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형의 무한 매력
카펫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디자인과 패턴. 최근에는 비정형, 즉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카펫까지 등장했는데, 전문가들은 비정형 카펫이야말로 단조로운 거실 풍경을 새롭게 바꿔주는 가장 확실한 ‘디자인’이라 조언한다. 마치 공간에 떠 있는 섬처럼 하나만으로 밋밋한 바닥에 입체감을 주는 것은 물론 방향을 돌리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 가구에 따라, 혹은 기분에 따라 방향을 돌려가며 카펫 자체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새로운 패턴을 즐겨보자.
퍼즐을 끼워 넣은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비정형 카펫 (225×300cm)은 다마리스&마크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유앤어스 판매. 니트 패치워크 방식으로 도시를 형상화한 러그는 유지연 작가, 들판을 달리는 듯한 말 도조 Blue Horse(2010)는 신상호 작가 작품.
낙엽처럼 포근하다
보다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면 손맛을 담은 니트 소재가 제격. 마치 낙엽을 밟는 듯한 푹신한 감촉의 가죽 위빙 카펫부터 스웨터를 모티프로 다양한 직조 방식을 보여주는 손뜨개 카펫까지…. 겨울 소재 니트와 핸드메이드 위빙 기법이 만나 완성한 따뜻한 겨울 풍경.
담장에 걸린 프린지 스타일의 카펫(240×90cm)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바닥에 놓인 원형 가죽 섀기 카펫(지름 158cm)은 도슨트, 사각 니트 스툴은 브로스테 코펜하겐 제품으로 덴스크, 하늘색 니트 쿠션은 믹맥스 제품으로 짐블랑, 원형 니트 쿠션과 담장에 걸린 스트라이프 니트 카펫(240×200cm)은 하로 제품, 그레이 니트 쿠션은 카스 제품으로 모두 한일카페트, 블랭킷은 위빙 작가 정영순의 작품으로 램 아뜰리에,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니트 카펫 망가스 깜파나(195×35cm)는 간 제품으로 유앤어스 판매.
아라비안나이트
카펫의 패턴은 한 나라의 문화적 감각과 취향을 불러일으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접어 보관할 수 있는 얇은 두께의 평직 카펫은 대개 파키스탄의 전통 카펫 기법인 킬림kilim을 재현한 것으로, 소파에 걸치거나 벽에 장식하는 등 카펫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 페르시안 카펫을 단순한 무늬와 현대적 색감으로 재해석한 제품도 인기다. 크기와 패턴, 컬러가 조금씩 다른 제품을 레이어링해 사용하면 복고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다.
우아한 광택을 자랑하는 페르시안 카펫 이란 쿰(250×150cm), 터키 블루와 자주색의 조화가 멋진 페르시안 카펫 터키 코냐(210×130cm)는 챕터원, 이란 전통 원단으로 커버링한 원형·사각 스툴은 한일카페트, 핸드 위빙 방식으로 제작해 입체감이 느껴지는 블랙 러그(155×88cm)는 아키트, 파스텔컬러와 기하학 패턴이 돋보이는 평직 카펫(200×140cm)은 아르마딜로&코 제품으로 스페이스 로직, 다이아몬드 패턴에 파일이 긴 모로코풍 베이지색 카펫(330×185cm)은 에이후스, 디자이너 장 마리 마소가 픽셀로 페르시안 카펫을 재현한 퍼르티브 페르잔 카펫(300×210cm)은 간 제품으로 유앤어스, 빛 바랜 듯한 푸른색 카펫(190×130cm)은 까사 알렉시스 판매. 붉은 도조 위에 늘어뜨린 스트라이프 카펫(230×170cm)은 이케아 제품.
시간의 흔적, 낡을수록 멋스럽다
개성 있는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사람들이 낡고 오래된 것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면서 탄생한 빈티지 스타일. 카펫에도 빈티지 스타일의 매력이 통通했으니, 앤티크 카펫 브랜드 골란과 모로소가 협업한 릴로디드 카펫이 주인공이다. 마치 청바지를 워싱 가공하듯 앤티크 카펫을 탈색하고 재염색, 풀어내고 다시 짜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릴로디드 시리즈는 컬러, 크기, 패턴 등 같은 제품이 단 하나도 없는 개성 만점 오브제. 비비드한 컬러와 만나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앤티크 카펫을 탈색하고 재염색해 독특한 개성을 완성한 릴로디드 카펫(파란색 278×160cm, 노란색 266×196cm)은 골란 제품으로 모로소, 선홍빛 붉은 컬러가 강렬한 포인트를 주는 카펫(200×120cm)과 그레이 컬러가 아늑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카펫(253×154cm)은 터키 빈티지 제품으로 덴스크 판매. 테이블 상판에 도자를 접목해 손맛을 더한 아트 퍼니처와 말 머리 조각은 신상호 작가 작품.
조각 맞추기
커스터마이징이 각광받는 시대. 카펫 역시 내가 원하는 형태, 크기, 컬러로 퍼즐 맞추듯 디자인할 수 없을까? 여러 폭으로 나뉘어 벨크로로 고정할 수 있는 카펫 반다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패턴과 컬러를 스스로 조합해 디자인할 수 있는 제품. 인도어, 아웃도어 겸용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분리해 돌돌 말아두면 된다. 모듈 구성의 또 다른 장점은 분할한 면 자체가 ‘디자인’으로, 여러 개의 카펫을 레이어드한 듯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 소파와 TV 사이 휑한 공간에 연출하기 좋다.
레이어드 효과를 주는 스타지오네 카펫(300×300cm)은 룩스툴, 벨크로로 연결하는 카펫 반다스(240×250cm)는 간 제품으로 유앤어스, 레드 컬러 송치 카펫(150×150cm)은 터구스 제품,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라운지체어는 보에 판매.
신선한 분위기 메이커, 패턴 플레이
난방이 잘되는 요즘, 실내에서 카펫을 찾는 이유는 바로 시각적 효과 때문이다. 계절이 바뀌면 자연스레 집 안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싶고, 이때 패턴 카펫은 가장 손쉽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템. 줄무늬, 도트, 기하학 패턴 등 도형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매일 똑같은 지루한 공간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유용하다.
왼쪽 창문에 연출한 사각 패턴 러그(200×70cm)와 오른쪽 뒤편의 레드 컬러 러그(100×70cm)는 마린 웨스트버그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오렌지색 러그(180×70cm)와 레드 바탕에 화이트 도트 패턴을 더한 러그(225×70cm)는 파펠리나 제품으로 로쇼룸, 옵티컬 패턴이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는 원형 카펫(지름 200cm)은 렉슈어 제품으로 구다모, 지그재그 패턴이 위트 있게 반복되는 러그(50×80cm)는 카우라 카펫, 하늘색과 블루 컬러 도트 패턴이 반복되는 울 카펫(175×175cm)은 원 컬렉션 제품으로 보에, 아이보리 바탕에 블루 벌집 패턴을 더한 러그(200×70cm)는 브리타 스웨덴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낯선 긴장감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실사 프린트는 공간에 초현실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등 공신. 고고한 느낌의 청화백자 접시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모오이의 원형 카펫은 비현실적 스케일로 공간에 재미와 활력을 동시에 선사한다. 겨울에는 바닥에, 여름에는 ‘접시’처럼 벽을 장식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어떤 그림이나 접시 장식보다 쉽지 아니한가!
중세 유럽에서 유행한 델프트 블루(중국의 청화백자에서 유래) 패턴을 실사 프린팅한 카펫 NO.1(지름 240cm)은 모오이 제품으로 웰즈, 앤티크한 느낌의 양식기를 떠올리게 하는 안젤라 로씨 디자인의 원형 카펫(지름 150cm)은 중세 시대 초상화 모티프로 유명한 마인하츠 제품으로 런빠뉴 판매. 벽면을 장식한 접시 오브제는 신상호 작가의 컬렉션. 하나 둘 모은 청화백자 접시를 흙으로 구운 액자 틀에 붙여 벽면 선반에 장식했다.
카펫, 그림이 되다
차가운 바닥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카펫의 전통적 기능이었다면, 최근에는 카펫에 보다 창의적 패턴을 구현해 벽에 걸어두고 찬찬히 감상하는 예술품으로까지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수입 카펫 전문점 유앤어스는 최근 화가 구자현, 디자이너 김채영과 협업한 카펫 시리즈를 내놓았다. 또 스페인의 카펫 전문 브랜드 나니 마르퀴나는 현대 조각의 거장 칠리다Chillida의 드로잉을 재현한 컬렉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림처럼 걸어도 손색없는 ‘아트 카펫’으로 갤러리 같은 공간을 완성해보자.
빛의 스펙트럼을 날염처럼 몽환적으로 표현한 스펙트럼 카펫(400×300cm)은 미국 타이핑 제품으로 유앤어스, 하이메 야욘이 디자인한 버건디 컬러 라운지체어는 프리츠 한센 제품으로 보에 판매.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어시스턴트 김미라, 장세현 촬영 협조 부곡도방(031-826-4128) 제품 협조 구다모(02-558-3165), 까사 알렉시스(02-512-0879), 덴스크(02-592-6058), 도슨트(02-548-3890), 램 아뜰리에(02-739-8217), 런빠뉴(070-7529-9342), 로쇼룸(02-545-5417), 모로소(02-3442-1952), 보에(02-517-6326), 스페이스 로직(02-543-0164), 아키트(02-821-0904), 에이치픽스(070-4656-0175), 에이후스(02-3785-0860), 웰즈(02-511-7911), 유앤어스(02-547-8009), 유지연 작가(www.junnne.com), 이노메싸(02-3463-7752), 이케아(www.ikea.kr), 짐블랑(070-7803-3798), 챕터원(02-517-8001), 카우라 카펫(02-423-5586), 한일카페트(02-548-9474)
- 드라마틱한 변신을 꿈꾼다면 공간에 카펫 한 점
-
모던&심플 인테리어가 대세인 요즘,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기에 카펫만 한 것이 없다. 카펫을 ‘예술’로 향유하는 여덟 가지 방법.#카페트 #아트카펫 #패턴러그 #앤티크카펫 #킬림 #비정형카펫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