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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뽑은 마스터피스 아는 가구, 멋진 가구
집 잘 고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10인에게 물었다. 직접 앉아본 소파, 누워본 침대, 기대어본 데이베드, 켜본 조명등 등 사용감은 물론 디자인, 성능 등을 만족시키는 가구를 꼽는다면? 이미 해외 페어를 통해 선보인 것도 있지만, 드디어 국내에 들어와 직접 만져보고 구입할 수 있는 것들로 추렸다.

물려주고 싶은 타임리스 디자인
칼 한센앤선 리미티드 에디션 CH22 라운지체어


“딸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통통 튀는 컬러와 디자인을 뽐내는 가구보다 오랜 이야기를 지닌 타임리스 가구에 관심이 갑니다. 가족의 흔적이 묻어난 제품을 딸아이에게 물려주고 싶기 때문이죠. 최근 코펜하겐 출장에서 칼 한센앤선Carl Hansen & Søn의 CH22를 직접 보고 구조적인 선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1950년 한스 웨그너가 칼 한센을 위해 처음으로 디자인한 컬렉션 중 하나로, 공정이 복잡해 60년 전 생산을 멈춘 제품이었는데요. 그때와 동일한 과정으로 제작하는 장인 정신이 녹아 있는 제품입니다. 이번에는 2백 점만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쓰면 쓸수록 색감이 깊어지는 매력이 있답니다.”_ 윤소연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02-6356-1224)의 대표 윤소연은 리모델링 경험을 토대로 인테리어 안내서 <인테리어 원북>을 출간했으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테리어를 제안하는 ‘모듈화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재 오크, 내추럴 우븐
크기 너비 69.5×깊이 61.5×높이 72.6cm
문의 덴스크(02-592-6058)


몸을 감싸는 착석감
프리츠 한센 로 소파


“한 사람만을 위한 편안한 의자가 콘셉트인 로 소파Ro™ Sofa입니다. Ro는 덴마크어로 평온함을 의미한다고 해요.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앉았을 때 팔과 등받이의 각도를 꼼꼼히 따져 최상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에요. 튼튼한 알루미늄 다리가 받쳐주는 안정감과 곡선형 등받이 그리고 귀를 닮은 양 날개가 몸을 감싸주어 정말 편안합니다. 마감재에 힘을 빼고 여백을 강조한 공간을 계획했다면 그 존재만으로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로 소파만 한 것도 없을 것 같아요. 2인용이지만 앉고, 눕고, 기대는 저만의 1인 소파로 선택한 제품입니다. 외부 세상을 피해 자신만의 안전하고 편안한 시간을 즐기는 코쿠닝 현상이 있는데, 이 제품이 딱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기 좋은 소파예요.”_ 임규범

817디자인스페이스(02-712-1723)의 대표 임규범은 2차원적 마감재 배열이 아닌, 공간의 시간적 의미와 필요 가치를 우선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패브릭, 알루미늄 크기
너비 150×깊이 79×높이 115.5cm
문의 프리츠 한센 플래그십 스토어(02-511-6326)


욕실의 새로운 발견
안토니오 루피 리플렉스 욕조


“욕실 가구는 씻는 행위에만 국한할 수 없는 여러 기능이 있어요. 생각해보면 피곤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은 폭신한 침대 이전에 욕실이 먼저잖아요. 침대만큼 기능은 물론 디자인이 중요한 가구라고 생각해요. 안토니오 루피 Antonio Lupi는 1백20년 동안 3대째 이어오는 이탈리아의 명품 욕실 가구 브랜드예요. 세면 볼, 수전, 거울 등 욕실과 관련한 모든 제품을 생산하죠. 미니멀하고 유기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그 절정이 바로 리플렉스Reflex 욕조예요. 단단하고 흠집에 강하며, 물이 스며들지 않는 신소재 플루무드로 만든 제품으로, 반투명의 글로시하고 블랙 보디의 유려하면서 시크한 디자인이 욕실에만 가둘 수가 없게 만들 정도예요. 씻는다는 개념에서의 욕실 가구가 아닌, 쉼과 휴식의 개념으로 바꿔줄 수 있는 가구로 침실에 함께 두고 싶은 욕조지요.” _ 박화연

에딧테이블(02-333-3302)의 대표 박화연은 스타필드 고양의 뷰티빌리지, 웨딩 숍 케일라 베넷 등의 상업 공간을 비롯해 주상 복합 아파트 등의 주거 공간까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 따뜻한 공간을 꾸미는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플루무드
크기 긴지름 167×짧은지름 86×높이 53cm
문의 두오모(02-3446-3008)


구부러진 원목의 절대미
지티브이 알레고리 데스크


“원목 가구의 따뜻한 감성을 좋아해요. 그중 오스트리아 가구 브랜드 지티브이GTV의 원목을 구부리는 기술은 정말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죠. 1백60년 이상 이어온 기술과 숙련된 장인들이 만든 가구는 예술로 승화되었어요. 그중 최고로 꼽고 싶은 제품은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GamFratesi가 디자인한 알레고리 데스크Allegory Desk입니다. 책상은 딱딱함과 지루함을 연상시키게 마련인데, 늘 그런 책상과 한 몸이 되어 작업을 할 때면 보다 감성적인 디자인이 없을까, 지루하지 않을 책상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티브이 알레고리 데스크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지만 우아한 디자인이 매력적이에요. 파티션이자 메모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티브이 고유의 우븐 케인은 1853년부터 이어온 전통성과 실용성까지 겸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이토록 스타일리시한 데스크는 없을 거예요.”_ 김연정

비온뒤(070-7678-4149)의 대표 김연정은 개그맨 박나래의 나래바를 비롯해 상상 이상의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너도밤나무
크기 너비 1000×깊이 73×높이 126cm
문의 보에(02-517-6326)


혼재의 아름다움
길모어 오스카 커피 테이블


“거실 소파 앞에는 소파 너비만큼의 긴 테이블을 놓아야 한다는, 절대적일 필요 없지만 암묵적인 공식이 있어요. 크고 작은 커피 테이블을 두 점 놓아 천편일률적인 배치를 탈피해보세요. 영국 브랜드 길모어Gillmore의 커피 테이블은 대리석과 황동을 믹스 매치한 제품이에요. 황동은 영국 중세 시대부터 사용된 마감재인데, 한국에서는 놋쇠라고 부르는 고급 소재이기도 하고요. 최근 황동을 도금한 제품이 많지만, 이 테이블의 기둥은 100% 황동으로 특유의 깊은 멋이 있어요. 세월이 지나면 그 색이 자연스럽게 변하면서 더욱 아름다워지죠. 원뿔 모양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지고요. 고유의 마블 패턴이 멋스러운 천연 대리석 상판을 올려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두 소재가 잘 어우러져요. 밋밋한 공간에 고급스럽고 묵직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가구랍니다.” _ 백예진
코나디자인(02-388-5754)의 대표 백예진은 인테리어디자인은 물론 건축설계와 시공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석재와 황동
크기 가로 80×세로 80×높이 33.3cm
문의 파넬(02-3443-3983)


미완의 미학
포스카리니 필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편집자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구성해야 하고 어울리는 가구를 배치하니까요. 아름다운 제품에서 영감을 얻고, 남들과 다르게 응용할 때 특히 즐거움을 느끼지요. 이러한 저를 매료시킨 조명이 있습니다. 안드레아 아나스타시오Andrea Anastasio가 디자인한 포스카리니Foscarini의 필로Filo입니다. 패브릭으로 감싼 전깃줄 끝에는 세라믹 소재로 제작한 고깔 형태의 작은 조명등이 달려 있습니다. 그 사이에 다채로운 디자인과 색을 지닌 유리 오브제를 골라 끼워야 디자인이 완성되지요. 전깃줄이 비치는 투명한 구슬일 수도 있고, 물결무늬가 새겨진 작은 오브제일 수도 있어요. 뼈다귀 형태의 불투명 유리 오브제도 있고요. 사용자의 소장품을 활용해 이 제품을 특별하게 완성시켜도 좋아요. 사용자에게 영감을 주고 창작하게 하는 디자인, 이것이 필로의 매력입니다.” _ 신용환

노르딕브로스디자인커뮤니티(070-8225-0067)의 대표 신용환은 디자인만큼이나 기능에 심혈을 기울이는 디자이너로, 주거와 상업 공간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재 조명등은 도자기, 케이블은 천으로 감싼 전선,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 오브제, 바니시 처리한 금속 기둥, LED 전등 컬러 레드, 그레이, 화이트, 그린 외 8종
크기 지름 20×높이 58cm
문의 모로소(02-3442-1952)


몸을 받쳐주는 최상의 곡선
단테 샤롯데 라운지체어


“독일 디자인 스튜디오 단테Dante의 라운지체어예요. 단테의 설립자이자 산업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드 라 퐁텐Christophe de la Fontaine이 디자인했습니다. 고운 파우더 입자를 입힌 블랙 색상의 알루미늄 프레임과 브라운 색상의 가죽 시트는 고전적인 클래식 음악을 떠오르게 해요. 단순히 의자라는 기능을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에요. 흐르는 듯한 곡선은 몸과 의자가 하나가 된 듯한 편안한 착석감을 느끼게 하고요. 폭신한 헤드레스트가 있어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등 여가 시간에 함께하기 좋은 가구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 두기만 해도 존재감이 뛰어나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잎이 넓은 알로카시아, 가늘고 긴 줄기가 사방으로 뻗은 아레카야자 등 풍성한 부피감의 식물을 옆에 두면 더욱 멋진 연출이 가능합니다.”_ 김재화

멜랑꼴리 판타스틱 스페이스 리타(070-8260-1209)의 대표 김재화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장식과 간결한 디자인을 우선해 편안하고 내추럴한 공간을 고민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알루미늄, 가죽, 매트리스
크기 너비 145×깊이 50×높이 94cm
문의 에이치픽스(02-3461-0172)


평안과 긴장의 공존
발렌틴 로엘만 빅 테이블


“주거 공간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는 디자이너라면 트렌드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래 남을 가구를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독일 출신 디자이너 발렌틴 로엘만Valentin Loellmann의 빅 테이블은 긴장과 안정을 동시에 지닌 제품입니다. 성인 남자 네 명이 들어도 무거운 금속과 나무 상판을 지탱하는 얇은 다리는 긴장감을 전합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제품이기도 해요. 호두나무를 태워 깊이 있는 색감을 낸 상판,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닌 나무와 금속의 정교한 결합과 톤 다운된 브라스 컬러가 오히려 편안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_ 최선희

에프알디자인(02-3446-5113)의 대표 최선희는 파스텔컬러와 클래식한 디테일을 고급스럽게 매치하는 것이 특기이며, 직접 디자인한 가구까지 선보이는 재주 많은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약간 태운 호두나무와 블랙 스틸
크기 너비 420×깊이 110×높이 75cm
문의 디에디트(02-549-3773)


데드 스페이스의 구원자
몬타나 킵


“인테리어를 할 때 특별한 용도가 없는 애매한 공간을 데드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곳에 컬러풀한 작은 가구를 배치하는 것을 즐겨요. 벽이나 바닥에 컬러 포인트를 주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게 제안하는 방식이지요. 다채로운 컬러를 보유한 몬타나Montana의 킵Keep은 데드 스페이스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합니다. 크기도 적당해 현관, 안방 앞, 아이 방 등 어디든지 배치해 공간에 변화를 주는 역할도 하지요. 집 안 소품을 보관하는 수납장은 물론 오브제를 올려두거나 액자를 걸어 포인트를 주는 콘솔 역할도 동시에 하는 기특한 제품이랍니다. 특히 이번에 새로 출시한 마드라스 컬러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노란색 계열로 매치하는 소품의 컬러에 따라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답니다.”_ 박지현

달앤스타일(02-535-4544)의 대표 박지현은 가수 백지영과 효린, 소유 등 내로라하는 셀럽들이 집 공사를 의뢰한 디자이너입니다. 최근 건축주 직영 공사의 리얼한 경험담을 담은 책 <365일 건축일기>를 펴냈습니다.

소재 MDF, 친환경 수성 도료 컬러 뉴 화이트, 보타닉, 마드라스 외 42가지
크기 너비 69.6×깊이 46.8×높이 94.8cm
문의 에스하우츠(02-595-1159)


좋은 꿈을 향한 날개
위트만 윙스 베드


“처음 위트만Wittmann의 윙스 베드Wings Bed가 나왔을 때 클래식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에 놀라고, 가정에 적용해도 좋을 편안함에 두 번 놀랐습니다. 물컵이나 휴대폰을 올려두기에 알맞은 가죽 사이드 테이블은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LED 독서등은 옆 사람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손이 닿는 위치에 있고요. 침대에 누웠을 때 우리가 늘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이 침대에 직관적으로 녹아 있더군요. 특히 날개를 접으면 아늑하고, 날개를 펴면 보다 개방적인 느낌이 들지요. 이 침대를 제작한 위트만은 초창기부터 사용하던 기술과 원목으로 만든 골조, 완전 수작업 등의 원칙을 고수하는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인데요. 그 기술과 전통, 역사를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멋지게 요리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 이렇게 잘 아느냐고요? 이미 제 침실에 있거든요.”_ 정병화

에벤 디자인그룹(02-549-1728)의 대표 정병화는 건축을 전공했으며,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건축설계부터 시공, 인테리어디자인까지 올인원으로 작업하는 건축가 겸 디자이너입니다.

소재 헤드보드는 목조, 프레임 커버는 벨벳, 조명등은 메탈, 커버는 가죽, 전구는 LED 컬러 레드, 네이비
크기 너비 268~308×깊이 200~210×높이 120~140cm
문의 보에(02-511-6326)

글 이경현, 이세진 기자 | 사진 이기태,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