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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디자인 알렉사 릭스펠트_ 콘크리트로 그릇 빚는 디자이너
독일 함부르크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알렉사 릭스펠트. 콘크리트로 그릇을 만들며 디자인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그는 이제 빈곤을 퇴치하는 공정 무역 인형을 만들고, 조향사와 함께 콘크리트 용기에 담은 향수도 개발하며 세상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공생의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콘크리트는 도자기와 유사하지만, 밀도가 높아 견고함이 세라믹에 견줄 바가 아니죠. 또 몰딩 작업을 하면 다양한 형태로 대량생산도 가능하니 무척 경제적인 데다 가마에 굽거나 열처리를 하지 않고 그냥 굳혀서 완성하기 때문에 에너지도 절감하고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소재죠. 세라믹을 대체할 수 있답니다.”
알렉사 릭스펠트의 최신 도자기 컬렉션. 표면은 매트하게 처리하고 내부는 유약을 발라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콘크리트 느낌의 짙은 그레이 톤이 돋보인다. 모두 핸드메이드 작품.

1 담담한 중성 톤의 무광 도자기 시리즈.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원형 접시는 유광과 무광 두 가지로 제작했다.
2 알렉사 릭스펠트가 개발한 신소재 콘크리트로 만든 오너먼트. 얇고 가볍지만 견고한 것이 장점이다.

3 ‘크리에이크트’라는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해 만든 콘크리트 테이블웨어. 2007년 IF 디자인을 수상했다.

알렉사 릭스펠트는 콘크리트 원료 배합에 변화를 주어 수소이온 농도 지수 (pH)를 높이는 특수 처리를 해 음식물과 인체에 무해한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콘크리트 자체를 새롭게 만들 었다는 뜻에서 ‘크리에이크트creacete’라는 이름을 붙인 알렉사만의 콘크리트. 고밀도 고광택 나노 실nano seal 코팅을 더해 오염 방지 기능까지 탁월하다. 그릇 두께도 얇게 만들 수 있기때문에 콘크리트 특유의 육중함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1 매트한 질감을 그대로 살린 콘크리트 원형 접시. 자연석을 갈고닦아 만든 듯하다.
2 서로 다른 문화를 결합하는 창조적 작업 자체를 즐기를 알렉사. 콘크리트 그릇 내부에 일본 옻칠을 입혀 더욱 안전한 그릇 컬렉션 ‘와지마 누리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매끈한 내부와 거친 표면의 대비가 매력 포인트.

3 정갈해 보이는 형태에 투박한 손맛을 더한 도자기 화병과 컵.
4 몰딩 작업으로 만든 직사각형 콘크리트 화병 컬렉션.

콘크리트 그릇? 재료부터 디자인하다 2007년 참신한 콘셉트와 독창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콘크리트 테이블웨어’를 개발하며 단숨에 IF 디자인어워드 콘셉트 부문을 수상,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동시에 의식 있는 디자이너로서 세상과 사회, 이웃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알렉사 릭스 펠트. 전직 모델이던 그는 포르츠하임 대학에서 도예를,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며 디자이너로서 역량을 키웠다. 그가 디자인과 공예를 넘나들며 택한 길은 전통 수공예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하는 것. 이 노력의 결과가 바로 콘크리트 그릇이다. 그가 콘크리트에 눈뜬 것은 재료 연구 시간에 콘크리트를 접하고 나서다. 도예가로서 알렉사는 세라믹과 유사한 성질과 제조 과정을 거치는 콘크리트를 보고 이를 세라믹 대체재로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고. 그리고 이를 계기로 음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기 위해 기술자들과 함께 2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 인체에 무해한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문화를 결합하고 프로듀싱하다 “콘크리트로 만든 테이블웨어는 제 작품이 최초라고 해요. 그만큼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이후 알렉사는 옻칠로 유명한 일본 와지마 지방 옻칠 장인과 협업을 통해 콘크리트 그릇에 옻칠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엔지니어를 자처하는 디자이너, 전통 수공예 기법을 존중하는 공예가. 하지만 알렉사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문화 프로듀싱’이다. 이는 2010년부터 추진해온 빈곤 타파 프로젝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분제 사회인 스리랑카의 여성 경제 자립도는 심각한 상태. 그는 이를 미술 교육과 수공예 인형 제작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알렉사는 스리랑카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고, 아이들 그림을 모티프로 인형을 만드는데, 바로 이 인형을 현지 빈곤층 여성이 수공예로 제작해 수입을 얻는다. 현지에서 생산해서 자연 염색한 유기농 코튼으로 만든 인형은 공정 무역을 통해 수출한다. “저는 이런 모험을 지속해나갈 거예요. 사회와 예술, 전통과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룰 때 생성되는 문화가 최고의 디자인이니까요.”

5 콘크리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액세서리까지 만든다. 실험작이지만 목걸이도 좋은 반응을 얻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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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공방에서 작업 중인 알렉사 릭스펠트.
7 조향사와 함께 유기농 원료로 만든 향수. 용기 뚜껑은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8 콘크리트 컵과 우드 커트러리.
9 스리랑카 어린이 그림을 인형으로 만들었다. 공정 무역을 통해 유통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알렉사 릭스펠트(www.alexalixfeld.com)

글 이정민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