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심플하게 들여라
평소 잊고 지내지만 언제나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자연. 각 브랜드와 디자이너는 저만의 시선과 방식으로 디자인에 자연을 녹여내는데, 올해는 유난히 자연을 단순하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곳이 많다. 등고선을 기하학 패턴으로 정리하고, 자연을 기호화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세련된 부티크 호텔처럼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패셔너블하게 풀어내는 할리퀸이 올해는 자연을 추상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했다. 네모반듯한 사각과 원형 패턴을 반복해 도회적 분위기를 낸 커튼과 벽지, 업홀스터리 패브릭은 ‘모멘텀 7&8’. 패턴도 패턴이지만 진정한 묘미는 질감을 달리한 입체 장식이다. 매트함과 광택을 섞어 부티크 호텔에서 볼법한 우아한 분위기로 완성한 점이 포인트. 마렘(02-515-9912) 판매.
자연의 멋을 은유적으로 담은 쿠션
(왼쪽 위부터) 협곡과 대지를 입체적 지오메트릭 패턴 자수로 표현한 쿠션은 8만 1천 원으로 마렘, 이국적 꽃잎과 나뭇잎 문양을 연속으로 배열한 모로코 리프 쿠션은 2만 원으로 데코뷰(1688-2291), 두 가지 꽃 패턴을 무한 반복한 노란 쿠션은 2만 8천 원, 면을 분할해 그린과 그레이 컬러를 매치한 쿠션은 3만 4천 원으로 플랫포인트(070-4045-8850), 입체적 꽃 자수가 흐르는 듯한 쿠션은 1만 5천 원, 코스모스 패턴의 보라색 쿠션은 3만 3천 원으로 아티바움(02-549-0363), 정글 세계를 판타지하게 그린 쿠션은 6만 9천 원으로 봉주르몽(02-720-2628).
미로처럼 펼쳐진 모래사장
헤이의 ‘퀼트’ 베드 스프레드는 듀오 디자이너 올더웨이투파리가 패치워크와 퀼팅 기법을 활용해 만들었다. 인도의 전통 직조 방식을 활용해 수공예적 아름다움을 드러낸 것은 물론 그래픽적으로 작업한 패치와 밝고 경쾌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사진은 퀼트 제품 중 브레이드 샌드 모델로, 모래사장을 미로처럼 표현했다. 몬드리안, 사이드웨이 패턴의 제품도 있다 . 이노메싸(02-3463-7710) 판매.
비밀의 정원
정원사가 가꾼 왕궁의 정원을 집 안에 들이는 비법 중 하나. 르레브르의 ‘에바종’ 컬렉션을 활용하는 것. 에바종 컬렉션은 정형화된 옛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기하학적 도형으로 디자인했다. 정원을 감싼 자수 장식은 아마존 숲속 원주민의 자수에서 모티프를 얻었는데, 화사하고 강렬한 색감이 흡사 그들의 장신구를 닮았다. 패브릭은 화이트와 블랙 바탕의 버전이 있다. 다브(02-512-8590) 판매.
풍요를 주는 꽃과 열매 프린트
마리메꼬(02-3453-1116)에서 발표한 올해의 컬렉션은 ‘우시 코딘말리스토&호르텐시에 쿠비오’. 디자이너 카리나 세스 안데스론은 숲을 바둑판처럼 간결하게 표현한 기하학 패턴의 패브릭, 꽃과 열매를 8비트 게임처럼 표현한 그래픽적 패브릭을 함께 제안했다. 그런데도 실제 자연을 마주하는 듯 따스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에서 얻은 컬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쿠션 두 개를 함께 배치하고, 여러 개를 배치할수록 숲에 온 듯한 느낌이 배가된다.
집이 휴양지가 되는 순간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고, 곳곳에 트로피컬 무드가 흘러 마치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 에스닉한 패브릭은 일상에서 탈출해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올해는 패턴이 더욱 화려해지고, 보색에 가까운 색상을 매치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패브릭이 대거 출시됐다.
화려함의 절정
이케아(1670-4532)는 2017 봄・여름 컬렉션으로 온화하고 풍요로운 동남아시아 지역의 정서를 담은 ‘야사’를 발표했다. 집을 휴양지처럼 꾸밀 수 있는 컬렉션으로, 등나무 가구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피트 헤인 에이크가, 패브릭은 디자이너 파울린 마하도가 인도네시아의 텍스타일 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만들었다. 토속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전통과 현대적 컬러를 가미한 10여 가지 디자인의 패브릭은 집에서도 손쉽게 레이어드할 수 있다.
강렬한 한 점, 에스닉풍 쿠션
(왼쪽 위부터) 투톤 그러데이션 컬러의 쿠션은 2만 1천 원으로 시스디자인(031-713-3045), 기하학 무늬를 반복한 빨간 쿠션은 3만 4천 원으로 상상후(1833-8364), 오스만에서 영감을 받아 홀치기 염색한 블루 쿠션은 14만 3천 원으로 빌라토브(02-794-9376), 패턴 타일을 조합한 듯한 쿠션은 6만 9천 원으로 봉주르몽, 태슬 장식 쿠션은 이노메싸, 아이보리와 골드 컬러의 조합으로 이국적 느낌을 낸 쿠션은 2만 3천 원으로 원더에이마켓(031-8072-8204).
고대 오트 쿠튀르의 부활
전통 오트 쿠튀르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간(www.gan-rugs.com)의 ‘발렌티나 스페이스’ 는 황마 줄기를 손으로 꼬아 만든 뒤 금속을 세공하듯 자수를 놓았다. 식물 덩굴을 연상시키는 곡선형 패턴은 패브릭이 아닌 한 점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 컬렉션은 곡선형 러그와 서로 다른 패턴의 쿠션 두 개로 구성하는데, 이때 쿠션은 철제 프레임에 고정하면 좌식 의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제 직조의 매력이 물씬
에스닉 패턴 사이로 빛이 아름답게 투과되는 커튼은 아키트(032-831-0914)의 ‘버건디 믹스’. 100% 인도 면을 사용해 전통 핸드 위빙 방식으로 제작한 제품으로, 천연 원단 특유의 직조감과 꽃을 형상화한 에스닉한 패턴이 돋보인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버건디, 그린, 블루 색상을 혼합해서 사용해 내추럴하면서도 공간의 포인트로 사용하기 좋다.
매력적인 한 땀 한 땀
싱그러운 초록 패브릭 위에 바느질 장식을 더한 텍스타일은 다브에서 전개하는 피에르 프레이의 ‘F8082’. 다양한 색상의 실로 겹겹이 다이아몬드 패턴을 만들었는데, 바깥쪽으로 갈수록 패턴이 커져 굵은 스트라이프 패턴이 완성된다. 기하학 패턴과 소재의 질감 대비, 색감 대비가 흥미를 유발하는 디자인으로 하나만 사용해도 좋고, 패턴이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하면 에스닉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손맛이 담긴 아트워크 패브릭
기계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손맛이 있다. 섬세한 붓 터치가 엿보이는 일러스트, 자연의 풍경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수채화, 건축 요소를 위트 있게 그린 드로잉까지. 올봄에는 마치 갤러리에 걸려 있는 아트워크처럼 손의 온기가 느껴지는 패브릭이 유난히 강세를 띠고 있다.
화려한 시절의 아름다움
스텐실로 찍어낸 듯한 아날로그 무드의 커튼은 짐머앤로드의 2017 컬렉션인 ‘시네마’ 컬렉션. 영화의 황금기를 주제로 한 시네마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화려하고 풍성한 분위기로 공간을 압도한다. 특히 오드리 헵번을 모티프로 한 제품은 만개한 꽃과 흐드러지듯 맺힌 열매, 잎사귀를 통해 섬세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유앤어스(02-547-8009) 판매.
예술적 미감의 아트 쿠션
(왼쪽 위부터) 건축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나이젤 피커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에르메스 쿠션. 마부가 미로 속에서 그의 말과 사륜마차를 찾는 꿈 같은 세계를 표현했다. 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타탄체크 쿠션은 붓으로 그린 듯 드로잉을 100% 울 직물에 인쇄했다. 모두 가격 미정으로 현우디자인(02-549-2992), 붓 끝으로 찍어 표현한 듯한 바이올렛 쿠션은 4만 9천 원, 르네 그로의 과감한 붓 터치가 살아 있는 디바 일러스트레이션 쿠션은 12만 원으로 마렘, 섬세한 깃털 패브릭의 푸프는 가격 미정으로 아티바움.
아카이브 창고에서 꺼낸 자연 일러스트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라크루아는 디자이너스 길드의 아카이브 창고에서 꺼낸 고전적 야자 문양을 그의 감성으로 재해석하고, 다마스크 무늬의 카펫처럼 표현한 패브릭 스크롤, 화려함이 절정에 달한 꽃무늬를 매치했다. 실사에 가까운 일러스트 패턴은 공간을 화원으로 꾸며준다. 디자이너스 길드(www.designersguild.com) 문의.
펜과 붓으로 그린 정글
피에르 프레이의 새로운 컬렉션 ‘마야’. 예로부터 기하학 문양과 풍부한 대자연을 접목해온 필리핀의 원주민에게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펜으로 울창한 정글을 그린 뒤 채색한 제품이다. 100% 리넨 제품으로, 같은 시리즈의 월 커버링과 매치하면 열대우림이 펼쳐진 듯한 무드가 더해진다. 다브 판매.
수채화로 표현한 바닷속 세계
저 깊은 바닷속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그 답을 자라홈(www.zara.com)의 ‘언더워터’ 컬렉션을 통해 만나보자. 환상적 바닷속 세상을 수채화로 표현한 컬렉션은 세 가지 무드의 해저 풍경을 선사한다. 코럴, 핑크, 오렌지 컬러를 중심으로 소라, 물고기, 꽃, 곤충 등 비현실적 요소를 가미한 풍경을 비롯해 블루 계열의 마린 컬렉션, 메탈&그레이 계열의 고대 바닷 속 도시 컬렉션까지 취향에 따라 다채롭게 즐겨볼 것.
- 우리 집이 예뻐진다 지금 유행하는 홈 패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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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집 안 풍경이 문득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인테리어에 변화를 줘야 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개성 있는 색상과 패턴을 활용해 집 안 표정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올봄 트렌디하게 떠오른 세 가지 테마의 패브릭을 제안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