바로 그렇다. 테클란의 설립자 겸 공간 디자이너이자 색의 향연에 빠진 사진가로도 일컫는 테클라 에벨리나 세베린Tekla Evelina Severin은 그의 주특기인 컬러 블록을 활용해 스칸디나비아의 라이프스타일과 지중해풍을 혼합한 기능적이면서도 경쾌한 아파트를 연출했다. 특히 심신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그린과 감정을 차분하게 해주는 블루 계열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처럼 다양한 채도와 명도를 지닌 컬러를 공간 전반에 걸쳐 혼합하는 기법이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다. 문의 라꼴렉뜨(02-548-3476), 테클란(www.teklaevelinaseverin.com)



톤 온 톤으로 가볍게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익숙했다면 집을 컬러풀하게 꾸미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땐 아주 작은 물건부터 톤 온 톤으로 선택해 하나둘 추가해보길 권한다. 최근 H&M Home과 미국의 색채 연구소 팬톤이 아주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다. 쿠션 커버, 볼과 화병, 트레이, 캔들, 사이드 테이블 등 작은 오브제에 팬톤이 선정한 두 가지 컬러 팔레트를 적용한 것. 그린&블루를 매치한 컬렉션은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피치부터 따뜻한 계열의 레드 컬러를 추가한 컬렉션은 공간을 한층 더 즐겁고 에너제틱하게 완성해준다. 톤 앤 매너에 변화를 주면서 나만의 취향을 담은 홈 라운지를 꾸며보자. 문의 H&M(080-822-0220)

글 이새미(mi.edition)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