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파인 나뭇결을 살리다
고재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죽은 나무를 그대로 말려서 사용하는 것. 다른 하나는 집, 가구, 배 등을 만들 때 사용했던 나무 패널을 뜯어 재활용한, 오래된 자재라는 뜻이 있다. 요즘은 날것 그대로의 매력을 강조하는 ‘로가닉rawganic’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원형 그대로의 고재를 사용하는 게 인기.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기보다는 골이 깊게 파인 나뭇결을 살리고, 나무 형태 자체를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1 뿌리로 이어지는 밑동 형태를 그대로 살린 고목을 테이블 다리로 만들고, 상판은 배에서 뜯은 나무 패널을 이어 붙여 완성했다. 이미 오랜 시간 건조되고 사용했던 고재라 뒤틀릴 염려가 없다. 고재 테이블은 메종뒤샤에서 제작 판매. 테이블 위 패브릭 냅킨은 에이트컬러스 제품.
2 굵은 나뭇결 자체가 전체적인 형태미까지 완성하는 고재를 사용해 스탠드 조명 기구를 만들었다. 마치 샤워기를 연상케 하는 심플한 철제 프레임에 고재 하나만 덧대었을 뿐인데 실내에 나무 한 그루를 들여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고재 플로어 스탠드는 메종뒤샤 제작 판매. 사이드 테이블은 원통형 나무를 사각형 큐브가 되도록 모은 후, 네 면만 평평하게 다듬어 완성한 디자이너 피트 하인이크 작품으로 스페이스 크로프트 판매. 의자로 재활용한 수레 역시 고재 패널로 만든 것으로 함께 매치한 빈티지 쿠션까지 라마라마 플라워 제품. 사이드 테이블 위 흰색 도자기 병은 바다 디자인 아틀리에, 나침반 케이스는 라마라마 플라워 제품. 바닥에 놓은 선풍기는 키스마이하우스, 닻 모양을 프린트 한 쿠션은 애블린굿즈 제품.
고재 패널의 무한 변주
가구나 건축 자재로 썼던 나무 패널, 즉 오래된 자재로서의 고재는 낡고 닳은 가운데 생성된 자연스러운 느낌과 견고해진 조직 덕분에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튼튼한 목재로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요즘은 동남아시아 등에서 배를 만들 때 사용했던 고재가 인기를 끄는데, 바닷물에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하면서 그 조직이 촘촘해져 여느 목재보다 튼튼하다고. 게다가 채색된 부분이 자연스럽게 벗겨진 부분은 장식적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사실!
1 각기 다른 색상의 고재 패널을 이어 붙여 침대 헤드보드를 만들었다. 각목으로 사각형 프레임을 짠 후 그 위에 패널을 고정하면 헤드보드와 벽 사이에 공간이 생겨 보다 입체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침대 헤드보드 위에 사슴뿔처럼 보이는 오브제는 죽은 나뭇가지를 주워 말린 후 제작한 것이다. 헤드보드 패널은 윤현상재, 벽면에 설치한 나뭇가지 오브제는 메종뒤샤 판매. 인더스트리얼 스탠드 조명 기구는 라마라마 플라워, 침구 세트는 애블린굿즈 제품.
2 고재로 만든 테이블과 와인 박스로 만든 수납장 그리고 배에서 나온 나무 상판과 철제 부품으로 만든 의자. 소박하지만 멋스럽고, 간결해 보이지만 튼튼한 것이 바로 고재로 만든 가구의 미덕. 별도로 마감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고재 테이블은 스타일리스트 제작, 의자는 카레디자인 제품. 고재 박스는 라마라마 플라워, 블랙 스탠드는 키스마이하우스, 토끼 목각 인형과 철제 바구니는 이노메싸 제품. 투명 유리병은 바다 디자인 아틀리에 제품.
3 건축 자재로 사용했던 목재를 분해해 만든 책장. 고재 특유의 안정감 깃든 빛깔과 뒤틀림 없이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 책장은 라마라마 플라워 제작 판매. 맨 위 칸에 놓은 저그는 에이트 컬러스, 그 아래 칸에 있는 화이트 도자기 티포트와 커피잔 세트는 이노메싸 제품. 맨 아래 법랑 주전자와 솔은 에이트 컬러스 제품.
4 고재 패널을 벽걸이 장식으로 만든 후, 여기에 행잉 바스켓을 걸쳐놓고 화분을 넣으니 작은 수직 정원이 완성되었다. 고재 패널은 윤현상재에서 판매한다.
생활 속으로 뻗은 나뭇가지
나뭇가지는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훌륭한 고재. 가지치기를 한 후 남은 나뭇가지나 숲 속에 버려진 나뭇가지 중 적당한 굵기와 자연스러운 굴곡을 지닌 것을 선택, 원하는 길이로 자른 후 이를 잘 말리면 장식 오브제 및 살림살이로 재활용할 수 있다. 단, 껍질이 지저분한 것은 벗겨낸 후 건조시키는 게 좋고, 용도에 따라 매끄럽게 다듬어 쓰는 것이 좋다.
1 숲에서 주운 긴 나뭇가지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연 빨래 건조대 및 옷걸이를 만들었다. 철공소에서 철제 스탠드 다리 두 개를 제작, 나뭇가지 양쪽을 받쳐놓는 것으로 다목적 행잉 스탠드 완성. 철제 스탠드 길이를 달리 제작하면 파티션 또는 행잉 스크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나뭇가지 행잉 스탠드와 리넨은 메종뒤샤 제작 판매. 목각 새 오브제는 패브디자인 제품.
2 손잡이가 부러진 화구 박스. 나무껍질을 그래도 살린 나뭇가지를 손잡이로 대체하고, 이를 잡지꽂이로 재활용했다. 오래된 화구 박스에 새로운 목재를 활용해 손잡이를 만들어주는 것보다 이렇듯 자연 그대로의 나뭇가지를 조화시키면 고풍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잡지꽂이는 메종뒤샤 제작 판매. 침대 밑에 놓은 와인 박스와 트렁크는 라마라마 플라워, 고재로 만든 의자는 피트 하인이크 작품으로 스페이스 크로프트 판매. 이불은 애
블린굿즈 제품.
스타일링 김지영(K,one) 어시스턴트 황인영 제품 협조 라마라마 플라워(02-794-8957), 메종뒤샤(031-719-1703), 바다 디자인 아틀리에(02-592-5342), 스페이스 크로프트(02-391-0014), 에블린굿즈(070-8804-6495), 에이트컬러스(070-8654-3637), 윤현상재(02-540-0145), 이노메싸(02-3463-7752), 패브디자인(02-571-8060), 카레디자인 (02-545-9871~2), 키스마이하우스(011-471-1033)
- 로가닉 스타일 고재를 활용한 데코 아이디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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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끊임없는 가운데 언제나 그 화두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나무. 특히 건축자재와 가구 그리고 숲 속에 버려진 나뭇가지에 이르기까지 고재에 대한 관심은 변함없다. 특별한 가공 없이, 있는 그대로 우리 생활 속에 들여놓을 수 있는 고재의 무한 변신, 그 매력 속으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