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포사 체어는 1938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안토니우 보네트Antonio Bonet, 주앙 쿠르샹Juan Kurchan, 조르지 페하리 아르도이Jorge Ferrari Hardoy 등 젊은 건축가 세 명이 1877년에 조지프 펜비Joseph Fenby가 디자인한 ‘트리폴리나 Tripolina’ 의자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것이다. 수작업으로 소량만 제작하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대량생산하고 있는데, 디자이너 세 명의 이름을 따 BKF 체어, 또는 버터플라이 체어라고도 부른다. 트리폴리나 체어와 다른 점은 폴딩 체어가 아니라는 것. 대신 X 형태 스틸 프레임 네 개와 가죽 시트로 이뤄져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다.
“집에 가족을 위한 의자가 하나씩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가장 좋아하는 자리에 좋아하는 의자를 놓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면 삶에 어떤 의미가 생기거든요. 5~10분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오로지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요. 클라이언트에게도 이런 공간을 제안하는데, 그럴 때 꼭 추천하는 라운지 의자가 마리포사 체어예요. 사람들은 대부분 디자인 가구가 매우 비쌀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마리포사 체어는 다른 디자인 가구에 비해 가격(1백50만 원)도 그다지 비싸지 않아 선뜻 제안할 수 있죠. 제가 직접 사용하고 있어 더 잘 설득할 수 있고요. 가죽이 두꺼워 잘 긁히고 흠집도 눈에 잘 띄지만, 전혀 흉하지 않고 오히려 멋스럽기 때문에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어요. 또 보는 것 보다 사용해보면 훨씬 편하고 크기에 비해 가벼운 것도 큰 장점이고요. 더군다나 마리포사 체어는 어떤 공간에든 매치할 수 있어요. 저희 집은 인테리어가 오래되어 체리나무 톤 몰딩이 강하고, 아이가 둘이 있어 값비싼 디자인 가구를 놓기 조심스러운데, 마리포사 의자는 그런 걱정을 덜어주지요. ”
디자이너 이름 때문에 유명해도 실제로 사용하면 불편한 의자가 더러 있다.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한 명품 의자지만, 의자의 가치인 안락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리포사 체어는 일상에 깊이 스며드는 생활 가구다. 오래 머물고 싶고 잠깐 앉아도 심신이 편안해지는 마리포사 체어는 집 안에 진정한 휴식처를 만들어준다. 마리포사 체어를 추천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재화는 한샘, 보이드플래닝을 거쳐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멜랑콜리 판타스틱 스페이스 리타’를 오픈했다. 컴온팅, 봉봉루즈, 제니퍼소프트 등 심플하고 편안한 공간을 작업한다.
1 프레임을 조립한 후 가죽 시트를 끼우는 방식.
2 딱딱한 고무 재질 부품으로 연결한 프레임 바닥 부분. 흔들림과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3 X자형 스틸 프레임 네 개를 연결해 완성한다.
4 일반 가죽에 비해 두껍지만, 촘촘하고 견고하게 박음질되어 매우 튼튼하다.
-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재화가 반한 가구 마리포사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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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가구를 꼭 하나만 구입해야 한다면 아마도 사람들 대부분은 의자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디자인 체어 중 어떤 의자를 골라야 하는 걸까?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재화는 주저 없이 마리포사 체어를 추천한다. 마리포사 체어는 가격은 물론 기능까지 만족스러운 디자인 체어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