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 디자인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추구한 로지니 암체어와 티크목을 재활용한 루카스 다이닝 테이블.
친환경 라탄과 골풀 소재로 제품을 만든다.
덴마크 디자이너 난나 디첼의 행잉 에그 체어와 칠 라운지체어.
아르네 야콥센의 초기작인 샤를로텐보르 라운지체어.
생활 속에서 편리함을 누리기 위한 인간의 행동이 자연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분별한 파괴인 경우가 많다. 가구도 마찬가지다. 가령 원목 테이블을 만들려면 수령이 수백 년된 나무를 잘라야 한다. 한번 훼손된 산림은 복원하기까지 기나긴 세월이 필요하다. 산림 훼손은 곧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예측 불가한 자연재해를 유발하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소재로 천연 라탄이 주목받고 있다. 라탄은 벌목을 해도 5~7년이 지나면 완전히 성목으로 자라기 때문에 숲이 빠르게 회복된다. 그리고 쓰임새를 다한 뒤에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소재이기도 하다. 덴마크의 시카 디자인은 북유럽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라탄 가구 브랜드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DNA에 라탄으로 엮은 동양적 감성을 더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가구를 선보인다.
사람과 환경을 배려하는 천연 소재만 고집하다
시카 디자인은 1942년, 안키에르 안드레아센이 골풀과 버드나무를 엮어 바스켓부터 조명, 플라워 테이블 등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면서 시작했으며, 1950년대에 라탄 가구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라탄의 매력에 매료된 안키에르 안드레아센은 품질 좋은 라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지역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재는 인도네시아의 공장에서 가구를 제조한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재배하는 라탄은 최대 100m까지 자라며 나무를 베어도 빠르게 회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숲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제조 공장에서는 숙련된 장인이 100% 핸드메이드로 가구를 생산한다. 먼저 라탄을 고온 고압의 스팀에 쪄서 유연하게 만든 후 곡선을 강조한 형태로 만들고, 사람과 환경에 무해한 원료를 선택해 최소한으로 소비하며 가구를 만든다. 이렇게 완성한 가구는 가볍고 유연하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시카 디자인의 ‘오리지널 컬렉션’은 자체 개발한 제품과 1950~1960년대에 유행한 시카 디자인의 제품을 재구성한 것으로, 천연 라탄의 아름다움과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라인. 이 외에도 유럽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라탄 가구를 재생산하는 ‘아이콘 컬렉션’, 오래된 집과 선박에서 떼어낸 폐티크목을 재활용해 만든 ‘티크 컬렉션’ 등은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편안함, 품질,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기업의 책임에 대해 고민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 오너인 루이스 안드레아센까지 이들은 사회적, 윤리적 경영을 중요시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자행되는 아동 노동을 거부하고 인권 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SA8000 표준을 준수하는 것. 안키에르 안드레아센이 1983년 크누드 안드레아센에게 경영권을 넘긴 후에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날마다 공장을 돌아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시카 디자인은 2012년 아이콘 컬렉션을 론칭했다. 아르네 야콥센, 난나&요르겐 디첼, 플란코 알비니, 비고 보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그들은 라탄을 소재로 새로운 형태와 조각적 디자인을 탄생시켜 라탄 가구 분야의 선구자로 불린다. 시카 디자인은 사회윤리적 경영과 제조 환경을 인정받았기에 라이선스를 엄격히 관리하는 거장 디자이너의 오리지널 가구를 다시 세상에 소개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 지속 가능한 자연주의 라탄 가구 시카 디자인SIKA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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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일이 만연한 오늘날, 주목할 만한 리빙 브랜드가 있다. 바로 덴마크의 시카 디자인. 천연 라탄을 소재로 한 핸드메이드 가구는 자연의 선순환을 이끌며 가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