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된 한옥 형태를 잘 보존한 채 개조한 북촌 전통 공방에서 고려시대와 현대의 금속 입사 작품들을 비교 전시한다.
1 삼해주 기능보유자 김택상 선생이 공방에서 직접 삼해주를 담그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삼해주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삼해주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2 전통문화의 오감 체험을 강조하는 김동환 대표.
3 삼해주가 익어가는 장독대와 얼굴 형태로 디자인한 대형 의자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삼해주 시음 공간. 시음 후에는 선물 코너에서 삼해주와 퓨전 한과를 구입할 수 있다.
디자이너 게타노 페세의 아트 체어가 한옥에 어우러진 공간.
막걸리, 약주, 소주 총 세 가지 삼해주를 맛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진행 중이다.
가회동 돈미약국 옆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길 초입에 자리 잡은 한옥 북촌 전통 공방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공방을 상상했다면 오산. 1백 평 남짓한 공간에는 전통과 현재, 동양과 서양의 문화, 유형과 무형의 문화재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이 펼쳐져 있다. 전통 공방이라는 말 그대로 방문하는 이들이 마음속에 ‘전통의 씨앗’을 품고 가는 이곳은 갤러리, 쇼룸, 민속주 체험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원래 모습을 최대한 살려 현대적으로 개조한 78년 된 한옥에는 한국의 문화재, 장인의 작품이 컨템퍼러리 아트 퍼니처와 어우러져 있다. 또한 서울 지역을 대표하는 민속 명주인 삼해주도 체험할 수 있으니 전통문화를 듣고, 보고, 맛볼 수 있는 종합 문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전통을 통해 미래를 고민하다 “젊은 시절에는 서양의 디자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이를 소개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때 그 문화의 겉모습만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자기비판을 하면서 이제는 우리 것을 이해하고 또 세계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낸 근간인 전통을 통해 미래를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을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김동환 대표는 수박 겉 핥기 식 체험이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과정을 통해 전통의 가치가 비로소 개개인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옛것을 봐야 오늘날의 우리가 보이고, 오늘날의 것이 있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법. 따라서 옛것과 오늘날의 것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제안하려는 마음을 모아 문화 컨설턴트 김양수 씨, 건축가 조용식 씨 그리고 생활 도자 브랜드 이도의 전 대표 김동환 씨가 공방을 열게 된 것이다.
비교 전시를 눈여겨볼 것 북촌 전통 공방은 전통의 가치를 되살려봄으로써 그 발전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한다. 개관 기념으로 은사銀絲나 금사金絲로 그릇 표면을 장식한 고려시대 금속 입사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서울시 무형문화재 입사장 최교준 선생의 작품을 비교 전시한다. 김동환 대표는 “전통이 발전하려면 서로 다른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방에서는 디자인 가구가 한옥과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멤피스Memphis 디자인 운동의 영향을 받은 에토레 소트사스의 테이블, 미국 모던 가구의 대부인 조지 넬슨의 책상 등 서양 디자인사의 시대 정신을 드러내는 작품부터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하고 도예 명장인 유광열 선생의 손맛을 담은 청자도 만날 수 있으니 동서고금의 문화가 한자리에 어우러진다.
소통의 매개, 삼해주 북촌 전통 공방의 또 하나 매력은 고려시대부터 전해오는 서울 지역 대표 가양주(집에서 담근 술)인 삼해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 삼해주 소주장인 이동복 여사의 아들인 김택상 씨(삼해주 기능보유자)가 담그는 법을 직접 가르치고 시음할 수 있는 삼해주를 제조한다. 저온 숙성을 해야 하는 삼해주는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정월의 첫 해일亥日에 밑술을 만들고 12일이나 매월 초 돌아오는 해일에 덧술을 세 번 담가 만드는,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술이다. 여러 번 술을 빚어 맛을 내는 만큼 그 맛이 풍부하니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단다. 김동환 대표는 삼해주 체험 공방을 통해 소실되어가는 전통의 정수를 내외국인에게 선보이며 이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 “좋은 전시를 만나도 뒤돌아서면 쉽게 잊힙니다. 전시를 관람하고 그 여운을 만끽하는 동시에 삼해주의 맛을 음미하며, 다양한 전통문화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니 소통의 매개가 생긴 거죠.” 삼해주 체험 공방은 탁주인 삼해막걸리, 이를 걸러내어 맑은 술을 숙성시킨 삼해 약주 그리고 약주를 증류한 삼해소주를 맛볼 수 있는 시음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또 삼해주를 직접 담가보는 7주 장기 코스와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시음하는 단기 코스를 운영한다. 온 가족이 함께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서둘러 북촌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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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전통 공방 프로그램 즐기기 <금속 미술의 도원을 거닐다>展 고려시대 금속 입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입사장 최교준 선생의 현대 작품들도 함께 전시하니 전통 기법이 현대적으로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삼해주 시음 체험 삼해막걸리, 삼해약주, 삼해소주 총 석 잔을 시음할 수 있는 체험은 1만 원. 삼해주 구매도 가능하다.
삼해주 아카데미 7주 장기 코스 삼해주 제조 과정을 배우고 직접 담근 삼해주를 소장할 수 있다. 매주 1회 진행하며 수강료는 30만 원. 단기 체험 코스 삼해주 유래를 듣고 제조 과정을 배우는 코스. 제조 과정 중 한 가지를 견학할 수 있으며 시음도 가능하다. 수강료는 5만 원. 운영 시간 연중무휴, 오전 9시-오후 6시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가길 1 문의 02-544-8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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