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도시인에게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송파구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 레이크팰리스 상가에 들어선 특별한 정원이 답이 될 수도 있겠다. ‘은행을 동네에 돌려드립니다’라는 슬로건으로 KEB하나은행이 진행하는 컬처 프로젝트의 세 번째 공간 ‘열매정원’이다.
KEB하나은행과 공존하는 카페 열매정원. 오후 4시가 되면 슬라이딩 병풍이 닫혀 독립된 공간으로 즐길 수 있다.
식물을 위한 콩자갈 바닥과 수돗가가 눈에 띈다.
베리띵즈가 추천하는 식물에 관한 책을 읽을 수 있다.
열매정원은 은행의 ‘거실’인 동시에 계절 과일 주스와 커피, 식물을 소개하는 식물 카페다.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베리띵즈 윤숙경 대표는 동그라미를 활용해 딱딱한 은행 이미지를 지웠다. 공간의 중심을 이루는 커피 바, 테이블과 의자, 선반은 물론 은행 업무를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평상, 창구까지 예외 없이 둥글다. 공간에 야무지게 자리한 수돗가, 분갈이 매대, 서큘레이터 등은 식물을 위한 섬세한 배려. 바닥은 콩자갈을 깔아서 물이 흘러도 문제없다. 초록색과 갈색이 주를 이루는 공간 안에는 올리브, 유주나무, 페이조아처럼 이국적인 나무부터 선인장, 허브, 공기 정화 식물 같은 친숙한 식물로 다양하게 채웠다. 식물을 구입하는 방식도 특별하다. 식물부터 화기, 흙을 덮는 소재까지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흙을 덮는 재료는 에그 스톤, 자갈, 바크, 화산석, 옥석 등 열 가지를 준비했다. 화분의 색과 식물의 형태에 따라 옷을 입혀주듯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명화에서 영감을 얻는 꽃꽂이 클래스, 키즈 파충류 클래스, 전문가 수업 등 다양한 커리큘럼의 식물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단골 고객이 가드닝 클래스 기획부터 수강생 모집까지 직접 진행할 때도 있다. 이렇게 열매정원은 동네 주민이 모여드는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석촌호수로 135 문의 010-9229-3025
- 도시인의 식물 산책 식물이 동네를 키운다, 열매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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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