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처럼 맑고 청아한 바람
바람 풍風, 소리 경磬. 바람이 불 때 나는 소리를 뜻하는 풍경. 중국에서 유래한 풍경은 쇠로 작은 종 모양을 만든 후 그 안에 추를 달고 밑에는 물고기 모양의 조각을 매달아 바람이 부는 대로 자유롭게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내도록 고안한 것이다. 여름 나기를 위해 만든 것은 아니지만, 바람 따라 울려 퍼지는 청아한 소리는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층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1 소리는 나지 않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새장 속 나뭇잎이 인사를 하고 새가 지저귀는 듯한 모습이 연상되는 종이 모빌은 텐바이텐 판매.
2 솟대 위를 장식하는 나무 새를 한 줄로 엮고 맨 아래 종을 달아 바람이 불 때마다 소리가 나는 풍경. 서로 다른 길이로 제작한 솟대 풍경 세 개를 창밖에 있는 나뭇가지에 리드미컬하게 걸어놓았다. 발을 친 듯한 느낌도 들고, 풍경의 하모니를 듣는 듯한 풍부한 울림이 독특하다.
솟대 풍경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판매.
3 바람이 드나드는 창가 식탁 위에 도자기 풍경 세 개를 펜던트 조명등처럼 달았다. 풍경 줄 중간에 작은 집게를 이용해 메모나 그림을 꽃아두는 것으로 장식성뿐만 아니라 실용성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사실. 도자기 풍경은 향연, 머그와 쿠션은 8colors 제품.
4 나무 한 그루를 배경으로 창가에 청량한 느낌을 선사하는 청화백자 풍경을 걸어놓았다. 바람 따라 청아한 울림을 전하는 풍경은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준다. 청화백자 풍경은 토요 제품.
보일 듯 말 듯, 부드러운 바람이어라
햇빛은 가리되 바람은 그대로 들이는 발, 바람 따라 움직이며 기운을 불어넣는 모빌. 무더위 속에서도 생기발랄하게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혜, 바로 발과 모빌에서 찾아볼 일이다.
1 원래 발은 빛을 가리고 시선을 차단하는 목적이 크지만, 나무살 사이로 파고드는 보너스 같은 바람은 여름이기에 느낄 수 있는 묘미. 쪽빛 발을 현관문 앞에 달아놓으니 마치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쪽염과 벌집 패턴으로 한층 세련된 느낌이 돋보이는 대나무 발은 중요무형문화제 제114호 염장 조대용 씨 작품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판매.
2 테라스에서 즐기는 오후의 티타임. 다양한 색상으로 물들인 누에고치와 반투명한 나뭇잎을 교차해 엮은 모빌 세 줄을 긴 나뭇가지에 일렬로 고정해 발처럼 연출했다.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착각! 기분 좋은 오후를 위한 분위기 메이커로 손색없다. 컬러 누에고치 모빌은 향기정원 제품.
3 하늘을 나는 새,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바람을 따라,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제각각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하늘을 날고 바다에 풍덩 빠진 듯한 시원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물고기 모빌은 카드 종이로, 새는 우드 패널로 제작한 것으로 모두 에이치픽스 판매.
4 앞・뒷면의 색이 서로 다른 기하학 패턴 조각과 동그란 추가 바람과 공기 흐름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모빌은 활기찬 리듬을 선사한다. 보는 각도와 바람의 방향에 따라 형태와 색깔이 달라지는 모빌 ‘리듬’은 루밍 판매.
스타일링 김지영(K,one) 어시스턴트 황인영
- 풍경∙모빌∙발 바람이 지나는 길
-
무더운 여름이 낭만적인 이유? 열기를 식혀주는 반가운 소나기처럼 이따금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있기 때문 아닐까. 곁에 두고 싶은 여름날의 바람. 이를 공감각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바람이 지나는 자리에 풍경, 모빌, 발 등을 걸어보자. 바람을 기다리는 마음까지 고이 담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