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체어 하나면 충분해요
거실은 온 가족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자 손님을 접대하는 집의 얼굴이다. 밋밋한 거실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멋진 암체어 하나로 충분하다.
모던 소파의 상징 알플렉스Arflex를 수입 판매하는 에이스애비뉴(02-541-1001)는 거실에 포인트를 줄 디자인 체어를 제안했다. 1972년에 치니 보에리Cini Boeri가 디자인한 페코렐레Pecorelle는 가느다란 다리와 대비되는 푹신한 쿠션감이 특징이다. 색상도 레드, 블루, 화이트, 그린 등 선택의 폭이 넓다. 카를로 콜롬보Carlo Colombo가 디자인한 카르틴Kartin은 여름과 겨울에 색다른 변신을 줄 수 있는 소파. 크롬과 스틸로 이뤄진 기본 구조에 계절에 따라 가죽이나 퍼를 덮어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을 더한다. 거실을 아트 라운지처럼 꾸미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편집숍의 행보
과거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데 그친 편집숍이 국내외 디자이너와 작가를 발굴해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픈 당시 국내 디자이너의 제품을 소개하고 한국적 리빙 아이템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챕터원(02-517-8001)은 이번 리빙페어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었다. 김기원, 박홍구, 이경화, 이정자 등 국내 작가들과 협업해 자체 제작한 제품을 소개했는데, 목기와 백자 등 한국적 색깔을 담은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로쇼룸(02-545-5417)은 대량 생산이 아닌 손맛이 느껴지는 소규모 공방 제품만 모아 판매한다. 제스퍼 젠슨Jesper Jenson, 에드워드 홀Edward Wohl 등 주로 해외 디자이너의 제품을 소개한 로쇼룸은 얼마 전부터 국내 디자인 가구 회사인 스탠다드에이와 손잡고 자체 디자인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1 로쇼룸에서 판매하는 스탠다드에이의 가구와 영국 출신 디자이너 데이비드 트루브리지David Trubridge의 조명등. 뉴질랜드 장인들이 대나무 합판을 재료로 만든다.
2 챕터원의 패브릭넘버 코스터.
3 김기원 작가가 만든 챕터원의 세라믹 그릇. 수작업이기 때문에 파란색 스트라이프와 도트 등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리빙디자인 어워드대상
미디어 아트로 그린 나의 집
완전히 색다른 콘셉트의 전시장을 공개해 화제가 된 까사미아(1588-3408)가 올해 리빙디자인어워드 대상을 거머쥐었다. 까사미아는 전시장 안에 실제 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모든 것을 빛과 영상으로만 보여주었다. 첨단 기법을 활용한 실내 미디어 영상뿐 아니라 높이 5m, 면적 238㎡에 달하는 거대한 전시장 외벽에 가구를 전시한 색다른 아이디어가 주요 인기 요인이었다. 까사미아 디자인연구소 최윤경 소장이 ‘비전(Visionary)’이라는 주제로 준비한 이번 기획에 대해 설명했다. “30여 년간 쌓은 디자인 헤리티지와 브랜드의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했습니다. 미래 지향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까사미아의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신선한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리빙페어는 얼마 전 새롭게 바꾼 CI를 홍보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밝은 노란색 집은 ‘햇살을 가득 머금은 듯 온 가족이
편안하고 행복한 집’을 표현했습니다. 새로운 슬로건 ‘행복한 나의 집’은 32년간 이어온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로서 아름답고 안락한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자 하는 기업 철학을 담고 있어요.” 획기적 아이디어로 화제가 된 까사미아 전시관은 올해 리빙페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위) 까사미아 디자인연구소 최윤경 소장.
전시장은 콘서트장 무대에 주로 사용하는 스카폴딩으로 만들고 외관에 제품을 진열했다.
전시관 내부. 빔 프로젝트를 사용해 양옆으로 까사미아 제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상을 상영했다. 정면에는 까사미아 2호점을 만들고, 그 안에 까사미아 대표 제품 여섯 가지를 빔 프로젝트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Interview 장민승 총감독, 윤지로 기술 감독 전시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 까사미아의 32년 역사를 강조하고 싶었다. 어렵지 않고 즐거우면서 예술적 프리즘을 통해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20주년을 맞이한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상품 박람회가 아닌 디자인 페어라는 걸 알리고자 했다. (장민승)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가? 미디어 파사드를 사용했다. 전시장 내부 집은 1982년에 문을 연 까사미아 2호점인데, 그 안에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까사미아 대표 제품을 프로젝션 맵핑이란 기술로 보여주었다. 빔 프로젝트 4대를 사용했고, 각 면마다 다른 영상을 맞춰야 해서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윤지로) 가구를 진열한 외관도 독특하다.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스카폴딩을 사용했다. 비계 시스템이라고도 하는데 콘서트장 무대를 만드는 방법이다. 페어가 끝나고 전시장을 해체해도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장승민)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는가? 기획 후 제작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여러 분야를 접목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최윤경 소장을 비롯해 3D 디자인, UX 디자인, 조명, 음악, 그래픽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했다. 팀워크가 좋아 결과가 성공적이었다. (윤지로) |
생활을 창작하는 가구
리빙페어 전시장 안에 커다란 집 한 채가 들어섰다. 일룸(1577-5670)은 지붕을 얹은 상징적 공간 안에 일룸 제품으로 꾸민 거실, 침실, 아이 방, 다이닝룸을 연출했다. ‘당신의 생각을 생각합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에 따라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인 것. 입은 옷과 세탁한 옷, 자주 입는 옷을 따로 보관하는 데일리장, 모서리를 푹신한 우레탄으로 마감한 아이 책상 등 각 공간마다 사용자를 배려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일룸은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출시한다. 전시장 내 다이닝룸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클라우디오 벨리니Cloudio Belini와 협업해 만든 비비Bibi 세트를 소개했다. 클라우디오 벨리니는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의 아들로 비트라Vitra, 아르테미데Artemide 등 가구 회사와 손잡고 작업한다. 일룸은 앞으로도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붕을 얹은 전시장 안 거실.
클라우디오 벨리니와 일룸이 협업해 만든 비비 세트. 의자 등받이와 쿠션은 패브릭과 인조가죽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기다림의 장소, 그린 라운지
북적거리는 리빙페어 전시장 안에 초록 쉼터가 마련되었다.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연출한 하나금융그룹의 아트 라운지. 작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하나시드뱅크 가든을 설계한 그가 이번 리빙페어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아트 가든을 연출했다. 신호등의 초록불을 모티프로 공중에 에어플랜트 틸란시아를 매달아 부스 안에 자연을 들였다. 장작을 쌓아 넣은 게비온 벤치와 플랜터 박스는 정원을 꾸밀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였다는 평을 받았다.
Interview 이탈리아 디자이너 클라우디오 벨리니 퍼시스 그룹과는 언제부터 같이 작업했는가? 6년 전부터 퍼시스 그룹과 일했고 약 4년 전부터는 퍼시스 그룹과 컬래버레이션 하는 프로젝트의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일주일 중 4일 정도는 퍼시스 그룹의 일룸, 시디스 등을 위해 일한다. 일룸과 작업한 건 8개월 정도 되었는데, 비비 세트가 첫 번째 제품이다. 비비 세트를 디자인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따뜻한 느낌, 편안함과 친근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디자인했다. 테이블 상판은 부드러운 곡선과 모서리가 어우러지고, 의자는 질감이 살아 있는 패브릭과 테두리의 스티치가 포인트다. 사실 의자는 디자인하기 가장 어려운 가구다. 가구 중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되었고,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기능과 사용자의 느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가구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비비 세트 이후 현재 소파나 암체어, 책장 같은 다른 가구 디자인도 진행 중이다. 아마 1년 후쯤 이면 공개할 수 있을 것같다. 앞으로도 내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일룸을 포함한 퍼시스 그룹의 디자인이 질적으로 더욱 발전하고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
리빙디자인어워드 눈에 띄는 제품상
전통의 재발견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성공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전통문화가 대중의 삶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삼은 모두(02-515-8450)는 관람객의 호평을 받아 리빙디자인어워드 ‘눈에 띄는 제품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모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한 글로벌 전문 기술 개발 사업의 결과물. 디자이너, 장인, 공방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플랫폼으로 여러 분야의 협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공간 디자이너 박재우가 디렉팅한 이번 전시에는 ‘식사와 다도를 위한 공간’이란 주제 아래 현대적 감각을 입힌 찻상, 좌식 의자, 소반 등 섬세한 기술력이 돋보이는 가구와 소품을 선보였다.
지금 가장 핫한 소재, 구리
작년부터 인테리어 트렌드로 각광받은 구리의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구리는 다른 철재에 비해 다루기 쉬우므로 작업하는 디자이너에게도 환영받는 소재. 금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빛깔이 더 깊고 고급스러워 데커레이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1 모더니크 메종이 선보인 세 가지 양초 홀더. 2 의자 형태로 디자인한 에잇컬러스의 장식용 선반. 3 메종드실비에서 판매하는 원형 접시와 그릇.4 긴 손잡이가 특징인 정기연 작가의 차 주전자. 5 챕터원의 명함 케이스. 6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제작한 노트. 7 모더니크 메종의 수프 그릇.
아이가 만드는 아이 방
아이가 예술을 좀 더 친근하게 여기도록 도와줄 방법. 자신의 방을 직접 꾸미게 해 흥미를 유발한다. ‘Fun & Function’을 모토로 한 디자인 가구 회사 쿤Koon(02-556-9828)은 이런 생각을 가구에 접목했다. 세종대학교 학생들과 협업해 유치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가구를 디자인했다. 로켓 모양의 옷장, 아이가 쓴 숫자가 박힌 시계 등 동심 가득한 가구가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솝키드SOPKID(070-7019-6823)의 월페이퍼 또한 화제였다. 벽에 붙였다 뗄 수 있는 스티커 벽지는 아이가 직접 그림을 붙이고,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아이 방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리빙디자인 어워드 인기상
집을 나누어 드립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에어비앤비 (www.airbnb.co.kr)는 여행자와 호스트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숙소 공유 서비스.간단히 말해 남는 방이 있는 사람과 숙박할 곳을 찾는 사람을 이어주는 커뮤니티다. 이번 리빙페어는 에어비앤비의 서비스를 눈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는 콘셉트로 헬싱키, 리우데자네이루,밀라노 등 특색 있는 세 도시의 가정집을 연출했으며, 이벤트를 통해 에어비앤비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인기 있는 포토 스폿 중 하나인 에어비앤비 전시장이 리빙디자인어워드 인기상을 수상했다.
모든 것이 가능한 철제 가구
가구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 스틸은 비교적 변형하기 쉽고 별다른 후 가공 없이 자유롭게 색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리미엄 철제 가구를 표방한 더띵팩토리The Thing Factory(1899-1140)는 트렌디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주방, 아이 방, 다용도실 등 다양한 공간에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선보였다. 철제 가구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접거나 이니셜 타공과 실사 프린팅도 가능하다. 또 취향대로 매치할 수 있는 열 가지 색상과 여러 형태의 캐비닛으로 관람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리빙페어에 처음 참여한 저스트퍼니처JustFurniture(070-7767-2848)는 스틸과 목재를 접목한 가구로 시선을 끌었다. 철제 다리에 블루, 그린, 레드 등 색감으로 포인트를 준 테이블과 의자는 전시 내내 인기를 끈 아이템. 정의도 대표는 “원목 가구 위주로 돌아가는 가구 시장에 목재를 부품으로 사용한 철제 가구로 신선함을 불어넣고 싶다”고 전했다.
저스트퍼니처의 식탁 의자.
더띵팩토리가 제안한 철재 주방 가구.
가구도 노출 콘크리트
얼핏 보기만 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크기와 디자인, 소재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콘크리트 가구는 독일 디자이너 리하르트 칠라어Richard Cihlar의 작품. 그가 작업한 가구를 수입 판매하는 장이가구(031-775-1703)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콘크리트라는 재료의 특성상 쉽게 이동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속이 텅 비어 있어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고. 관람객의 호응이 예상보다 좋아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콘크리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목재와 시멘트를 접목한 신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된다.
내일을 기대합니다
좀 더 즐겁고 효율적인 사무 공간을 위한 가구를 제안해온 에이모비a.mobi(02-534-6002)가 이번 리빙페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어느 공간에나 어울리는 가구’라는 콘셉트로 그동안 다룬 사무 공간 외에 거실, 다이닝, 홈 오피스 등 실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선보인 것.사무용 의자 브랜드 도핀Dauphin을 비롯해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알리아스Alias, 그린Green, 크리스탈리아Kristalia 등 국내엔 아직 생소한 브랜드 가구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전 세계 2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제이더블유이시스JWESYS는 편의에 따라 배치하는 모듈형 가구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끈 브랜드.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 ‘메가트렌드MEGATREND’는 수납함을 거치할 수 있는 스크린이 달린 워크스테이션이다. 이 밖에도 도핀의 사무용 의자와 실내외에 사용할 수 있는 그린의 플라스틱 의자는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이 가장 많이 문의한 아이템. 에이모비의 변화하는 모습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리빙페어에서 만난 오드리 헵번
오드리 헵번 카페(080-850-2299)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다. 2013년 2 월 오드리 헵번 재단으로부터 라이선스 사용을 허락받은 오드리 헵번 카페는 8월 헵번의 둘째 아들이자 재단 대표인 루카 도티의 방문 이후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리빙페어에 특별 초청을 받은 오드리 헵번 카페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백30주년을 기념해 영화 <로마의 휴일>을 촬영할 때 찍은 헵번 사진으로 공간을 꾸몄다. 현재 오드리 헵번 카페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인천, 목포 등 전국 각지에 문을 열었는데, 헵번의 생가를 모티프로 꾸민 서울 역삼점은 그녀가 생전에 사용한 찻잔 등 유품 약 70점을 전시해 놓았다.
벤치에 앉아 식사하세요
아웃도어 느낌의 인도어 가구가 트렌드로 뜨고 있는 가운데 실내용 벤치가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식탁 한쪽에 1인용 의자가 아닌 식탁용 벤치를 두어 색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미국산 호두나무로 만든 블루 레뇨BLU LEGNO(070-8814-5141)의 벤치는 울퉁불퉁한 디자인이 포인트. 손으로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나무 고유의 멋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보쿠즈Bokuz(02-511-8236) 전시장에서 만난 다이닝 벤치는 일본 디자이너 히로시 야지마지의 씬Ssin 벤치. 좌판 재질은 70여 종의 패브릭과 가죽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올앤올Oll&All(02-466-1902)이 선보인 벤치는 한쪽에 등받이가 있어 아이가 있는 가정에 추천한다.
벽의 네 가지 언어
가장 눈에 띈 아트월 네 가지. 이노메싸(02-3463-7752)가 소개한 스트링 시스템은 벽 자체가 가구로, 크기, 색깔, 모양 등 취향대로 조합해서 완성할 수 있다. ㈜쓰리디커넥션(070-7527-4907)은 윤주철 작가가 귀얄 기법에 착안해 만든 첨장 기법 도자기 표면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조명등을 벽에 걸었다. 다섯 가지 형상의 돌기를 딴 육면체 모듈은 올록볼록한 양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비아인키노wieein KINO(031-261-6190)의 스테인리스 스틸 벽걸이는 실용성이 돋보였다. 고리나 선반을 걸어 장식이나 수납이 가능하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디바제dibase(02-599-4712)의 나무 도마는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그림이다.
목가구의 내일
한동안 트렌트를 이끈 북유럽 스타일 가구에 싫증을 느낄 즈음, 디자인의 다양성을 충족시킨 브랜드가 속속 등장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원목 가구가 리빙페어의 주를 이루었지만, 디자인과 콘셉트가 색다른 브랜드가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헤펠레코리아(031-760-7600)는 헤펠레 목공방에서 제작한 공방 가구 브랜드 파피바움PAPIBAUM을 선보였다. 헤펠레 하드웨어를 활용해 케이블 매니지먼트나 접이식 테이블 등 편의성과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돋보였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경래 등 목공예 실력이 뛰어난 가구 디자이너 네 명이 오픈한 올앤올Oll&All(02-466-1902)은 한국 공예의 조형미를 살린 가구를 소개했다. 손이 많이 가는 18단 서랍장이나 한 홈 한 홈 꼼꼼하게 마감한 지압봉 등 공예적 기술과 디자인이 특징. 밝고 가벼운 북유럽 스타일 원목 가구와 달리 무게감이 느껴진다. 주로 주물 가구를 다루던 브라운핸즈BROWNHANDS(02-576-0332)는 목재를 기반으로 주물 부속품을 장식한 ‘H-컬렉션’을 론칭했다. 소목장과 두석장이 함께 만든 조선 목가구를 재해석해 유럽식 가구가 지배한 국내 가구 시장에서 색다름을 뽐냈다. 고유한 색깔로 무장한 국내 원목 가구 브랜드가 가구업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헤펠레코리아에서 제작한 공방 가구 브랜드 파피바움. 상판이 회전하므로 서랍장 겸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브라운핸즈에서 리빙페어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H-컬렉션.
올앤올의 화장대. 기존 원목 가구 브랜드와 차별화한 디자인과 공예적 기술이 돋보인다.
리빙디자인 어워드 인기상
스타 셰프의 주방 가전
삼성전자(1588-3366)는 이번 리빙페어의 테마 ‘행복한 식구’에 걸맞게 프리미엄 주방 가전 ‘셰프콜렉션’을 선보여 리빙디자인어워드 인기상을 수상했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전자레인지(OTR)로 구성한 셰프콜렉션은 세계 유명 셰프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첨단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을 동시에 표현했다. ‘Sensing House’라는 테마로 완성한 전시장은 금속 와이어와 관람객에 반응하는 LED 조명으로 미래 가전 공간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공간 디자인 회사 비트윈스페이스와 재료 예술가 정석병이 40km 길이의 금속 와이어를 1.5cm 간격으로 감아 전시장을 꾸몄다.
프렌치 스타일이 한자리에
이번 리빙페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프렌치 스타일을 만날 수 있었다. 로맨틱, 클래식, 컨트리 등 스타일을 막론하고 프랑스 감성을 듬뿍 담은 가구와 소품이 전시장을 장악했다. 재작년에 국내에 론칭해 리빙페어에 세 번째 참여한 그랑지 Grange(02-3446-1904)는 프랑스 리옹에서 생산하는 프랑스 전통 가구 브랜드. 1백여 년 동안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제작 방식을 고수하며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가구를 선보인다. 이번 리빙페어에서 그랑지 가구와 소품으로 연출한 침실, 거실, 다이닝룸 등 세 가지 공간을 제안했다.
파넬 Parnell(02-3443-3983)에서 수입하는 몽티니는 클래식한 라인과 모던한 컬러로 멋을 더한다. 상판에만 원목을 얹은 다이닝 테이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컬러의 와인 랙 등 신제품을 소개했다.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 꼬떼따블Cote Table(053-767-1175)은 인더스트리얼과 섀비 시크가 만난 프렌치 스타일. 트렌디한 래디언트 오키드 컬러의 테이블웨어를 소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Interview 꼬떼따블 수석 데커레이터, 마리에 뷔르필로 꼬떼따블을 소개해달라. 1948년에 설립한 베르세랄Verceral이라는 브랜드가 모태로, 1996년 즈음부터 꼬떼따블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꼬떼따블’은 불어로 ‘테이블 옆’이라는 뜻인데 그릇, 수저, 촛대처럼 테이블 옆을 장식하는 소품으로 시작했다. 테이블웨어로 유명하지만 조명등, 가구, 패브릭 등도 다양하다.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꼬떼따블에서 10년째 일했고, 현재 수석 데커레이터로 있다. 매장의 진열 상태를 점검하고 꼬떼따블스타일에 어울리는 물건을 선별한다. ‘꼬떼따블 스타일’이란 어떤 것인가? 간단히 말해 프랑스적인 것이다. 클래식하면서 한편으로는 현대적 감성을 더해 실용적이면서 예쁘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
가구 맞아요?
가구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브랜드가 등장했다. DIY 가구를 좀 더 단순하게 접근한 한치각 플레이(02-324-2431)는 각재와 부품으로 가구를 완성했다. 픽서, 인서터 등 몇 가지 부품으로 만든 가구가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또 오브젝트 퍼니처 스튜디오 조인엑스JoinX(031-998-8564)는 호마이카로 마감한 자작나무 합판을 CNC 루터로 커팅한 후 조립한 가구를 선보였다. 자르고 끼운다는 단순한 논리지만 생각보다 견고하고 실용적이다. 해외에는 이미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CNC 커팅 가구가 있지만, 국내 시장에는 아직까지 전무한 상태. 국내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다. 라틴어 Rodur(하드우드)와 Calamus(파이프)의 합성어 로머스 Romus(02-514-6482)는 하드우드와 파이프로 만든 가구브랜드. 고유의 스크래칭 기법으로 마감한 오크와 빈티지한 파이프가 만나 시간이 지날수록 멋을 더하는 가구를 만든다.
조인엑스의 스툴.
가구를 직접 만드는 로머스의 박성찬 대표는 “로머스는 방 안에 모셔놓는 가구가 아니라 긁고 두드리고 거침없이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가구”라고 소개했다.
각재를 연결하는 픽서와 인서터. 한치각 플레이 판매.
의식주를 컨설팅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을 하는 것처럼 집 안에 들어갈 의식주를 설계해주는 라이프스타일 컨설팅 브랜드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마리아쥬 드 미에(02-543-4689)는 일대일 맞춤식 스타일을 제안해주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직접 제작한 가구, 유럽에서 수입한 패브릭과 욕실용품, 인테리어 컨설팅과 시공, 파티 스타일링 등 집에 관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전시장 안엔 홍미애 대표가 좋아하는 오드리 헵번의 영상이 한창이었는데, 소품 하나하나 그녀의 취향과 안목을 엿볼 수 있었다.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한 스케치(031-913-0906) 역시 국내에서 주문 제작한 가구와 덴마크, 벨기에,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 만든 오리지널 제품을 판매한다. 1993년 3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국 각지에 대리점을 낼 만큼 크게 성장했다. 비비드한 컬러가 특징인 아틀리에1627의 그릇을 비롯해 패브릭, 가구 등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어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두닷의 새 얼굴을 소개합니다
‘어른을 위한 우화’를 콘셉트로 공간을 연출한 두닷은 세컨드 브랜드 블라스코blaskov(02-3477- 8937)를 소개했다. 4월에 출시한 블라스코는 현재 국내 가구 시장의 흐름을 반영해 덴마크 스타일 디자인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다. 방배동 쇼룸 지하 1층에서 더 많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적 가든 파티
세월을 거스른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5백여 년 전에 서민들이 사용한 백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현대적 색감과 곡선미가 돋보이는 청송백자 (054-874-9097). 2011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등장해 현대인의 식탁에서 도자기 활용을 제안해온 청송백자를
이번 리빙페어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도석이라는 돌을 빻아 빚은 청송백자는 재료의 특성상 고유의 뽀얀 빛깔을 뽐낸다. 여기에 푸른 선 하나로 무늬를 넣는 게 전부인데, 백자의 은은한 빛깔과 간결한 무늬가 볼수록 정감 가는 매력이 있다. 이번 리빙페어 전시는 그동안 청송군에서 관리하던 청송백자를 청송문화관광재단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후 처음 열리는 전시로 그 의미 또한 뜻깊다. 작년에 이어 팀55667788의 류창성 소장과 리빙 스타일리스트 문지윤이 공간 디자인을 맡았다. 작년에는 원재료의 물성에 주목해 돌가루가 도자기로 변화하는 과정을 표현했다면, 올해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공간 안에서 실제 청송백자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선시대 선비가 다양한 문화를 즐기던 ‘별서’라는 공간을 설정하고 별서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에서의 만찬’을 연출. 반세기 전 서민들이 사용한 청송백자를 현대인의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청송백자는 고만경 선생과 그의 전수자 윤한성, 안세진이 맥을 이어가고 있다.
별서에서 바라본 정원에서의 만찬을 연출한 전시장.
현대인의 식탁 위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청송백자.
청송백자의 다양한 형태. 손의 기억으로 빚는 청송백자는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