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트스트 짐 다인의 ‘핫 드림’과 슈타이들.
3층에서 만날 수 있는 ‘칼 라거펠트&샤넬’.
설치 작업으로 책을 흥미롭게 표현한 인도 여성 사진가 다이아니타 싱의 ‘파일 룸’.
독일 태생의 노벨상 수상자 권터 그라스의 북커버 일러스트레이션.
책을 예술로 만든 남자
“디지털은 잊기 위함이고, 아날로그는 간직하기 위함이다”라는 사진가 로버트 폴리 도리Robert Pollidori의 말처럼 책에는 디지털 매체가 지닐 수 없는 고유한 가치가 있다. 손가락으로 밀고 당기는 대신 종이의 질감과 향기를 느끼며 책장을 넘기는 행위는 몰입의 몸짓이며, 거룩한 명상에 가깝다.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은 살아 있는 아트북의 전설로, 책과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완성품을 선보여왔다. 대림미술관의 전에서는 슈타이들이 책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와 협업
슈타이들은 전 세계에서 오는 연간 1천5백여 건의 출판 요청 중 99%를 거절한다. 그의 관심 영역이 아니거나 그가 생각하는 작업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명 ‘슈타이들 군단’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은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 가운데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노벨 문 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 등 패션・사진・회화・문학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세계적 아티스트 여덟 명의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종이라는 매체가 하나의 전문 영역을 만났을 때 얼마나 다채롭게 확장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다. 특히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의 대표 사진집으로 출간 50주년을 맞은 <디 아메리칸The American>과 팝아트 작가 짐 다인Jim Dine의 판화 원판, 에드 루샤Ed Ruscha의 리미티드 에디션 <온 더 로드On the Road >, 문학 작품의 커버 디자인 과정 등이 슈타이들의 손길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책의 향을 재현한 ‘페이퍼 패션 Paper Passion’.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와 협업으로 완성한 <CHANEL&HER Life>.
대림미술관에서 제작한 슈타이들의 타이포그래피 노트.
1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적 사진가 코토 볼로포Koto Bolofo의 감각적인 콜라주 작업.
2 팝아트 작가 짐 다인의 ‘핫 드림Hot Dream’과 그의 ‘피노키오Pinocchio’ 판화 원판.
만지고 보고 느끼는 체험 전시
“세상 최고의 향은 방금 인쇄한 책에 있다”라고 말한 칼라거펠트와 슈타이들이 함께 고안하고 세계적 조향사가 만든 책의 향 ‘페이퍼 패션Paper Passion’도 체험해보시 길! 책을 만드는 과정, 타이포그래피, 이미지 사이즈, 책 표지 선택 등 디자인 요소, 제본, 최종 인쇄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관람객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보는 재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종이 체험방’에서는 재질이 각기 다른 다양한 종이를 직접 만져볼 수 있어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로 손색없다.
낭만 가득한 북 파티에 초대합니다!
슈타이들의 전시 못지않게 기다려지는 것은 언제나 흥미 진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림미술관의 파티다. 대림 미술관에서는 오는 9월 13일 금요일 밤에 열리는 ‘2013 더 북 파티The Book Party’ 소식을 전해왔다. 북 파티에서는 ‘책 읽어주는 뮤지션’이라는 타이틀 아래 책을 사랑하는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질 예정.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북 파티에 참여해보자. 파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과 편안하게 내 마음의 한 줄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참고로 더 북 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지적인 캐릭터의 ‘부엉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림미술관 페이스북(www.daelimmuseum.org)에서 확인할 것. 슈타이들의 전시도 보고, 낭만 가득한 북 파티도 즐기며 가을을 맞이하면 어떨까?
자료 제공 대림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