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오모를 방문해 새로운 프로젝트와 신작을 소개한 톰 딕슨. 2 차가운 대리석과 따스한 금속의 조화가 돋보이는 캔들 스너퍼와 세련된 디자인의 브루 스토브 톱.
톰 딕슨 CEO _ 톰 딕슨Tom Dixon
홈 액세서리가 일상을 빛나게 한다
연금술사처럼 구리, 주석, 황동을 이용해 오브제 같은 조명등을 디자인해온 스타 디자이너 톰 딕슨. 국내에서는 메탈 조명등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가구, 홈 액세서리 등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전방위적 디자인을 펼쳐왔다. 이는 런던 몬드리안 호텔을 비롯해 유명 바와 레스토랑, 스파, 시네마 등을 인테리어하면서 그간 장식 기능의 일상용품을 제작하지 않은 점을 깨닫고 디자인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한 것. 이후 향초와 캔들 홀더, 데스크웨어 등 일상을 빛나게 해줄 홈 액세서리류를 연달아 선보이며 지금의 톰 딕슨 월드를 이루었다. 2016년에도 여전히 홈 액세서리를 주목하는 그는 최근 낡은 벽돌을 모티프로 한 런던 브릭 컬렉션, 대리석과 금속을 매치한 캔들 스너퍼(촛불 끄는 기구), 럭셔리한 커피 추출 도구인 브루 세트 등을 선보였다. 호기심 많은 그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울 두오모 쇼룸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커스텀 메이드 가구를 제작하는 로봇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주문한 대로 눈앞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굉장히 놀랍지 않을까요? 이 로봇은 머지않아 뉴욕에서 조명등을 만들고, 밀라노로 이동해 의자를 만들 거예요. 한국에서 조명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요.” 과거 산업 소재로 가구와 조명등을 만들어 단숨에 주목받았듯 세상을 또 한 번 놀라게 할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다려진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박경섭 취재 협조 두오모(02-516-3022)
1 직접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다는 라고의 CEO 다니엘레 라고. 2 떠 있는 듯한 디자인, 헤드보드의 다양한 쓰임새가 돋보이는 벨레 베드Vele bed.
라고 CEO _ 다니엘레 라고Daniele Lago
최소의 공간을 위한 모듈러 디자인
1800년대 창립한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탈리아 종합 가구 브랜드 라고. 판교 현대백화점과 논현동 하농 쇼룸에 매장을 오픈하고 한국을 찾은 라고의 4대 CEO 다니엘레 라고는 브랜드가 뿜어내는 이미지만큼이나 창의적이고 유쾌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소한의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의 에어AIR 시리즈 등 라고의 제품은 아파트 위주의 한정된 공간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또한 라고가 강조하는 ‘모듈러 디자인’은 각자의 공간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는 제품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소비자의 몫을 남겨둠으로써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맞게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으니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딱 알맞은 콘셉트. 세 겹의 헤드보드에 책이나 소품을 끼워 넣을 수 있는 침대는 개인의 책과 소품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디자인이 완성되는 제품이라는 설명. “모든 사람은 각자 개성이 있어요. 또 모든 사람은 독창적 존재죠. 자신의 취향대로 고른 가구로 취향에 맞는 공간을 완성해 삶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행복’이 ‘가득’한 삶 아닐까요? 올해는 한국 출신 박민지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샤마 암체어를 비롯해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암체어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글 이지현 기자 취재 협조 하농(02-515-2626)
1 서울 매장을 론칭하며 쇼룸 인테리어에도 참여한 루카 보피. 그의 가구는 hL1991 지하 쇼룸에서 만날 수 있다. 2 세계적 디자이너 카를로 콜롬보와 협업한 슬라이드 체어.
루카 보피 CEO _ 루카 보피Luca Boffi
업홀스터리가 필요한 시간
한번 이사하면 여기저기 흠집투성이가 되는 가구를 그때마다 교체해야 할까? 싫증난 가구를 새롭게 변신시킬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루카 보피에서 구할 수 있다. 루카 보피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루카 보피가 자신의 이름을 본떠 만든 리빙 브랜드로, 화려한 색감과 패턴을 입힌 텍스타일 중심의 업홀스터리 가구를 제안한다. 그는 주거 공간을 자주 옮기는 현대인이 이사할 때마다 가구가 망가지거나, 새로운 공간에 어울리지 않아 교체하는 점을 주목,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모듈식 업홀스터리 가구를 선보였다. 최근 아시아 첫 매장을 서울에 론칭한 기념으로 내한한 루카 보피는 “가구 프레임을 자유롭게 조립・분해해 손쉽게 이동할 수 있고, 계절이 바뀌거나 기존 스타일이 싫증 나면 패브릭 커버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공간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루카 보피가 추구하는 브랜드 콘셉트죠”라고 말한다. 소파와 암체어, 스툴, 침대가 패셔너블한 업홀스터리 가구라면 행어, 의자, 선반 등은 유리처럼 얇고 투명한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해 함께 배치해도 공간이 무겁거나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LC2 소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트롤리 소파를 비롯해 전 가구는 1950~1970년대 디자인을 새롭게 리디자인한 것. 카를로 콜롬보, 카림 라시드 같은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한 디자인 가구를 합리적 가격대에 선보임으로써 보다 많은 이가 디자인 가구를 소유할 수 있게 한 점도 루카 보피의 매력이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취재 협조 hL1991(02-515-5361)
1 신상품 미니와 코퍼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리처드 셀우드 매니징 디렉터. 2 타입 75의 빅 사이즈 버전인 자이언티 시리즈는 코너 공간에 포인트로 연출하기 좋다.
앵글포이즈 매니징 디렉터 _ 리처드 셀우드Richard Sellwood
잘 만든 제품은 유행을 초월한다
우리는 늘 좀 더 편한 삶을 꿈꾼다. 지금처럼 수십 단계로 밝기가 조절되는 첨단 LED 조명등은 상상하지도 못한 1900년대 초반, 사람들은 책상 위 램프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빛을 비춰주길 소망했다. 자유자재로 전등갓을 움직여 필요한 곳을 밝히는 관절 조명등 ‘앵글포이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앵글포이즈의 브랜드 매니저 리처드 셀우드는 고유한 것을 지속하는 것이 앵글포이즈의 핵심 가치라 설명한다. 앵글포이즈 조명등은 1933년 출시했을 때와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명등 하면 떠오르는 직관적 디자인은 인더스트리얼, 클래식, 모던, 빈티지 등 유행에 상관없이 공간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 꺾임 부분에 스프링이 있어 아주 쉽고 부드럽게 각도 조절이 된다.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잘 만든 제품’에 대한 자부심에서 출발합니다. 타입75 조명등이 디자인적으로, 기능적으로 가장 완벽하다는 뜻이죠. 단, 이것은 전통만 고집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예요. 트렌드를 분석해 스페셜 컬러를 선정하고, 소재와 피니시에 변화를 주는 등 우린 늘 새로운 제품을 만드니까요.” 타입75 조명등의 자이언티 시리즈, 폴 스미스 에디션 등은 디자인의 원류를 유지했기에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은 제품. 원하는 컬러로 주문, 생산하는 것은 물론 전등갓 안쪽에도 색을 입힐 수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니 벽 컬러, 천장 높이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선택해보자.
글 이지현 기자 사진 김동오 취재 협조 리모드(02-2051-9888)
1 쇼룸 역시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고 감각적으로 꾸민 모로소의 수장 파트리치아 모로소. 2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클라리사Clarissa 암체어.
모로소 아트 디렉터 _ 파트리치아 모로소Patrizia Moroso
집에 자기 삶을 녹여내라
디자인과 건축, 예술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에 반해 아시아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에 오픈한 모로소 아트 디렉터 파트리치아 모로소. 쇼룸도 마치 ‘집’처럼 꾸며 가구를 여유롭게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집이란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자기 삶의 스타일을 그대로 녹여내는 동시에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지요.” 그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VMD 담당자와 함께 자신의 집에 모든 가구를 배치한다. 가구에 따라 집 구조도 주기적으로 변경하곤 하는데, 이 또한 브랜드 오너인 자신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는 셈. 무엇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그는 집 안 공간 중 거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뿐 아니라 손님을 맞이할 일이 많아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집주인의 감각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해 모든 가구가 명품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작은 공간이라도 한 가지 가구로 포인트를 준다면 개성 있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거실에는 가족을 위한 멋진 소파를, 부엌에는 애착이 가는 소품을, 서재에는 디자인 선반을 놓을 수 있지요.” 수많은 디자이너와 협업해 ‘예술품’을 연상시키는 모로소 가구 또한 다른 소품과 믹스 매치하면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 주거 공간에도 잘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 좌식 문화인 점을 고려해 거실에는 소파보다 근사한 라운지체어를 두면 활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글 손지연 기자 취재 협조 모로소(02-3442-1952)
1 1백5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마르쿠스 벤츠 대표. 2 소파 그랜드 스위트는 배치 방법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월터 놀 CEO _ 마르쿠스 벤츠Markus Benz
편리하고 편안한 디자인이 진정한 럭셔리
모든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기 바쁠 때 평범함으로 승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고수다. 수많은 가구 브랜드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도 독일 월터 놀은 평범함 속에 감춰진 럭셔리를 추구하며 자신만의 헤리티지를 지켜왔다. 1백50주년을 맞아 서울을 방문한 마르쿠스 벤츠 대표는 이례적으로 클래식 에디션인 369 체어와 보스트라 체어, 버킷 시트 FK 체어를 공개했다. “월터 놀이 지향하는 가치는 바로 이 가구들에 담겨 있습니다. 겉모습은 평범해 보이지만, 기능을 수반한 디자인으로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오고 일상에 여유를 선사하죠. 가구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놓여 가족의 행복한 무대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구를 삶의 동반자라고 하죠. 삶의 동반자 같은 가구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편안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이처럼 가구 본연의 기능을 강조하는 월터 놀에서는 배치와 사용법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퍼니싱 솔루션에 기반한 가구에 주력한다. 대표적 가구는 에오스가 디자인한 소파 그랜드 스위트. 평범하고 심플해 보이지만 공간에 따라 가구 형태와 규모를 지정하고, 등받이와 쿠션의 개수, 팔걸이 겸용 사이드 테이블의 타입과 위치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에 대한 해법을 담은 월터 놀의 가구는 일상에 여유로움을 가져다주는 진정한 럭셔리를 실현한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김동오 취재 협조 두오모(02-516-3022)
1 디자이너 디테 부스 닐센, 대표 비베케 판두로, 디자이너 크리스 리엔베르 할스트롬. 2 스카게라크의 대표작 조지 컬렉션은 공간 활용도가 높아 1인 가구에 인기가 많다.
스카게라크 대표 _ 비베케 판두로Vibeke Panduro
스스로 디자인하는 셀프 인테리어에 주목
‘지속 가능함’을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우며 강단 있게 시작한 스카게라크는 코펜하겐의 작은 나무 가구 브랜드로 올해 40주년을 맞이한다. 스카게라크의 대표 비베케 판두로와 제품 디자인의 전반을 담당하는 디테 부스 닐센Ditte Buus Nielsen, 스카게라크의 대표 컬렉션인 조지Georg 컬렉션을 디자인한 크리스 리엔베르 할스트롬Chris Liljenberg Halstrom은 2016년을 강타할 리빙 트렌드로 DIY와 셀프 인테리어 열풍을 꼽았다. 비베케 판두로 대표는 “2016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주제가 ‘내 집 내 손으로 꾸미기’라 들었습니다. 이 주제는 DIY와 셀프 인테리어 트렌드를 잘 담아내는 내용이지요. 1인 가구와 최소한의 주거 공간이라는 건축 문화적 이슈에 디자인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북유럽인은 부모에게 가구를 물려받으며 취향도 고스란히 물려받는데, 이러한 영향 때문에 의자 하나를 고를 때에도 디자인을 매우 중시할 만큼 개성과 취향이 강하다는 것. 스카게라크의 이번 신제품인 DO 선반은 2016년 리빙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모듈형 선반인 DO 선반은 기둥 네 개에 선반을 쌓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공간 활용뿐 아니라 취향에 따라 직접 꾸밀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또 자연에서 얻은 색을 적용해 어느 곳에 놓아도 편안하며, 특히 다른 가구와도 잘 어우러진다.
글 손지연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취재 협조 이노메싸(02-3463-7752)
1 이노메싸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테 하위. 2 원하는 크기와 형태,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칼레이도 트레이.
헤이 공동 설립자 _ 메테 하위Mette Hay
홈 액세서리로 집에 표정을 더하라
이제는 바야흐로 인테리어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 사람들은 고가의 가구 대신 캔들 홀더와 화병・오브제・벽시계 같은 가성비 좋은 홈 액세서리로 공간을 꾸미고, 이를 촬영한 뒤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이러한 심리를 빠르게 포착한 헤이의 공동 설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메테 하위는 홈 액세서리를 통해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쾌한 패턴과 색상을 입은 헤이의 홈 액세서리는 가구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인테리어를 완성해줍니다. 개성을 표출하고,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바로 이 디테일을 주목해야 해요. 자그마한 클립부터 옷걸이, 거울, 훅 등 소소한 홈 액세서리 하나도 당신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고른다면 지루해 보이던 공간의 표정이 살아납니다.”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홈 액세서리를 선보이는 헤이는 2016년에도 잉가 상페와 협업한 루반 거울을 비롯해 다양한 홈 액세서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서 그는 전 세계적으로 주거 공간이 점차 소형화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가구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코펜하그 체어는 스태킹이 가능해 공간 활용력이 뛰어나고, 해크니 소파는 가구를 박스 두 개에 나눠 포장하는 플랫 팩 버전을 출시해 좁은 계단이나 복도를 이동할 때 실용적이다. 헤이의 가구는 점차 변화하는 주거 환경을 고려해 효율적 디자인을 갖출 계획이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취재 협조 이노메싸(02-3463-7752)
1 자신의 디자인 일대기를 그린 전시장을 찾아 동선까지 하나하나 디렉팅한 알레산드로 멘디니. 2 왼쪽 테이블 조명등은 깜빠넬로, 오른쪽은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손자의 눈 건강을 위해 디자인한 아물레또.
디자이너의 거장 _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
예술적 감수성으로 개성을 드러내라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DDP 디자인 전시관에서 2016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알레산드로 멘디니: 디자인으로 쓴 시> 전시를 통해 자신의 40년 디자인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의 대표작인 라문 조명등과 최신작인 기어 S2의 원형 시계만으로도 디자인 세계를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현대는 대개 삭막합니다. 기능과 기술만 좇지요.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야 합니다.” 다양한 감각이 뒤섞이고, 갈수록 세련되어지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하나의 감각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 그는 자유롭고 창의적 요소, 기존에는 덜 주목한 새로운 감각을 더해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사람 몸과 가까이 닿아 있어 예민하고 감성적인 패션 분야나 그가 어릴 때부터 사랑한 반 고흐, 마티스 등의 유명 회화 작품을 활용해 오감을 총동원하라는 것이다. “일상에 옷을 입히듯 화려한 색감과 예술적 감수성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보세요. 작은 차이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글 손지연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1 덴스크 성북을 방문해 한국에서의 첫 프레젠테이션을 연 크누드 에리크 한센 대표. 2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을 적용한 CH88 체어.
칼 한센앤선 CEO _ 크누드 에리크 한센Knud Erik Hansen
다양한 옵션 선택, 나만의 가구를 디자인한다
한스 웨그너, 카레 클림트, 프리츠 헤닝센 같은 덴마크 거장 디자이너의 가구를 제작하는 칼 한센앤선. 덴마크산 최고급 원목을 이용해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가구는 1백 년은 너끈히 사용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아름답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칼 한센앤선을 운영하는 크누드 에리크 한센은 2016년에 더욱 심플한 디자인 가구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설립자인 조부 칼 한센앤선은 평범한 덴마크 가정에 두루 잘 어울리는 가구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칼 한센앤선의 오랜 브랜드 철학으로 이어졌지요. 가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되 인체 공학적 기능을 따른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점차 다양해지는 주거 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그는 칼 한센앤선의 1백여 가지가 넘는 가구 중 작은 공간에 특히 유용한 가구를 주력해서 생산하고, CH88이나 위시본 체어 같은 대표 가구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들 가구의 수종이나 시트·다리의 소재 및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 항목을 마련했습니다. 조합을 달리하면 총 5백 가지 버전의 가구를 만들 수 있죠.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해 실내 인테리어와 취향에 어울리는 자신만의 가구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취재 협조 덴스크(02-592-6058)
1 지난해 11월, 아트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허버트 콜러 회장. 2 고급스러운 티타늄 마감이 돋보이는 수전 컬렉션.
콜러 총괄회장 _ 허버트 콜러Herbert V. Kohler
스마트한 욕실 가구로 최상의 휴식을
욕실은 각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개인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다. 동시에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곳인 만큼 기능적인 면과 효율성도 챙겨야 한다. 전 세계 유수의 호텔은 물론 미국 백악관,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 부르즈 할리파 등 프리미엄 욕실 문화를 선도하는 콜러의 허버트 콜러 회장은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욕실’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한 공간이 될 거라 단언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장시간 머물며 힐링하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 물속에서 음파를 이용해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욕조 바이브 어쿠스틱Vibr Acoustic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탑재해 샤워하는 동안 최상의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목시Moxie 등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제품으로, 사용자의 ‘감성’까지 터치해 궁극의 욕실을 완성한다. “베일Veil 양변기는 절제된 실루엣이 묘미인 동시에 직수 타입의 강력한 물 내림 성능, 터치스크린 리모컨 등 기능을 더했습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아름답게 디자인한 제품으로 인식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 매우 기능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지요. 이처럼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게, 하지만 사용하면서 이로움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콜러의 핵심 가치입니다.” 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스마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일체형 양변기, 디지털 미러 캐비닛, 마사지 욕조 등을 제안. 환경과 직결되는 절수 기능을 챙기고, 티타늄 소재와 로즈 골드 컬러로 마감하는 등 콜러의 새로운 행보를 기대해보자.
글 이지현 기자 사진 김정한 취재 협조 콜러(02-3488-8735)
1 이케아 유아 제품 개발의 목적과 방향을 설명하는 보딜 프리쇼프손. 2 헤이 홈 투게더를 진행하며 새롭게 선보인 아이 장난감 후세트Huset 인형 가구.
이케아 디자이너 _ 보딜 프리쇼프손Bodil Fritjofsson
수납을 해결하면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늘어난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케아는 지속적으로 아이 가구와 유아용 제품 관련한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하며 ‘가족의 소중한 놀이터, 우리 집’을 2016년 테마로 정했다. 아이는 갈수록 부모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데, 결과적으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이케아에서 아이 가구를 디자인하는 보딜 프리쇼프손은 “아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결국 정리를 잘한다는 뜻입니다. 수납은 이케아 홈 퍼니싱의 핵심 문제인데, 특히 수납 아이템은 어른이 아닌 아이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지요. 아이가 직접 수납 가구에 장난감을 담으면서 자신의 공간을 정리 정돈하는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라며 아이 가구를 디자인하는 데 필요한 목적과 기능을 설명했다. 이케아에서는 규칙적으로 퀄리티 데이를 운영한다. 직원들이 직접 아이 가구에 앉아보고 본래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안전성에 대해 토론한다. 여러 가지 데이터도 취합하는데, 예컨대 AS센터에 제품 관련한 문제가 접수되면 곧바로 제품을 재점검하며, 모든 가구는 부속품만 따로 구입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판매한다.
글 손지연 기자 취재 협조 이케아(1670-4532)
1 샤를로트 페리앙의 딸이자 디자이너인 페르네트 페리앙 바르사크와 다큐멘터리 디렉터 자크 바르사크 부부. 2 1951년 디자인한 페탈로Petalo 테이블.
샤를로트 페리앙 재단 디자이너&다큐멘터리 디렉터 _ 페르네트 페리앙
바르사크Pernette Perriand Barsacㆍ자크 바르사크Jacques Barsac 부부
비우면 비울수록 행복에 가까워진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20세기 모더니즘의 중심을 이끈 여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샤를로트 페리앙. 그의 딸이자 실내 디자이너인 페르네트 페리앙 바르사크와 다큐멘터리 디렉터인 자크 바르사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책을 쓰면서 샤를로트 페리앙에 대한 홍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에는 광주비엔날레에서 현대 디자인의 뿌리인 샤를로트 페리앙을 오마주하고 싶다고 해 홍보차 방문했다. 그들은 도서관 책장, LC 체어 등 디자인 가구와 건축물에 대해 설명했다. 그중 ‘물가 위의 집’은 그가 생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건축물로 2년 전 루이비통과 협업해 마이애미에 완성했는데,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가득한 집’의 결정체라고 했다. “최소한의 주거 공간에 관심이 높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양 문화인 젠zen과 무無에 관심이 많은데, 이제는 이러한 개념을 다시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소비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행복은 양적 크기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내・외부의 조화,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물가 위의 집’ 같은 곳이야말로 제게 가장 행복한 집이지요.” 자크 바르사크는 “비우면 비울수록 더 좋은 것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 간결함, 비움 같은 동양적 미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물건에 대한 집착이나 소유 대신 앞으로는 인간과의 접촉, 자연과의 조화 등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리라 전망했다.
글 손지연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취재 협조 밀라노디자인빌리지(02-516-1743)
- 글로벌 브랜드 CEO,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2016 우리는 어떻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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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에 이어 집 꾸밈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는 요즘, 바야흐로 ‘집방’의 시대가 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조 5천억 원 정도 규모이던 국내 홈 퍼니싱 시장이 2023년 18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러한 성장세를 반영하듯 최근 홈 데커레이션 브랜드와 유럽의 빅 브랜드가 국내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며 리빙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되어 있던 국내 가구 시장에 다양한 품질, 다양한 캐릭터의 아이템을 소개하며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는 글로벌 브랜드의 CEO와 디자이너를 만나 2016년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물었다. 소형화된 주거 공간에 각자의 취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홈 액세서리 시장과 점점 세분화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까지! ‘집방’의 시대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집방 #홈퍼니싱 #톰딕슨 #라고 #루카보피 #앵글포이즈 #알레산드로멘디니기획 주거문화팀 | 디자인 전지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