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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새해를 여는 말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의 해가 열렸다. 희망, 도약, 전진, 비상 등 새해를 맞아 말이 전하는 기운찬 응원가. 해를 두고 보아도 기품이 느껴지는 다양한 오브제, 작가의 메시지가 담긴 아트워크가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말(馬)과 말(言)을 소개한다.


“우리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리자”는 캘리그래퍼 강병인 씨의 새해 덕담. 말을 형상화한 글자에서 힘찬 새해 기운이 느껴진다. 말을 새긴 콰드리주 나무 박스와 문진은 에르메스 제품.


양모 펠트로 동물을 형상화한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서예슬 작가가 ‘애니멀리어’ 시리즈의 연작으로 백마를 제작했다. 마치 살아 있는 듯, 말 근육의 섬세한 라인과 명암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이 돋보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각종 신화에 등장하는 말은 힘과 스피드, 용기와 도전을 상징하는 영물이다. 열차는 철마鐵馬요, 에쿠스ㆍ머스탱ㆍ포니 등 웬만한 자동차 이름은 모두 말의 종에서 유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자연히 ‘말’ 하면 진취적 이미지가 떠오른다. 말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말을 모티프로 한 심벌을 사용하고 있다. 페라가모의 간치니는 말발굽 모양에서 착안한 것이며, 말안장에서 영감을 받은 삼색 선을 고유 무늬로 사용하는 구찌는 원래 마구 피혁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에르메스 역시 말안장과 마구용품 가게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말은 잘 단련된 근육과 유연한 라인, 완벽한 비례미로 많은 예술가의 작품 소재이자 놀이공원의 조랑말이나 상상 속 유니콘처럼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사랑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입김으로 서로를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해 겨울에는 서서 머리를 맞대고 자는 등 서로를 보듬을 줄 아는 지혜를 지닌 말. 2014년은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다. 다양한 쓰임새로 즐거움을 주고 힘차게 도전하는 청마靑馬처럼, 당장은 주목받지 못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박차를 가해 승리를 이끈다는 경주마 ‘다크호스’처럼 기운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편안하고 견고하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 분야에서도 말 자체를 문양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말안장, 말굽 아치 등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말굽의 아치 형태를 받침대 디자인으로 사용한 프랑스의 전통 거울 슈발 미루아르cheval miroir, 말안장 형태의 시트를 적용한 스툴 등이 그 주인공. 곡선 형태의 중앙 융기부터 경사지게 깎은 양 측면까지 말안장과 유사한 일명 새들 시트 스툴은 체형에 맞게 밀착되고 편안한 착석감이 특징이다.

유니콘을 재해석한 벨벳 블랭킷과 오렌지 컬러 스카프는 에르메스 제품. 레드 컬러 시트의 하이디 스툴은 인엔 판매. 레드 컬러 소프트 리키 백은 랄프 로렌 제품. 하얀색 스툴은 지-스타 로&장 프루베 컬렉션, 소리 야나기가 디자인한 버터플라이 스툴은 비트라, 말 패턴 벽지와 쿠션은 샌드버그 제품으로 다브, 원목 스툴은 베르너 제품으로 이노메싸, 와인 통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목마 형태 스툴은 산 파트리냐노 제품으로 hL1991 판매. 망아지 털로 만든 수공예 실내화는 가라지 116-1 소장.



아름다운 질주, 우아한 말
동양 말이란 뜻의 슈발도리양Cheval d ’Orient 컬렉션은 에르메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말을 메인 테마로 한 제품이다.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말 문양은 페르시아의 채색 장식에서 영감을 받아 무척 화려하고 정교한 것이 특징. 테두리에 24K 골드를 장식해 한결 우아한 느낌을 완성했다.

생루이 글라스 크리스털 잔, 동양적이며 화려한 말 패턴이 인상적인 슈발도리양 오벌 접시와 디너 접시, 섬세한 디테일의 포크와 나이프, 말 패턴 벨벳 패브릭은 모두 에르메스 제품.



1 馬음껏 즐겨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인기에 힘입어 그야말로 복고 열풍이다. 1990년대 유행한 노래들이 디지털 음원으로 출시되고, 1990년대 추억의 장소를 찾아다니는 여행 상품까지 등장했다. ‘길들여지지 않는다’를 모토로 늘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디자이너 김동규, 김성조 씨는 추억의 말 장난감을 재해석해 패브리커만의 유니크한 오브제를 탄생시켰다. 디지털 신기술이 밀려들수록 어딘지 모르게 소외되고,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심취하던 말 경주 게임을 떠올리며 따뜻한 위안을 얻길.

펌프를 누르면 앞으로 나가던 플라스틱 말 장난감에 실버 도장을 했다. 기수도 없고, 튜브도 없는 색깔이 다른 두 말(핑크와 블랙)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대 상형문자, 숲의 정경 등을 현대 그래픽으로 재해석한 투바비앙 사이드보는 BD 바르셀로나 제품. 스틸 판을 풍선처럼 부풀려 유쾌한 느낌을 선사하는 플랩 스툴은 지에타 제품으로 aA 디자인뮤지엄 소장품.

2 진격의 말
발전과 도약, 질주 등 말이 상징하는 여러 의미에 고풍스럽고 세련된 장식 요소가 더해져 말을 컬렉션하는 사람이 많다. 말을 모으다 얼마 전 말을 소재로 한 기획 전시까지 한 온리 갤러리의 정주연 대표를 비롯해 컬렉터들이 입 모아 얘기하는 말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역동적 조형미. 몰래 숨은 병사들이 적진을 함락하는 트로이 목마, 힘과 순결을 상징하는 유니콘, 날개가 있는 자유로운 영혼 페가수스 등 그 의미는 모두 다르지만 공간에 하나만 두어도 생동감이 느껴지며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은 분명하다.

아르테니카의 원더랜드 캔들 홀더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으로 루밍, 최수앙 작가의 말 조각상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아트숍 문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달라호스는 스칸 판매. 이백공방 이수천 작가의 도자 오브제는 그랑지 소장품. 크리스털로 종마를 형상화한 소울메이트와 차이니즈 조디악은 스와로브스키 제품. 말 형태를 단순화한 오브제, 말이 뛰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각은 모두 온리 갤러리 소장품.



공간을 압도하는 오브제
온갖 소재가 넘쳐나는 시대에 ‘독창성’은 새로운 럭셔리 코드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aA 디자인뮤지엄 김명한 대표의 컬렉션 중 하나인 김인배 작가의 ‘머스탱’은 말 머리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헤어스타일을 접목해 위트를 더한 작품이다. 어디에 두든 그 자체만으로 좌중을 압도하며 공간에 힘을 싣는 오브제가 된다. aA 디자인뮤지엄 소품으로 아라리오 갤러리 문의.



시간을 달리는 말
종이를 자르는 방법만으로 평면을 입체 조형으로 구현하는 송정민 작가의 페이퍼 컷 아트 작품. 다른 예술 작품과 달리 종이만이 낼 수 있는 정교한 느낌으로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전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조명 빛의 움직임에 따라 말이 오르락내리락, 돌고 도는 세상. 동심과 순환을 은유하는 회전목마는 어찌 보면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으니, 갑오년 말의 해를 보다 따스하게 맞으라는 작가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듯하다.


공간에 복을 짓다
해마다 그해 동물을 빚는 여경란 작가. 소박하면서도 위트 있는 말에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문양을 넣어 풍요롭고 기운찬 새해를 맞이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여경란 작가가 빚은 토우 말 인형은 여기담기 문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말과 무릉도원을 형상화한 회화 작품은 임근우 작가의 ‘고고학적 기상도’.하이메 야욘이 디자인한 BD 바르셀로나의 쇼타임 멀티레그 캐비닛은 aA 디자인뮤지엄 소장품.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품격
말은 부귀와 존엄을 상징하는 고귀한 동물이다. 말을 탄다는 행위는 높은 지위에 있다는 뜻이며, 영국 왕족의 전유물인 로열 애스콧 승마 축제나 귀족들이 벌이는 폴로 경기 모두 그런 전통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에르메스·셀린느·페라가모·페라리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말을 고유의 아이콘으로 사용한다. 단순화한 말 패턴으로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울 쿠션, 장식 오브제로 손색없는 체스 판 등 ‘말’을 형상화한 다양한 클래식 소품으로 공간에 격을 더해보자.

울 쿠션, 책장 프린트 쿠션, 톤온톤으로 말 패턴을 형상화한 오렌지색 쿠션, 블루 컬러 블랭킷, 체스 판은 모두 에르메스 제품. 경주마와 기수를 패턴화한 쿠션은 예원 AID 판매.



힘찬 기백, 옹골찬 말
신이 만든 동물 중 인간을 제외하고 가장 잘 만든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말이 아닐까. 조각가 김준 씨는 말의 볼륨 있는 몸은 선으로 구성해 공간을 품고, 힘있는 근육과 유연한 움직임새는 최소한의 금속 면을 연결해 그야말로 힘찬 기백을 품은 말 조각상을 완성했다. 말의 고귀함과 넘치는 생명력의 기운으로 우리의 내일도 멋진 날이 되길 기원한다는 작가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

1940년대에 생산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조명등은 aA 디자인뮤지엄, 책과 말 오브제를 더한 테이블 조명등은 와츠, 책 위에 올린 렉슨사의 골든 라디오는 에잇컬러스, 구리 소재 연필꽂이는 펌 리빙 제품으로 짐블랑 판매. 김준 작가의 ‘생명의 노래’는 온리 갤러리 문의.




스타일링 고은선 어시스턴트 김미라, 조은정 촬영 협조 가라지 116-1(02-3296-385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아트숍(02-3701-9500), 그랑지(02-591-9203), 다브(02-512-8590), 랄프 로렌(02-6004-0311), 비트라(02-511-3437), 스와로브스키(02-6930-9827), 스칸(02-546-9500), 에르메스(02-544-7722), 에잇컬러스(070-8654-3637), 예원 AID(02-515-9912), 온리 갤러리(02-532-9437), 와츠(02-517-3082), 이노메싸(02-3463-7752), 인엔(02-3446-5102), 짐블랑(070-7803-3798) , aA 디자인뮤지엄(02-3143-7311), hL1991(02-515-5361)

진행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