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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집 안으로 들인 새싹
뾰족뾰족 쏙쏙 돋아나는 새싹이 봄을 알린다. 새싹은 부엌 창가 작은 공간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어 수확하는 기쁨과 요리에 활용해 맛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또 소화가 잘되고, 영양가가 높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올봄엔 단단한 껍질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에너지를 눈과 입으로 누려보면 어떨까? 유리병을 이용해 새싹을 기르는 방법부터 새싹 요리법까지 소개한다.

(왼쪽 위부터) 발아 렌틸, 완두콩, 검정 렌틸, 발아 완두, 그린 렌틸 싹, 알팔파 싹, 보리 싹, 메밀 싹, 치아시드 싹, 발아 녹두, 홍빛열무 싹, 보리 싹, 밀 싹, 시소 싹, 흰 강낭콩, 발아 브라운 렌틸, 발아 밀, 들깨 싹.
우리 집 부엌에서 새싹 키우기
왜 집에서 씨앗을 발아시킬까? 새싹은 집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부엌 선반에서 새싹이 자라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기쁨이 된다. 또 새싹은 활성화 식품이라 일컫는다. 발아하기 전이나 다 자란 식물보다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항산화 물질 함량이 더 높고 소화 기능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강한 박테리아의 생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져있다. 이제 슈퍼마켓 냉장 선반에서 며칠 동안 보관하는 새싹을 더 이상 구입할 필요가 없다. 직접 재배해 필요한 만큼 자르고 뽑아 신선하게 즐기면 된다. 재배 비용이 많이 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곡물과 콩류는 싹이 난 것이 말린 것보다 조리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도 이점이다.

씨앗을 키우려면 몇 가지 준비물만 있으면 된다. 먼저 새싹용 씨앗과 500cc 정도 크기의 유리병, 병 입구에 씌울 메시나 거즈 또는 면 보자기를 준비한다. 새싹용 씨앗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채소 씨앗을 심어서 키울 수 있는데, 표면에 화학 처리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씨앗을 하룻밤 물에 불린 후 병에 넣고 메시 커버를 씌워 45도 정도 기울여 물기를 빼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병의 물을 갈아준다. 씨앗마다 발아율이나 성장 속도도 다르지만 빠르면 하루, 길어도 5일 후면 발아해 일주일이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란다. 유리병에 키우면 배수 관리하기 쉬워 깨끗한 뿌리까지 그대로 먹기 좋다. 새싹을 접시에 키울 때는 물에 적신 키친 타월 위에 불린 씨앗이나 곡물, 콩 등을 올리고 스프레이로 물이 마르지 않게 뿌려준다. 체에 면 보자기나 거즈, 삼베를 깔고 씨앗이 발아할 수 있도록 골고루 편 후 싹이 트면 다른 그릇 으로 옮겨 키워도 된다.


낮은 플레이트와 수프 볼은 모두 무재 세라믹 제품으로 챕터원.
발아 병아리콩으로 만든 수프
병아리콩은 병아리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었는데, 이집트 지역에서 많이 재배해 이집트 콩이라고도 부른다. 중동 지역에서 즐겨 먹는 디핑 소스인 후무스의 주재료이며 미국에서는 수프나 채소 요리에 주로 사용한다. 밤과 비슷한 풍미로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특징으로 스무디에 사용해도 잘 어울린다. 발아 병아리콩은 다른 콩과 마찬가지로 영양분이 풍부하다. 특히 콜레스테롤과 인슐린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재료다.

재료 발아 병아리콩 2컵, 작은 양파 ½개, 쿠민 파우더 ½작은술, 물 2~3컵(물양은 조절한다), 박씨·차이브꽃·발아 해바라기씨·소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적당량

만들기
1 발아 병아리콩을 전기밥솥에 넣고 백미 코스로 푹 익힌다.
2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 썬 양파를 볶다가 ①의 익힌 병아리콩, 물 2~3컵, 준비한 쿠민 파우더의 일부를 넣어 끓인 후 핸드 블렌더로 갈고 소금으로 간한다.
3 ②를 그릇에 담고 호박씨, 차이브꽃, 발아 해바라기씨, 남은 쿠민 파우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린다.


원형 플레이트와 타원 플레이트는 모두 아현공방 제품.
발아 녹두 커리
녹두는 원산지가 인도인 만큼 인도 요리나 아시아 요리에 주로 사용하는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발아하지 않은 콩이나 오래 키워 길게 자란 숙주나물을 즐겨 먹는데, 뿌리가 조금 자랐을 때도 맛이 좋다. 인도에서는 뿌리만 조금 자란 녹두를 주로 카레에 사용한다. 발아 녹두는 일반 녹두보다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이 더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발아 녹두를 샐러드에 활용하면 아삭한 식감과 싱그러운 향, 전분의 맛이 매력적이다.

재료 발아 녹두 2컵, 쿠민씨 1작은술, 청양고추 1개, 다진 양파 1컵, 다진 토마토 1컵,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생강 ½작은술, 코리앤더 파우더 1작은술, 터머릭 ½작은술, 카옌페퍼(또는 고춧가루) ½작은술, 소금 1작은술, 물 1컵, 식용유 1큰술, 다진 코리앤더 약간

만들기
1 발아 녹두는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겨 씻는다.
2 팬을 달구어 식용유를 두르고 쿠민씨를 넣어 볶아 향이 올라오면 다진 양파,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어 볶는다.
3 ②에 다진 토마토와 코리앤더 파우더, 터머릭, 카옌페퍼를 넣고 잘 볶는다.
4 ③에 발아 녹두와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중간 불에서 푹 무르도록 끓인다.
5 ④를 접시에 담고 다진 코리앤더를 뿌린다. 차파티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


스윕 스노우 스푼과 스윕 스노우 미니 트레이는 하루 글라스 제품으로 챕터원.
새싹 보리 치아시드 푸딩
새싹 보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이 빵과 푸딩에 사용한 식재료로,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분말을 물이나 우유 등에 타서 먹는데, 집에서도 보리 싹을 키우면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다. 싹이 터서 약 15~20cm 자란 연한 새싹 보리를 잘라 건조해서 분말을 만들어 보관한 후 푸딩이나 빵,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한다. 새싹 보리는 고양이가 먹어도 되는 식용 곡물 캣 그라스이기도 하다.

재료 치아시드 2큰술, 아몬드 밀크 150cc(조절 가능), 새싹 보리 가루 ½큰술, 생캐슈너트 ½컵, 메이플 시럽 2큰술

만들기
1 생캐슈너트는 하룻밤 물에 불린다.
2 컵에 치아시드와 아몬드 밀크 100cc, 메이플 시럽 1큰술을 넣고 섞어 2시간 정도 둔다.
3 믹서에 불린 캐슈너트, 새싹 보리 가루, 메이플 시럽 1큰술, 아몬드 밀크 50cc를 넣고 곱게 간다.
4 ②를 컵에 담고 ③을 그 위에 올린다.


포르토피노 베이직 플레이트는 이윤장 제품으로 챕터원.
연어 타르타르와 새싹
시소는 일본판 깻잎이라 일컫지만 생김새와 맛은 깻잎과 다르다. 화장품 같은 향과 맛이 나는데, 일본에서 사랑받는 허브로 매실장아찌나 회, 초밥을 먹을 때 자주 사용한다. 특유의 맛과 향으로 연어나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재료 연어 200g, 다진 양파 ½컵, 새싹 시소 · 새싹 보리 · 알팔파 1줌씩,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연어 필릿은 깍둑썰기해 다진 양파, 새싹 시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잘 섞어 냉장고에 둔다.
2 접시에 새싹 보리를 깔고 링을 올린 후 ①의 연어 타르타르를 채우고 링을 뺀다.
3 ②의 연어 타르타르 위에 알팔파 등 여러 가지 새싹을 올리고 레몬즙을 곁들인다.


낮은 플레이트는 무재 세라믹 제품, 아이보리 스티치 냅킨은 디코랩 제품으로 모두 챕터원.
라브네에 새싹을 곁들인 갈레트
메밀 싹은 특유의 좋은 향취가 있어 생으로 샐러드나 즙을 만들어 먹거나 물에 끓여 차로 마시기도 한다. 알팔파 싹은 줄기가 가늘고 부드러워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넣어 먹기 좋다. 브르타뉴 지방에서 전해지는 원조 갈레트는 얇은 크레이프를 정방향으로 접어 다양하게 속을 채워 먹는 것으로, 요구르트로 만든 치즈 스프레드인 라브네와 새싹 채소를 곁들이면 싱그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재료 메밀 싹, 알팔파 싹, 완두콩
갈레트_ 메밀가루 100g, 달걀 1개, 소금 ½작은술, 물 350ml, 식용유 2작은술
라브네labneh_ 그리크 요구르트, 다진 마늘, 다진 아몬드, 쿠민, 소금

만들기
1 볼에 메밀가루와 달걀, 소금을 넣고 잘 섞은 후 물과 식용유를 부어 거품기로 섞어 냉장고에 1시간 이상 둔다.
2 크레이프 팬을 잘 달궈 식용유(분량 외)를 약간 두르고 키친 타월로 닦아낸 후 ①의 반죽을 한 국자 떠 넣어 팬을 돌려가며 얇게 부친다.
3 그리크 요구르트에 나머지 재료를 넣고 잘 섞어 라브네를 만든다.
4 ②의 크레이프 위에 라브네와 메밀 싹, 알팔파 싹, 완두콩을 올린다.



완두콩 후무스를 올린 오픈 샌드위치와 새싹 보리 스무디
한 입 거리로 작게 만드는 오픈 샌드위치에는 새싹 채소를 곁들이기 제격이다. 새싹 채소는 다양한 치즈와 견과류, 피클과도 두루 잘 어울려 취향에 따라 조합해 먹는 재미가 있다. 치아시드는 점액질 씨앗이라 싹을 틔울 때는 유리병보다 접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치아시드 싹은 약간의 신맛이나 쓴맛이 나 다른 재료와 조합했을 때 먹기 좋아 유럽에서는 샌드위치 재료로 자주 사용한다. 홍빛열무 싹은 무순과 비슷하지만 은은한 적색이 매력적이다. 청경채 싹은 특유의 향은 없지만 부드러운 맛이 난다. 들깨 싹은 쌉싸름한 맛으로 된장찌개에 넣거나 무침 요리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재료 블루치즈, 치아시드 싹, 기름에 절인 드라이 토마토, 메밀 싹, 파르미자노 레자노, 호두, 홍빛열무 싹, 토마토, 훈제 굴, 청경채 싹, 카망베르 치즈, 케이퍼, 보리 싹, 코니숑(꼬마오이 피클), 들깨 싹
완두콩 후무스_ 완두콩 1컵, 레몬즙 1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타히니 1큰술, 마늘 1쪽, 소금 약간
새싹 보리 스무디_ 바나나 ½개, 사과 주스, 새싹 보리 가루

만들기
1 빵에 버터를 바르고 완두콩 후무스를 올린 후 치즈 등 원하는 재료와 새싹 채소를 얹는다.
2 스무디는 모든 재료를 핸드 블렌더에 넣고 곱게 간다.


기획 및 요리 박현신(요리 연구가) 스타일링 김진영 

글 김지혜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