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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나를 치유한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와 맞닥뜨리는 찰나에 코끝을 스친 ‘향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네 명이 일상에서 향기를 즐기는 법.

아로마 스페셜리스트 유승민 향기란…도시에서 누리는 자연 치유다
그는 조향 외에도 자연에서 추출한 100% 아로마 에센셜 오일로 공간에 향을 코디한다. 아로마 오일을 머리카락 끝에 살짝 묻히거나, 무향 샴푸에 아로마 오일을 첨가하는 등 도시 생활 속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천연 아로마 오일 200% 활용법을 제안한다.
1 그는 꼭 향기 아이템을 휴대하고 다닌다. 아로마 펜은 세일러Sailor 제품, 꽃 모양과 붕어빵 모양의 개인용 아로마 스톤은 카오루Caoru 제품으로 일본에서 구입한 것. 석고 방향제는 필리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으며, 왁스 태블릿은 산타마리아 노벨라 제품.
2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향신료 또한 자연이 주는 ‘향’이다. 계피, 후추, 카이엔 페퍼 등을 공병에 담아둔다.
3 실리콘 소재의 신개념 고체 아로마는 아로마 옥시즌. 파우치를 개봉하면 일주일간 향이 지속되는데, 팔찌나 목걸이 등으로 활용한다. 소재 특성상 야외 활동 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4 재스민 아로마티크의 초음파 아로마 디퓨저는 물 없이 아로마 오일 원액을 그대로 넣으면 작은 방향 입자로 쪼개져 공기 중에 퍼진다. 열과 물을 사용하지 않기에 아로마세러피를 보다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다.
5 유승민 씨는 개인용 아로마 보틀에 오일을 섞어 원하는 향을 만든다.
6 디퓨저를 사용할 때에 리드 대신 드라이플라워를 스틱처럼 꽂으면 발향은 물론, 보기에도 좋은 감각적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사진작가 안웅철 향기란…장소에 대한 추억이다
그는 사진작가로서 늘 ‘시각적’ 만족 외에 구체적이고 증폭된 감각을 찾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향기다. 젊을 때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독특한 향수를 컬렉팅하곤 했지만, 지금 그에게 향기는 자신의 작품과 작업을 추억하는 하나의 매개체다.
1 아이슬란드의 얼음을 담은 그의 작업과 어울리는 향은 펜할리곤스의 블루벨 배스 오일. 촉촉이 젖은 땅, 이끼, 빗물 등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장소와 향, 사진과 향을 매치하면 서로 다른 분야를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
2 곧 자신의 제주 곶자왈 작업과 그에 맞는 향수를 론칭할 계획인 안웅철 사진가.
3 평소 니치 향을 좋아한다. 블랙 페퍼 향이 나는 메오 푸시우니Meo Fusciuni 의 리츠 드 파사쥬, 스위스 브랜드 이스 유작YS.UZAC 의 포하트카.
4 노을 지는 나무를 촬영한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향초. 촬영 당시 느낀 감정을 ‘향기’ 로 발현하는 작업이기에 조향사와 영감을 나눠 완성한다.
5 대부분 커피의 ‘맛’에 집중하지만, 그는 좋은 커피의 요소는 ‘향기’라 말한다. 미국 메인 주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이 커피는 달콤한 메이플 향 덕에 코로 먼저 즐긴다.
6 뉴욕 할렘 가를 걷다 흑인 여성이 판매하는 향료를 촬영한 것. 수만 가지 향이 뒤섞인 시공간을 카메라에 담은 뒤, 프린트해 테이블 상판을 만들었다. 사진이라는 시각예술의 영역을 넓히고자 고민한 흔적.


수제 비누 브랜드 프레임 대표 손수영 향기란…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도구다
‘프레임’이라는 이름의 수제 비누를 만드는 그는 남에게 드러나는 ‘과시’의 향보다 자신을 위한 ‘위로’의 향을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향기 아이템은 자신의 후각을 자극하고, 손길이 쉽게 머무는 곳에 두는 것이 철칙이다. 손목에 뿌린 향수를 코팅해 보존하고, 옷과 베개에서도 향기가 조금이나마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1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기초 화장품은 거의 순한 제품만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무향인 경우가 대부분. 이때 자신이 좋아하는 천연 오일을 섞어 사용하는데, 나만의 향을 누릴 수 있는 그의 노하우다.
2 민트 입욕제와 라벤더 오일을 첨가한 프레임의 시그너처 아이템인 바다 비누, 유칼립투스와 사이프러스 오일을 사용한 알로에 비누, 로즈메리와 레몬 오일을 넣어 중성적 향이 나는 차콜 비누 등 다양한 향 비누는 기분이나 피부 상태에 따라 믹스해 사용한다. 가만히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욕실에 은은한 향을 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이템.
3 마음이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면 방 한구석에 향초를 켜둔다. 특히 향의 종류가 매우 세분화된 우드윅 제품을 선호하는 편. 그중 트란퀼리티 향은 허브티의 은은한 향기 때문에 몇 번이나 매료된 제품이다. 불을 켜면 나무 심지가 타는 소리가 마치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처럼 느껴져 심리적으로도 위로를 받는다고.
4 녹차를 즐기는 것 또한 그의 취미 중 하나다. 비 오는 날, 오운의 발효 녹차를 우려내 즐기면 심신의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5 사용한 디퓨저 리드는 버리지 않고 옷 주머니에 넣거나 갠 옷 사이사이에 끼워두면 방향과 탈취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 실크나 얼룩지기 쉬운 민감한 소재의 옷은 피할 것.
6 시트러스와 라벤더 향을 넣은 석고 방향제는 베갯잇에 넣어 사용하면 숙면에 효과적이다. 불면증이 있다면 유용할 듯.


<인테리어 원 북> 저자 윤소연 향기란…존재감의 발현이다
그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경험담과 실질적 노하우를 공개해 유명해진 파워 블로거이자 방송국 PD. 평소 향기 아이템을 종류별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향초를 때에 따라 옮기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집 안 곳곳에 향기가 필요한 곳을 정해두고 그에 맞는 향을 분류하는 것. 향기에 따라 저마다의 자리를 지정해놓은 셈이다.
1 방과 방 사이, 좁은 복도는 냄새가 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향기 아이템을 꼭 놓아둔다. 발향이 잘되는 디퓨저나 크기가 큰 향초는 불을 피우지 않고 놓아두는 것이 기본. 손님을 초대하는 등 단시간 내에 진하게 발향 되길 원한다면 공기 순환기의 힘을 빌린다.
2 자주 세탁하지 못하는 패브릭 소파나 쿠션 속통 등을 깔끔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조 말론의 룸 스프레이와 런드레스의 패브릭 스프레이를 활용할 것. 대부분의 패브릭 제품은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녹이기에 최적의 스폿이다.
3 거실의 AV장 위에 보디용품을 종류별로 갖춘 것이 눈에 띈다. 록시땅, 아베다, 모로칸 오일, 라메르 등 다양한 보디 용품과 헤어용품을 진열해놓았는데, 집 안을 다니며 생활 속에서 수시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4 소파 옆, 침대 옆 등에는 꼭 트롤리나 작은 협탁을 매치한다. 대개 책이나 자질구레한 생활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을 보기 좋게 정리하기 위해서인데, 향초와 디퓨저는 습관적으로 함께 두고 언제나 즐긴다.
5 신발장에서 향초는 인테리어 소품이라기보다 방향과 탈취 효과가 크다. 심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거나, 바닥이 보일 만큼 태운 향초는 신발장에 두면 악취나 습기를 방지한다.
6 향초는 비슷한 향끼리 모아 캔들 홀더, 화기 등과 함께 센터피스처럼 활용한다. 친구들과 식탁에 앉아 디저트를 즐기거나, 저녁 무렵 남편과 함께 간단하게 와인을 즐길 때에도 자연스럽게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글 손지연 기자 | 사진 김동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