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의 오피스 라이프
<엘르 데코>
<보그>
실제 사무실을 개조해 전시를 펼친 <보그>의 복도에는 디자이너 피에르 마리Pierre Marie의 화려한 프린트 벽지부터 기존 사무실의 통념을 깼다. 피에르 마리는 태피스트리와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있는 사무실을 제안했고, 패션 디자이너 조너선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사방을 노란색으로 칠하고 낮은 탁자와 중국풍 장을 놓아 동양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엘르 데코>는 팔라초 보바라Palazzo Bovara에서 ‘The Evolution of Workspace’라는 제목의 전시로 작업 공간의 미래를 제안했다. 총공간 연출은 밀라노 건축 스튜디오 DWA에서 맡았으며 인터랙션 미디어 스크린이 설치된 입구부터 하이테크놀로지 기술을 총망라한 회의실, 아카이브룸 등이 눈에 띄었다. 재미있는 점은 두 전시 모두 휴식의 중요성에도 애착을 보였다는 사실. <보그>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스낵과 간식을 가득 채운 컬러풀한 공간을, <엘르>는 마치 캡슐 호텔을 닮은 ‘Nap Room(낮잠실)’으로 말이다.
스몰 테이블, 빅 찬스
스몰 테이블을 보면 자연스레 우리 소반이 떠오른다. 평소에는 여러 개를 레이어링해 소파 앞을 꾸미거나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하고 손님이 오면 각자의 티 테이블로 변신하는 스몰 테이블 열전.
1 블로운 글라스로 만든 유리관을 다리로 사용하고 플랫 상판을 적용한 에치노Echino 스몰 테이블은 세바스찬 헤르크너Sebastian Herkner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자노타(zanotta.com).
2 메탈릭한 마감과 코퍼 컬러로 석양을 표현한 LA 선셋 테이블은 글라스 이탈리아Glas Italia 제품으로 보에(02-517-6326).
3 높이를 달리해 레이어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그문드Sigmund 테이블은 알플렉스Arflex 제품으로 에이스에비뉴(02-541-1001).
4 소반처럼 쌓으면 자체로 오브제가 되는 메자 익스플로어Mesas Explorer 테이블은 BD 바르셀로나(bdbarcelona.com).
감각의 물결
미노티 전시 부스
체사르 스툴
테이프 코드 아웃도어 체어
앤지 암체어
해마다 2000㎡(6백 평) 규모의 전시 공간으로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하는 미노티Minotti(디옴니, 02-3442-4672) 부스는 인도어와 아웃도어를 넘나들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자신감을 보여줬다. 유리로 마감한 거대한 쇼케이스를 지나 메자닌 구조의 중이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전시 공간을 가로지르는 동선이 펼쳐지는데, 헤리티지를 강조하면서도 동시대의 흐름에 맞춰 역동적으로 진보한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미노티는 다른 문화에 뿌리를 둔 디자이너와 파트너십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넨도Nendo를 비롯해 덴마크의 감프라테시GamFratesi,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델쿠르Christophe Delcourt, 브라질의 마르시우 코강Marcio Kogan과 협업해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넨도가 디자인한 아웃도어 컬렉션 테이프 코드Tape Cord는 시트와 다리의 연결 부위를 마치 테이프로 붙인 듯한 디자인으로 특유의 유머 감각은 살리되, 헤링본 원단으로 우아한 톤앤매너를 유지해 호평 받았다. 또한 미노티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Waves Resort’ 비디오를 전시장 곳곳에서 상영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구찌 데코, 더 즐겁게 더 로맨틱하게!
구찌 데코 템퍼러리 스토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미적 감각을 공간 꾸미기로 구현하도록 제안한 구찌 데코Gucci Deco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템퍼러리 스토어를 오픈했다. 색감, 패턴, 디자인이 어떠한 룩을 규정하기보다 놀랍고 즐겁고 로맨틱하게 혼재된 것이 특징. 활짝 피어난 꽃과 다양한 생명체가 등장하는 구찌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의자, 쿠션 또는 찻주전자 등에서 느낄 수 있다. 컬렉션의 모든 제품은 100% 이탈리아 공예가들의 손으로 제작한다. 쿠션은 고양이 머리ㆍ벌ㆍ나비 등 동물 모티프를 적용했고, 벽지는 비닐ㆍ종이ㆍ실크 소재에 티안, 그로테스크 라이언, 태피스트리 및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 등 더욱 다양한 구찌의 프린트 및 패턴이 등장하며 한층 더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또 구찌 앱의 구찌 데코 섹션으로 이동하면 증강현실 기술(AR)로 원하는 제품을 자신의 공간에 배치해보고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템퍼러리 스토어(Via Santo Spirito, 19)는 6월 말까지 운영.
콜러,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욕실
콜러 ‘Experiential Luxury’
궁극의 럭셔리는 욕실에 집결된다. 1백46년 전통의 욕실ㆍ주방용품 브랜드 콜러Kohler(02-3488- 1824)는 팔라초 델 세나도에서 ‘Experiential Luxury’를 주제로 대규모 전시를 펼쳤다. 전시는 중정에 설치한 디지털 정원으로 시작해 실내로 들어서면 콜러의 기술, 컬러, 재료와 마감이 신제품 라인과 어우러진 스마트 홈 공간이 펼쳐지고, 관람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와 라운지로 마무리되었다. 음성 지원이 가능한 Verdera voice 기술은 샤워기, 욕조, 양변기, 거울 등을 연결해 욕실을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주고, 특히 인텔리전트 양변기
와 디지털 샤워링은 온도, 물 분사, 스팀, 음악, 조명에 이르기까지 사용자의 취향과 루틴에 따라 아주 작은 부분까지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비트라의 네 가지 방
바즈 데쿠파주
비트라Vitra(루밍 02-599-0803)는 바버&오스거비, 로낭&에르완 부홀렉, 콘스탄틴 그리치치&헬라 용에리위스Konstantin Gricic&Hella Jongerius 그리고 안토니오 치테리오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네 개의 방을 연출했다. 각각 컬렉터, 보헤미안, 글로벌 창업가, 유목민이라는 21세기 라이프스타일의 유형과 디자인을 절묘하게 매치해 감흥이 남달랐다. 우리는 모두 창업가인 동시에 예술을 사랑하는 컬렉터요, 유목민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함께 선보인 신제품에는 리클라이너 의자의 고정적 이미지를 깬 콤팩트한 사이즈의 라운지체어 그랜드 릴랙스Grand Relax, 마치 침대 커버를 붙여놓은 듯한 자카르 직물이 특징인 블라인더Vlinder 소파 등이 있었다. 부홀렉 형제의 수채화 같은 화병 바즈 데쿠파주Vases D `ecoupage도 모두 다른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노래하는 샹들리에와 도쿄 블루
모오이 전시 부스
모오이Moooi(웰즈, 02-511-7911)는 비아 사보나Via Savona의 광대한 창고형 공간에서 벗어나 브레라 지역의 여러 룸으로 나뉜 건물에서 전시를 펼쳤다. 가장 화제를 모은 제품은 세계 최초의 노래하는 샹들리에 더 파티The Party였다. 크라넌Kranen/ 힐러Gille가 디자인한 이 조명은 입을 벌려 노래하는 사람 얼굴 형상으로 이 옆을 지나칠 때마다 마치 노래하듯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모오이는 ‘Moooi Tokyo Blue’라는 데님 패브릭 컬렉션을 발표했다. 뛰어난 내구성과 변색이 잘 되지 않는 인디고 컬러 데님은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조명과 가구에 사용한다. 일본풍의 전시 연출과 더불어 관람객이 도쿄 블루 원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랩을 함께 운영했다.
장 마리 마소의 폴리폼
스탠포드 체어
나라 스툴
폴리폼Poliform(디사모빌리, 02-512-9162)의 신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모두 장 마리 마소Jean-Marie Massaud의 피스였다. 우아한 형태의 라운지체어 스탠퍼드Stanford는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 그대로 그가 항상 강조하는 개념인 라이트니스Lightness의 총체처럼 여겨진다. 사이드 테이블, 커피 테이블, 스툴 등 다양한 쓸모가 돋보이는 나라Nara는 히토리 호두나무 소재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카르텔의 70주년
카르텔 ‘Kartell Windows’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 카르텔Kartell(02-517-2002)이 70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최초로 리테일 공간의 네트워크를 만든 브랜드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클라우디오 루티Claudio Luti 대표의 소감처럼 카르텔의 재기 넘치고 컬러풀한 디자인이라는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했다. 70주년을 기념해 카르텔은 이번 가구 박람회에서 ‘Kartell Windows’라는 테마로 부스를 꾸몄다. 기라성 같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만든 수많은 가구와 오브제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스물두 개의 쇼윈도가 펼쳐졌다. 블랙&화이트, 이탤리언 마스터 피스, 카르텔 아이콘, 몬드리안 인스피레이션, 도쿄 미니멀, 플라워 파워 등 쇼윈도의 이름만 봐도 어떤 제품이 놓여 있을지 상상이 된다면, 이미 카르텔 마니아의 자격이 충분하다.
자연 그대로
로쉐 보보아 나티프 컬렉션
로쉐 보보아Roche Bobois(한국가구, 02-2600-7000)는 관능적이면서도 생생한 소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나티프Nativ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자인을 맡은 라파엘 나봇Raphael Navot은 광택 없는 누벅 가죽, 견고한 목재, 점토와 흙을 연상케 하는 세라믹 등 소재에 집중했다. 누벅 가죽으로 만든 언더라인 소파는 공간에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표정을 부여한다. 3백20개의 나무 조각 퍼즐로 상판을 구성한 패치워크Patchwork 다이닝 테이블은 단순한 타원 형태지만 지루하지 않다. 점토와 흙으로 빚은 듯한 형태의 프리모디얼Primodial 책장은 소재 자체로 따뜻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등 공신. 로쉐 보보아의 장인들과 협업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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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