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르가든더메인 한남으로 이사한 배우 김명민 씨.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럭셔리 빌트인 가전인 데이코를 선택했다. 주방이 진정한 가족 소통의 공간이자 개인의 개성과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 무이의 화려한 조명등과 르마블의 대리석 테이블, 리네로제의 컬러풀한 의자를 매치해 개성 있게 꾸몄다.
현관에서 들어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벽에 정은희 작가의 ‘Feathers Diary2'가 걸려 있다.
집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며, 집주인의 사적 취향이 내밀하게 스며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집을 함께 꾸민다는 건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취향부터 사소한 습관까지 빠짐없이 공유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집주인과 디자이너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곤 하는데, 배우 김명민 씨와 리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희선 대표가 그런 관계다. “당시에도 많은 연예인과 작업을 했지만, 김명민 씨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 자리에 있는 배우와 작업하는 것은 그야말로 도전과 같았어요. ‘이 프로젝트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고민이 앞섰지요. 그때 김명민 씨가 건넨 이야기가 지금도 생각나요. 디자인에서는 실장님이 전문이니까 믿는다고, 자신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이야기할 테니 그걸 제 디자인으로 표현해주면 된다고 했지요. 굉장히 힘이 되는 말이었어요.” 조 대표는 그와 함께 집을 고치면서 자신이 더 많이 배웠다고 말한다. 사실 김명민 씨는 방송가에서 소문난 ‘집돌이’다. 촬영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 집에 대한 그의 요구는 분명하고 디테일했으며, 조 대표는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해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었다.
소파와 벤치, 암체어를 배치하고, 작품과 카펫에서 컬러 요소를 가져와 개성 있게 연출한 거실. 클래식 빈티지한 무드의 카프리 로열 버킹엄 소파는 자코모, 카펫과 블랭킷은 유앤어스에서 구입했다.
마스터 베드룸에 딸린 드레스룸. 첫 집과 마찬가지로 워크인 클로짓은 김명민 씨의 요구에 맞춰 제작했다. 특히 재킷과 정장 등 긴 옷을 먼저 배치하고, 하단의 여유 공간에 서랍을 짜 넣어 수납과 드레스룸 청소를 손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사람도, 취향도 변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여섯살이던 아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열여섯 살 남학생이 되었고, 세 식구가 알콩달콩 부대끼며 시간을 보내는 날은 전보다 많아졌다. 새로운 집의 규모와 스타일도 이전과 확연히 달랐으니, 디자인에 대한 관점도 다를 수밖에. 앞을 내다보는 여유가 생겼고, 가치관과 취향은 변한다는 걸 경험한 두 사람은 이제 오래가는 것을 고민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 인테리어는 바로 거기에서 시작했다.
“이전 집은 수납공간이 우선이었기에 장식 요소는 마감재나 웨인스코팅 같은 구조체 중심으로 풀었어요.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는 데 한계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 집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오히려 가족의 취향에 맞춰 가구나 소품, 그림을 고르는 데 더욱 공을 들였지요.” 조 대표는 집의 기본 마감재를 활용해 주방과 거실은 화이트 인테리어, 마스터 베드룸과 서재는 블랙 인테리어로 연출한 후 가구나 소품처럼 교체 또는 이동하기 손쉬운 제품으로 스타일링을 했다. 거실은 가족이 여유롭게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자형 소파와 벤치, 암체어를 배치했다. 이때 소파는 모던한 디자인을, 커피 테이블은 보다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해 특유의 믹스 매치 스타일을 완성했다. 형태와 컬러, 질감이 이토록 다채로운데도 전혀 복잡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라인이 간결하기 때문. 컬러도 그림이나 카펫에서 가져온 요소여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한편 김명민 씨는 이제 막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한 컬렉터 입문자이기도 하다. 벽에 걸린 그림은 김지희 작가의 ‘정물34’로 오픈갤러리에서 대여한 것이다. 전실에 걸린 정은희 작가의 ‘Feathers Diary2’까지 집에는 총 두 점의 작품을 비치했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려던 걸 오히려 조 대표가 말렸다고 한다. 그 역시 집에서 그림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인데 3년간 작품을 받아본 뒤에야 자신만의 작품 취향과 리스트가 생기더라는 것. 대신 공예품을 권유했다. 유남권·류종대 작가가 협업한 버블컵과 해인요의 백자, 이딸라의 버드 바이 토이카처럼 동서고금의 미학을 담은 수공예품이 한자리에 모이자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미감이 완성됐다.
세 식구의 가족 서재. 층고에 맞춰 책장을 짜 넣고, PC 세 대를 나란히 배치하기 위해 알렉스뮐러의 대형 테이블을 구입했다.
호텔 침실처럼 꾸민 마스터 베드룸.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전동 침대는 씰리침대 제품이다.
독립된 주방에는 데이코 식기세척기를 설치했다. 혁신적 직선 분사 방식으로 사각지대 없이 고르게 분사하고, 세척이 끝나면 문이 자동으로 열려 내부 증기를 배출한다.
키 큰 장과 아일랜드는 폴리폼 키친. 세련된 블랙 컬러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필립스 2200 라떼고. 혁신적인 밀크 솔루션 시스템으로 매일 신선하고 깊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화이트 주방과 조화를 이루는 믹서와 에어프라이어는 필립스, 모던한 디자인의 쿡웨어는 스칸팬 제품이다.
꿈의 주방
집에서 가장 극적 변화를 맞은 공간은 주방이다. 본래는 수입 빌트인 가전이 기본 옵션으로 설치돼 있어서 냉장고만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데이코하우스를 찾았다가 아름다운 제품에 매료돼 전면 교체하게 된 것. 기존 제품을 철거한 뒤 데이코dacor(www.dacorkorea.com) 제품에 맞춰 주방 가구를 추가로 제작하고, 특히 인덕션은 기존 아일랜드의 타공과 규격이 맞지 않았는데 조 대표의 만류에도 김명민 씨의 의견이 확고해서 추가로 타공 작업을 했다. 이쯤 되면 모르는 사람도 데이코의 매력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데이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테크크래프트TechCraft, 즉 장인 정신과 혁신 기술의 결합이라는 브랜드 정체성 아래 끊임없이 진보하며 주방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국내에 출시된 제품 라인업은 냉장고와 오븐, 인덕션, 후드, 식기세척기이며, 그중 냉장고는 냉장실과 냉동실이 합쳐진 앙상블Ensemble과 냉동고·김치냉장고·와인냉장고 등 전문 기능을 포함한 카덴차Cadenza로 나뉜다. 카덴차 냉장고 시리즈는 원하는 대로 가전의 수량과 종류, 위치를 정할 수 있다.
김명민 씨는 카덴차 냉장고와 냉동고, 와인냉장고, 김치냉장고를 비롯해 오븐과 인덕션, 식기세척기를 선택했다. 냉장고와 냉동고의 내부는 포슬린 소재를 택했다. 정제된 흙을 판형으로 빚어 1100℃ 이상에서 두 번 굽고, 40일 동안 스물일곱가지 공정을 거친 포슬린은 백자처럼 우아한 순백의 아름다움을 지니며, 냉기를 오래 머금어 식재료를 더욱 신선하게 보관해준다. 제품에는 푸시 투 오픈 기능을 적용해 손쉽게 여닫을 수 있으며, 내부 서랍에 댐핑 기능을 더해 살짝 밀어도 자동으로 닫힌다. 인덕션은 셀프 쿠킹 기능을 탑재하고 LED로 만든 가상 불꽃이 냄비 표면에 반사돼 그야말로 요리할 맛이 나게 만든다. 평소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시간이 많은 그에게는 제격인 셈. 독립된 공간에 서브 주방도 꾸며 평소 주방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취재를 마친 후 다시 집을 둘러보았다. 무엇 하나 허투루 고른 것이 없었다. 그의 안목이 궁금해 괜히 에둘러 물었다. “작품을 고를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완성도가 높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처음 대본을 읽을 때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해야 하지요. 늘 두 번째 읽을 때쯤 고생길이 열린 촬영이란 걸 깨닫곤 하는데, 그때는 이미 늦은걸요.(웃음)”
- 배우 김명민 x 꾸밈바이 조희선 오래가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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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명민 씨는 최근 르가든더메인 한남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새 집 인테리어는 꾸밈바이 조희선 대표가 맡았다. 10년 전, 첫 집을 함께 인테리어한 것을 계기로 친구 이상의 사이가 된 두 사람은 앞으로 10년, 어쩌면 평생 머물지도 모르는 집에 대해 숱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오랜 고민에 대한 답이 집 안 곳곳에 스며 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