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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힐링 숲속 타운하우스
혼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숲세권의 타운하우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래된 타운하우스를 개조하고 날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사는 세 식구의 아늑한 보금자리에 다녀왔다.

온종일 햇살을 맞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선룸. 기존 선룸을 철거하고 좀 더 개방된 시야를 확보해주는 화이트 프레임 창호로 새로 제작했다. 소파는 긁힘에 강하고 잘 찢기지 않는 마이오리의 아웃도어 제품으로 골랐다.

폴딩 도어를 열면 거실과 선룸을 하나의 공간처럼 활용할 수 있다. 벽은 토탈석재에서 구입한 달마타 타일을 데칼코마니로 붙여서 아트월을 꾸미고, 마멜의 라운드 소파와 아파라투스의 클라우드37Cloud37 조명등을 설치했다.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인프라와 교육 환경이 잘 조성된 도심을 최고로 생각하는 이도 있고, 한적한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이도 있다. 안석민·조은혜 씨 부부는 후자에 속한다. 해외 출장이 잦은 안석민 씨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조은혜 씨 부부는 대치동에 신혼살림을 차렸지만, 소음이 심하고 혼잡한 그곳을 떠나 경기도 용인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우리, 타운하우스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용인에서의 첫 집은 기흥의 아파트였어요.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기에 항상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지요. 이것이 아이가 소심해진 원인인 것 같아서 아파트가 아닌 집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단독주택의 장점과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합친 타운하우스를 염두에 두고 다양하게 살펴봤지요.” 부부가 최종으로 택한 곳은 용인 동백지구였다. 2006년에 택지 개발 지구로 조성된 동백지구는 석성산을 품고 있으며, 학교를 비롯해 각종 편의 시설과 인프라를 갖춰 안정된 주거 환경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아파트 단지만큼이나 타운하우스 단지가 많은데, 젊은 가족의 유입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처음에는 30평대의 작은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았어요. 그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서준이의 성격이 밝고 활달해지는 것을 보면서 확신을 갖고 이 집으로 이사를 결심했지요.”

이번에 평수를 넓혀서 옮긴 두 번째 타운하우스는 동백지구에서 좀 더 안쪽에 위치한다. 단지 안에서도 가장 끝 집으로, 숲과 맞닿아 있고 주택 안쪽에 정원을 품어 프라이빗한 생활을 보장한다. 지은 지 12년 된 타운하우스는 이곳저곳 수리가 필요한 상황. 안석민 씨는 친분이 두터운 배우 오나라 씨의 소개로 달앤스타일의 박지현 대표에게 레노베이션을 의뢰했다. 오나라 씨를 비롯해 수많은 연예인과 셀러브리티의 집을 고쳐온 그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밀착해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풀어내는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대표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한번 만나면 몇 시간은 기본이었지요.(웃음) 가족 구성원마다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렸어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도요. 그래서 저희에게 꼭 맞는 ‘진짜’ 우리 집을 갖게 되었어요.”

거실에서 본 주방 모습. 붙박이장 앞에 아일랜드 주방을 설치해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이 하나로 연결되는 LDK 공간을 만들고, 붙박이장 뒤쪽은 독립된 메인 주방을 꾸몄다. 다이닝룸은 보컨셉의 가구와 플로스의 어레인지먼트Arrangements 조명등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준이 방의 테라스를 가족을 위한 멀티룸으로 개조했다. 대형 스크린과 전동식 암막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냉난방 시설을 갖춰 1년 3백65일 언제나 가족을 위한 전용 극장이 된다. 천장에는 레일 조명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조명의 위치와 각도, 수량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서준이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춘 공간으로, 그레이와 옐로 컬러의 조화가 눈에 띈다. 욕실은 네이비 색과 테라초 타일로 마감해 반전 매력을 더했다.
쾌적한 주거 ‘환경’이 먼저다
집은 계단을 반 층씩 올라가면 공간이 펼쳐지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구조 형태다. 이 구조를 잘만 활용하면 주택살이가 두 배는 더 즐거워진다. 1층은 주방과 다이닝룸·거실·선룸sunroom 등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 1.5층부터 2.5층까지는 부부의 침실과 서준이 방 그리고 갓 태어난 둘째 준용이의 방으로 구성했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달리 주택 구조이다 보니 레노베이션을 할 때에도 난방과 환기, 채광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박 대표는 IoT 기능이 있는 네스트Nest 시스템을 설치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환기 시스템도 별도로 시공했다.

실내는 주로 밝은 계열의 마감재를 사용했다. 이렇게 하면 공간이 화사해 보이고 실내 조명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곳곳을 환하게 밝혀준다. 그는 거실 벽의 창문을 과감히 없애고, 기존 선룸을 더욱 개방적으로 개조해 햇빛을 실내 깊숙이 끌어들였다. 폴딩 도어를 열면 거실과 선룸을 하나의 공간처럼 사용할 수 있고, 어닝과 커튼을 이용하면 빛의 컨트롤이 가능하다. 주방은 가족의 생활 방식을 고려해 레이아웃부터 새로 잡았다. “고양이 레오가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별도의 분리된 주방을 만들어달라고 했어요.(웃음) 취미로 베이킹을 즐겨 해서 각종 도구를 보관할 수납공간도 필요했고요.”

재택근무를 할 때가 많은 남편을 위한 공간으로, 안방과 동선을 연결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호텔을 연상시키는 부부의 침실. 원목 마감재와 간접조명을 사용해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단지 내의 다른 집과 달리 정원이 주택 안쪽에 위치해 더욱 프라이빗하게 생활할 수 있다.

층층이 펼쳐지는 스킵 플로어 구조의 주택. 서준이 방에서 내려가면 2층에 그랜드 피아노를 놓은 가족실과 준용이의 방이 나온다. 거실과 계단의 벽에는 최승윤 작가의 작품을 걸어 갤러리 같은 집은 완성했다.
박 대표는 붙박이장을 가벽처럼 세워 메인 주방과 보조 주방을 나누고, 보조 주방에는 아일랜드 주방을 설치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LDK 구조로 꾸몄다. 붙박이장은 접이식 도어를 달아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고, 수납장 양쪽에 도어를 설치해 양방향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감재부터 가구를 선택할 때는 긁어도 흠집이 생기지 않는 질감, 뜯겨도 상관없는 소재를 최우선으로 골랐다. 고양이 레오와 곧 데려올 예정인 스탠더드 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고려한 부분이다. 선룸의 아웃도어 가구도 이런 걸 고려해 선택한 것이다. 집사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레오는 선룸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곤 한다.

따로 또 함께, 모두가 즐거운 집
1.5층으로 올라가면 부부의 침실이 나온다. 기존의 넓은 침실과 드레스룸을 개조해 침실과 서재, 욕실·세탁실 기능을 모두 갖춘 마스터 베드룸으로 완성했다. “드레스룸이 딱히 필요하지는 않았어요. 물건을 늘어놓고 사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요. 붙박이장으로 드레스룸을 대신하고, 남은 공간은 남편을 위해 서재로 꾸몄어요.” 서재에는 간단히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책상과 책꽂이를 배치하고, 취미 삼아 조립한 프라모델을 전시할 수 있는 진열장도 달아놓았다. 안방 욕실에는 샤워 부스를 없앤 자리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했는데, 이처럼 생활 속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한데 모으면 공간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진다. 숲이 보이는 침실은 원목 마루와 우드 소재를 활용해 리조트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꾸몄다.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면 서준이의 즐거운 아지트가 나온다. “아이가 곧 사춘기가 되면 방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가족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멀티룸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서준이 방의 테라스에 이렇게 근사한 멀티룸을 꾸며주셨어요.”

멀티룸 천장에는 레일 조명등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빛의 밝기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계단 벽면의 풋 라이트foot light. 주위가 어두워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드레스룸 대신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스타일러, 욕실의 세탁기·건조기가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도록 디자인했다.

주방의 붙박이장에 접이식 도어를 달아 뒤쪽 메인 주방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TV 아래 플래니카Planika의 에탄올 난로를 설치해 ‘불멍’ 시간을 즐긴다.
멀티룸은 대형 스크린과 전동식 암막 블라인드를 설치해 원하면 언제든 가족만을 위한 전용 극장이 된다. 단열과 방음을 고려해 설계한 것은 물론, 온수 패널과 천장형 에어컨을 설치해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벽돌 벽을 살리고 추가로 마감재를 덧붙였는데, 이처럼 기존 마감재의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컬러만 바꾸거나 다른 소재를 덧대면 철거비와 새로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자주 사용하고 머무는 공간에 비용을 집중하고, 기본적으로 상태가 좋은 마감재는 리폼해서 재사용했다. 가족의 삶에 맞춘 집은 되레 가족의 삶에 변화를 불러온다. 예전에는 주말에 공연을 보거나 국내 여행을 다니고 호캉스를 떠났는데, 이제는 집에서 숲캉스를 즐기는 것이다. “서준이가 세상에서 집이 제일 좋다고 해요. 지인들도 한 번씩 오면 힐링하고 간다는 말에 예전보다 손님을 초대하는 일이 많아졌지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쌓아가는 집으로 가꿔가고 싶습니다.”


디자이너 박지현은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달앤스타일Dallstyle의 대표로 가수 백지영, 영화배우 류승룡, 개그맨 정종철 등 여러 셀러브리티의 집을 시공했다. SBS FiL <당신의 일상을 밝히는가>를 비롯해 각종 인테리어 관련 방송과 매거진에서 활동 중이며, 가족 중심적 공간을 추구하고 실생활의 편의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트렌드와 취향을 녹여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글 이새미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 디자인 및 시공 달앤스타일(031-211-4544, www.dallstyle.com)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