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폴트로나 프라우가 브랜드 탄생 1백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두 명의 디자이너에게 암체어를 주문했다. 주제는 전통적인 업홀스터리upholstery 방식을 이용해 의자를 디자인할 것. 심사는 구조와 형태의 조화, 주어진 주제의 표현, 가죽의 활용과 재해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이루어졌다. 넨도, 다프나 라우렌스 등의 디자이너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수상의 영광은 벤저민 허버트Benjamin Hurbert가 차지했다.
톰 딕슨 이후 영국이 낳은 세계적 디자이너로 통하는 벤저민 허버트. 디자인계에서는 이미 하이메 아욘의 유머와 재스퍼 모리슨의 실용 미학을 뛰어넘은 최고의 차세대 디자이너로 평가받은 지 오래다. 올해는 그에게 특히나 의미가 크다. 스톡홀롬 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더 오크 프루츠 볼’, 폴트로나 프라우의 ‘줄리엣’ 체어, 카사마니아의 ‘마리타임’ 체어까지 세계 굴지의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인 아이템은 그를 더욱 강력한 디자인 아이콘으로 등극시키기에 충분했으니!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세계 곳곳 최고의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 디자이너가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84년 영국에서 태어난 벤저민 허버트는 러프버러Loughborough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2007년에 개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그 후 ‘2009 100% 디자인/블루프린트 어워드’에서 올해의 제품상을, 2010년에 이어 ‘2011 영국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가장 영향력 있는 영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물성. 새로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도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 그는 늘 새로운 소재에 도전한다. 대표적 예가 콘크리트로 만든 조명등 ‘헤비 라이트’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 콘크리트 같은 산업용 소재가 지닌 잠재적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조명등의 핵심인 갓을 최대한 덜 무거우면서 얇은 형태로 제작해야 했는데, 독일 라이프치히의 전문 작업장에서 세라믹 주물 테크닉으로 4mm의 얇은 콘크리트 전등갓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것은 재료나 일하는 방식에서 나옵니다. 공장을 방문해 숙련된 기능공과 대화하는 것에서부터 작업은 시작되지요.”
색다른 재료를 발견하고,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매 순간이 흥미롭다고 말하는 영 크래프트맨young craftman 벤저민 허버트. 그가 나이에 걸맞지 않은 깊이와 통찰로 완성도있는 가구를 선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1 헤비 라이트Heavy Light 주물 콘크리트로 만든 전등갓에 빨간색 전깃줄을 꿴 디자인으로 화이트, 그레이, 다크 그레이 컬러를 선보인다. 영국 조명 기구 회사 데코드decode(www.decodelondon.com) 제품.
2 패들Paddle 오크와 알루미늄 소재로 구성한 LED 조명등. 인더스트리얼 소재와 자연 소재를 병치시킴으로써 심플함과 새로운 형태 모두를 만족시킨 제품이다. 이탈리아 조명 회사 파비안Fabbian(www.fabbian.com) 제품.
3 루퍼Roofer 타일을 한 장씩 올려 지붕 형태를 완성하듯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 사이즈, 컬러를 선택해 자신만의 조명등을 완성할 수 있는 제품. 실리콘 폴리머 소재로 파비안에서 선보인다.
4 침니Chimney 점토로 만든 ‘침니’ 펜던트 조명등.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제품으로, 손으로 빚어 가마에 구워냈다. 영국 브랜드 바이아덕트Viaduct 제품.
5 폰툰Pontoon 심플한 디자인, 부드러운 촉감까지 고려한 오크 원목 소재 테이블. 그레이, 오크, 블루, 화이트, 그린, 블랙 여섯 가지 컬러를 선보인다. 카사마니아 제품으로 디사모빌리(02-512-9162) 문의.
6 더 오크 프루츠 볼The Oak Fruits Bowl 과일을 오랜 시간 볼에 담아두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상한다는 점에 착안해 계단처럼 안쪽 면에 공간이 생기도록 디자인했다. 스웨덴 브랜드 데이비드 디자인David Design (www.daviddesignfurniture.se) 제품.
7 인더스트리Industry 최상의 퀄리티, 미니멀한 재료, 운반의 용이성 등 벤저민 허버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더스트리얼 디테일 원칙을 적용한 모듈 책장. 카사마니아 제품으로 디사모빌리 문의.
8 스피닝Spinning 팽이에서 모티프를 얻은 조명등. 짙은 바이올렛 컬러, 반짝이는 질감이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모던한 공간에 포인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노르딕디자인 by 이노메싸(02-3463-7752) 문의.
9 마리타임Maritime ‘2011년 브리티시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 제품으로 선정된 체어. 시트 부분에 패딩과 패브릭, 가죽을 접목, 시트는 벨크로로 연결해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카사마니아 제품으로 디사모빌리 문의.
10 가먼트Garment 한 장의 천을 폴레우레탄 폼에 감싸 만든 의자. 커버는 쉽게 벗길 수 있어 계절이나 트렌드에 따라 교체하기 편리하다. 카펠리니 제품으로 밀라노 디자인 빌리지(02-516-1743) 문의.
11 줄리엣Juliet 르네상스 시대 의복의 줄리엣 슬리브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제품. 삼각 패턴으로 접은 가죽 시트의 입체적 디테일이 멋스럽다. 폴트로나 프라우 제품으로 밀라노 디자인 빌리지 문의.
12 포드Pod 높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앉은 사람을 폭 감싸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의자의 독특한 형태는 리사이클링한 펠트 소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데 포름(www.devorm.nl) 제품.
자료 협조 www.benjaminhubert.co.uk
- design is power 메이드 인 벤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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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의미가 충만하고 일상에 완벽하게 스며드는 디자인으로 공간에 실용 미학을 더하는 벤저민 허버트의 생활 가구. 재료와 구조를 이해하는 영 크래프트맨의 작품을 소개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