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한혜경 씨의 ‘Refresh’.
2 일본에서 모라 기법과 비즈워크 분야에서 활약하는 자수 작가 나카야마 후미코의 작품.
매년 봄, 풍성한 볼거리로 퀼터quilter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퀼트페스티벌의 일곱 번째 전시를 위해 양재동 aT센터를 찾았다. 전시장 내부는 국내 퀼터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활기찼다. 들어서자마자 한국퀼트페스티벌 간판, QFIK 2015 공모전 부스와 수상작이 눈에 띄는가 하면 그 옆으로 자수ㆍ뜨개ㆍ포슬린 인형ㆍ규방 공예 등 다양한 스타일로 녹여낸 ‘나의 아틀리에’ 부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퀼트연합의 최은영 이사는 “섬유 예술의 한 분야지만 예부터 우리 생활과 밀착되어 있어 ‘예술 분야’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퀼트다. 한국퀼트연합은 제대로 된 퀼트 교육을 하기 위해 8년 전 설립한 협회로, 문화센터나 소규모 공방에서 배우는 퀼트를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주는 등 퀼트 교육에 힘쓰고 있다”면서 협회에서 연중행사로 개최하는 한국퀼트페스티벌은 “퀼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잔치”라며 다양한 전시 부스를 소개했다.
전시의 가장 큰 줄기는 뭐니 뭐니 해도 공모전. 60명이 참여한 올해 공모전의 주제는 ‘봄날의 정원’으로, 대상작은 한혜경 씨의 ‘Refresh’가 선정되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막 피어나는 새순, 새잎으로 연녹색 나뭇잎 안에 우리나라의 나지막한 동산과 봄 아지랑이까지 담아냈다. 특히 다른 참가자와 달리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 것이 인상적. 우리나라의 수직 무명을 하나하나 염색해 질감을 거칠게 만든 후, 그 위에 채색을 올려 퀼트 작업을 더했다. 각각의 색감과 질감이 독특해 ‘퀼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발전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작품이다. 한편 <행복> 또한 후원 매체로 참여해 도진양 씨의 ‘Welcome Spring’ 을 <행복이가득한집> 상으로 선정했다. 도진양 씨는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제 모습과 정원을 퀼트에 담았다. 봄이 되어 마당 중앙에 있는 살구 나무에 꽃이 피면 저희 집 강아지와 고양이가 뛰놀고, 저도 호미와 삽을 들고 꽃을 심곤 한다”라며 직장 내 취미반에서 시작해 퇴직 후 자신의 친구이자 취미 생활이 된 퀼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10년 동안 핸드 퀼트에 몰두하다 최근 머신 퀼트를 배우고 있는 그는 내년에 머신 퀼트로 공모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3 유러피언 패치워크 미팅 협회에서 초청한 해외 수상작.
4 자신의 정원을 표현해 <행복이가득한집> 상을 받은 도진양 씨의 ‘Welcome Spring‘.
퀼트 기법부터 커뮤니티까지
초보부터 고수까지 퀼트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CQA 회원전 부스 옆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나의 아틀리에’ 부스. 프랑스 자수, 퀼트, 포슬린 인형, 뜨개, 패브릭 디자인, 규방 공예 등 다양한 스타일의 한 뼘 작업실 공간을 엿볼 수 있었다.
‘트래디셔널 퀼트 기획전’ 부스 또한 인상적이다. 퀼트의 전통 기법 중 기하학 무늬를 단조롭고 절제된 컬러로 표현한 아미시 퀼트, 커다란 모자를 쓴 소녀를 묘사한 선보닛 수, 두 개의 원이 서로 연결된 더블 웨딩링에 대한 설명과 관련 작품들을 전시한 것. 한편 국내 퀼트 작가 조보경과 김미식 외에도 일본 작가 나카야마 후미코, 유러피언 패치워크 미팅 공모전 수상작 등을 초대했다. 이처럼 세계의 다양한 퀼트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한국퀼트페스티벌의 장점이다. 유러피언 패치워크 미팅 협회 마 케팅 담당자 굴 라포르테Gul aporte는 “한국 퀼트인들의 실력에, 특히 응용력에 놀랐다. 아미시, 더블 웨딩링 등의 전통 기법은 그대로 고수하면서도 기존에 예상치 못한 색을 조합하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확대ㆍ축소해 패턴을 변형한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라며 한국 퀼트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일본 작가 나카야마 후미코 씨는 퀼트 기법 중 모라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관람객과 함께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모라는 카리브 해의 산브라스 제도에서 시작한 기법으로 원주민의 보디페인팅을 모티프로 토착 신앙의 느낌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쥬키미싱ㆍ버니나 코리아ㆍ부라더미싱 등 다양한 미싱업체와 퀼트레시피ㆍ크래프트하우스 등 다양한 퀼트 공방이 참여해 퀼트에 필요한 도구와 패키지 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었으며, 커뮤니티 센터를 마련해 직접 퀼트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운영했다. 가만히, 찬찬히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퀼트. 퀼트를 막 시작하는 이에게는 동기 부여의 공간으로, 숙련된 퀼트 마니아에게는 다양한 스타일의 국내외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한국퀼트페스티벌의 여덟 번째 전시도 기대해본다.
- 가만히 보아야 더욱 아름다운 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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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2015 한국퀼트페스티벌이 열렸다. 가만히, 자세히 보아야 더욱 아름다운 퀼트의 매력에 빠진 퀼트인들의 축제가 열린 것. 특히 올해는 <행복>이 후원 매체로 참여해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