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축에 창을 내 개방감을 자아낸 건축가 조병수.
온그라운드에 배치한 빈티지는 모두 건축가 조병수의 소장품.
내실 사이의 중정.
외부에서 바라보면 네 개의 레이어가 있는 카페의 구조가 보인다. 내부에서는 이 공간의 역사를 볼수 있는 사진전도 진행 중이다.
낡은 일본식 가옥을 고쳐 만든 온그라운드는 지난 8년간 서울의 대표적 건축 갤러리로 손꼽힌 곳이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설계 사무소 BCHO 아키텍츠의 건축가 조병수다. 양평 수곡리 ‘미음字집’과 거제도 ‘지평집’ 등을 설계한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그는 최근 아끼던 이 공간을 카페 겸 갤러리로 개조했다. 기존 흰 벽이던 공간을 뚫어 마감재를 그대로 노출했고, 성긴 나무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공간 구석구석에 작은 윤슬을 만든다. “밖에서 보면 네 개의 레이어가 겹치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요. 실내 공간 하나, 마당 하나, 다시 실내 공간 하나, 그리고 작은 테라스까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이 공간이 손님은 물론 젊은 작가에게도 문턱을 낮춘 편안한 장이 되기를 바랐다. “전시를 하려면 큰돈을 지불해야 했지요. 유명 아티스트의 전시도 좋지만 작은 전시를 ‘막’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드로어(서랍) 갤러리’ ‘애플 박스 갤러리’ ‘0.3평 갤러리’ 등 이름을 붙여 젊은 작가들이 단돈 1만~2만 원으로도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작은 전시 공간을 만든 이유다. 지금 이곳에서는 <막> 전시가 한창이다. “한국에서 비움의 미학이란 다 만든 다음 세심하게 계산해 비우는 방식이 아니지요.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덜 채운 것입니다. 막사발, 막김치, 막국수, 막걸리… 모두 같은 맥락이에요.” 이러한 ‘막’의 정신이 바로 지금의 온그라운드다. 온그라운드는 오는 8월 뉴욕의 아티스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 동안 집 안에서 끄적인 낙서와 작업일지를 모아 전시하는 을 열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3 | 문의 02-720-8260
- 온그라운드 건축가의 정신을 담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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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조병수가 서울 서촌에 위치한 건축 갤러리 ‘온그라운드’를 개조했다. 비움의 정서를 표현하는 ‘막’의 정신을 담아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에게 문턱을 낮춘 공간이다.글 박민정 기자 |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