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연주하며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스스로에게 치유의 시간이 된다는 것. 수많은 멜로디와 화음으로 이루어진 음악을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등 감정으로 표현해 공유하면 스트레스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촌 집에 놀러 간 소년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가 쫑긋했다. 희고 검은 건반 사이로 새어나오는 도, 레, 미.... 사촌이 알려주는 건반을 따라가보니 곧잘 소리가 맞아들었다. 그날 이후 어머니를 졸라 피아노란 물건과 붙어 살았다. 피아노 교습소조차 흔치 않던 시절이라 음대 학생에게 개인 교습을 받으며 초등학교 내내 피아노에 몰두했다. 5학년 때 콩쿠르에 나간 소년은 덜컥 1등을 했고, 이를 계기로 피아노 하나만 믿고 낯선 미국 땅을 밟았다. 이곳에서 만난 클라렌스 애들러 Clanrence Adler 교수는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친할아버지처럼 음악회에 갈 때마다 소년의 손을 꼭 잡고 데리고 다니며, 자신이 부임하는 컬럼비아 예비 학교로 소년을 진학시켰다. 비록 클라렌스 애들러 교수는 소년과 만난 지 3년 만에 세상을 떠났지만, 소년은 평생 그와 함께한 음악적 교감을 잊지 못한다. 동화 같은 이 이야기는 내가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사연이다.
음악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지만, 피아노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 곁에 다가왔다. 전기 같은 이야기로 서두를 여는 이유는 피아노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대부분 유치원 때부터 한 번쯤 피아노를 취미로 배워봤을 거다.
수천 명, 수만 명의 학생이 피아노를 배우지만 정작 음악을 즐기는 이는 몇 되지 않는다. 음악을 느끼고 감동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어떤 동작이나 행위를 반복해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음악을 한다는 것. 시험곡은 100% 잘 연주하지만, 정작 연주곡을 연주하지 못한다면 정녕 음악가라고 할 수 있을까. 현실은 성적을 잘 받는 게 우선이지만, 그 이전에 음악을 어떻게 교감할 것인지부터 생각해보자. 이는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음악이란 감정을 갖고, 감동하는 것
음악 역사가 시작된 이래 왕이나 귀족,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의 인격을 경험하기 위해 악기를 배워왔다. 훌륭한 연주자가 되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니, 즐기기 위한 것이라면 어느 나이에 시작하건 관계없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최근 직장인이나 주부들 사이에 피아노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피아노를 배우는 아마추어 마음과 프로 입장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음악이 주는 행복함’이라고 말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스스로에게 치유의 시간이 된다는 것. 피아노가 주의력결핍장애 아동의 주의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논문이 있을 정도로 현악기나 타악기에 비해 피아노 소리는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이는 소리의 울림이 깊고, 건반 하나 하나를 두드려 소리를 내는 피아노 치는 행위 자체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피아노는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
뿔뿔이 방으로 흩어져 TV 보느라 정신없는 가족을 한데 모으고, 한산한 갤러리에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피아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피아노를 치면서 느끼는 스스로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해보길. 피아노가 잘 쳐지지 않아 화가 날 때는 건반을 ‘쾅’ 두드려보기도 하고, 연주가 잘될 때에는 신나게 웃어보기도 하며. 수많은 멜로디와 화음으로 이루어진 음악을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등 감정으로 표현해 공유하면 스트레스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감정의 공유는 또 다시 피아노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멋진 피아노로 시작하고 싶은 욕심은 이해하지만 피아노 초보자라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저가 악기부터 시작해보자. 고가의 피아노는 1천만 원을 훌쩍 넘는데 비싼 악기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 이마저도 부담스러울 경우 피아노 학원이나 연습실을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니, 피아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 피아노를 배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음악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글 김영교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교수)
모차르트부터 쇼팽, 체르니까지 모든 피아노 교향곡을 섭렵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겐 부담스러운 일이다(음악가인 나조차도 다음 연주회에 들어갈 곡을 항상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삼는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하고 싶은 5월의 피아노곡은 리스트 Liszt. 2011년은 리스트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선 `피아니시모Pianissimo!` 란 주제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을 비롯해 덕수궁의 고궁 음악회, 도심 곳곳에서 프린지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집에서 앉아 MP3로 음악을 듣는 것도 방법이지만, 공연장에서 연주자의 실제 연주를 듣는 것과 천양지차다. 피아노 건반 사이로 움직이는 동작, 표정, 감탄까지 느끼는 것이 진정으로 피아노를 즐기는 것이다
행신동 한은정 씨 생활비 모아 마련한 그랜드피아노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었던 심우용・한은정 씨 부부는 작년 여름 행신동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한은정 씨는 이사 오기 1년 전부터 생활비를 차곡차곡 모아 그랜드피아노를 살 계획을 세웠고, 집을 지을 때 피아노 놓을 자리부터 잡아두었다. 결국 2층에 들어갈 마감재 예산까지 줄여 피아노를 구입했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치고 싶었던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음악 시간에 치는 풍금으로 대신했다. 언젠가부터 플래시 음악으로 수업을 대신해 피아노 칠 자리를 잃었고, 따로 시간을 내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레슨을 받은 지 3년째. 클래식 마니아인 남편은 아내에게 녹턴, 리스트의 곡을 연습시킬 정도로 지극 정성이다. 또 엄마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본 딸 소연이도 덩달아 피아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영원한 관객이자 평론가인 남편, 환상의 협주자인 딸과 함께여서 피아노 치는 엄마는 오늘도 행복하다. 시공 건축집단 엠에이(02-792-7504)
피아니스트 김영호 씨 비밀스러운 피아노 방이 열리다
피아노 방 안엔 두 대의 그랜드피아노가, 거실엔 야마하의 하이브리드 피아노 아방가르드 N2가 있다.
1 피아노 방 안에 있는 두 대의 그랜드피아노. 왼쪽은 프랜버그, 오른쪽은 그가 미국에서부터 함께 한 40년지기 스테인웨이 피아노다.
2 수많은 악보를 정리하기 위해 방 안에 수납장을 따로 만들었다. 수납장 위에 놓인 사진은 미국에서 그의 첫 스승이던 클라렌스 에들러.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김영호 교수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동부이촌동 빌라에 산다. 그는 6년 전 직접 평면도를 그려 건축가 부상훈 씨에게 레노베이션을 의뢰했다. 이때 슬라이딩 도어로 거실과 연결이 가능한 피아노 방을 요구했는데, 건축가는 90도로 열리고 바퀴가 달린 더욱 스펙터클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피아노 방은 문을 닫았을 때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고, 문을 열었을 땐 마치 공연장처럼 드라마틱하게 변신한다. 왜 피아노가 두 대냐고 물었다. 피아노곡 중 큰 레퍼토리가 협주곡인데, 집에서도 오케스트라 파트를 연습하기 때문에 두 대의 피아노가 필요하단다. 40년지기 스테인웨이 Steinway&Sons 피아노에 앉은 그의 모습은 음악 앞에서 한없이 순수해지는 피터팬 같았다.
삼익악기 아트 포르테
피아노에 꽃핀 예술
삼익악기와 가나아트갤러리가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가들과 협업하여 완성한 아트 포르테. 중국 작가 리진 Li Jin은 그랜드피아노로 ‘민이식위천 民以食天’이란 작품을 만들었다. 이는 ‘백성에게 먹는다는 것은 하늘같이 귀한 일’이란 뜻으로 피아노 위에 평소 그가 먹고 싶은 음식을 그려 넣고,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한문으로 적어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인도네시아 작가 좀펫 쿠스비다난토 Jompet Kuswidananto는 갈색 피아노 전반에 콩테와 연필로 실크로드를 그려 동서양이 음악으로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두 번째 아트 포르테시리즈도 선보일 예정이라니, 피아노 아트라는 색다른 예술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제품 협조 삼익악기(032-453-3323)
장소 협조 KCDF갤러리(02-732-9383)
남양주 변성환 씨 세상에 하나뿐인 아빠표 피아노
(왼쪽) 변성환 씨가 처음으로 만든 나무 피아노가 거실에 놓여 있다. 나무 옷을 입었지만 분리하기 쉽고, 무게가 가벼워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오른쪽) 첫 번째 피아노를 투명 오일 스테인으로 마무리했다면, 마당에 놓인 두번째 피아노는 수성 스테인을 칠한 후 왁스로 마감해 반들반들하다.
변성환 씨는 여동생이 쓰지 않는 야마하 키보드를 가져와 두 딸아이에게 기쁜 마음으로 선물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까맣고 못생긴 키보드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바닥에 있는 키보드를 밟기까지 했다. 집 안의 골칫덩이로 전락한 키보드를 보다 못한 변성환 씨는 나무를 이용해 피아노를 리폼했다. 가문비나무 집성목으로 기본 피아노 모양의 틀을 만들고, 투명 오일을 칠해 은은한 색을 더했다. 서윤, 서진이는 감쪽같이 바뀐 나무 피아노에 반해 이젠 피아노 앞을 떠날 줄 모른다. 경치 좋은 남양주 전원주택에 귀여운 두 딸의 피아노 소리가 매일 울려 퍼지니, 아빠로선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단다.
피아니스트 이경숙 씨 자식처럼 아끼는 네 대의 피아노
(왼쪽) 환한 표정으로 피아노 방 안에 서 있는 피아니스트 이경숙 씨.
(오른쪽) 핸드메이드로 만든 파지올리 피아노는 가장 최근에 구입한 피아노다. 예쁜 외관만큼 모차르트, 하이든 같은 음악과 잘 어울린다. 가장 오래된 피아노 볼드윈(안 쪽)에서 풍겨나오는 깊이 있는 선율을 좋아한다고.
한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커티스와 친구들’의 음악 대표인 이경숙 씨.
전원주택에 살던 그가 주상 복합 아파트로 이사를 온 것은 3년 전. 거실 뒤 피아노 방을 만들면서 방음벽을 시공했고 이곳에 셋째인 파지올리 Fazioli와 맏이 볼드윈 Baldwin을 두었다(그는 자식처럼 아끼는 피아노를 이렇게 묘사했다. 둘째 스테인웨이와 막내 카와이 Kwaii는 연습실에 있다). 무엇보다 공동 주거 공간에서 그랜드피아노를 치는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섰지만, 방음벽 덕에 한밤중에 연습을 해도 이웃에 전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수집한 고가구와 빈티지 가구는 집 안 곳곳에 어우러져 색다른 조화를 이룬다.
피아노도 수납이 필요하다
case 1 가벽 뒤 피아노를 숨기다 이 방에 처음 들어서면 피아노가 보이지 않는다. 침실에서 계단을 3칸 오르니, 가벽 뒤 숨어 있던 피아노가 나타난다. 방 구조를 입체적 단층으로 처리해 가벽 앞면은 책꽂이로 만들고, 뒤편엔 피아노를 두었다. 시공 한성아이디(www.hansungid.com)
case 2 책장 사이 피아노 수납하기 아이들 공부방을 꾸밀 때 애초부터 피아노 둘 자리를 생각한 케이스. 책상을 마주하고, 책꽂이 사이에 피아노를 둬 아이들이 공부하다 지치면 언제든지 피아노에 앉아 놀 수 있도록 했다. 또 피아노 옆에 칠판이 달린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악보를 그리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이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시공 이길연(www.cyworld.com/kilyeon76)
오페라 스타 김수연 씨
동심의 미니 그랜드피아노
최근 케이블 TV에서 방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페라 스타>의 멘토로 활약 중인 성악가 김수연 씨.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의 집엔 앙증맞은 미니 그랜드피아노가 있다. 피아니스트인 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접하며 자란 그는 미국에 살 때 딸을 위해 미니 그랜드피아노를 구입했다.
주상 복합 아파트인 그의 집엔 특이하게도 부부 침실과 딸아이 방 사이 공간에 피아노가 놓여 있다. 통로에 놓인 피아노 덕에 집 안 가득 음악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 오페라에서 피아노는 화려한 무대 뒤 숨은 조력자지만, 그의 집에서 피아노는 당당히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악보 만드는 삼호뮤직
점심 먹고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회사
<간추린 체르니 100> <하농> <미치도록 쉬운 기타> 등 우리가 사용하는 숱한 음악 교재를 만들어온 음악 전문 도서 회사 삼호뮤직.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이 회사는 건축가 승효상 씨가 디자인한 남다른 사옥에 자리한다. 악보를 만드는 회사라 직원 중 다수가 음악 전공자인데, 그들은 1층의 넓은 로비에서 그랜드피아노와 색소폰, 트럼펫 등의 악기를 스스럼없이 연주한다. 무엇보다 30대의 젊은 CEO 김두영 씨는 직원들과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걸 즐긴단다. 음악 안에서라면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왼쪽부터 피아노를 치고 있는 편집기획부 류민지 씨, 피아노에 기대선 CEO 김두영 씨, 소파에 앉아 있는 편집기획부 정소영 씨, 디자인실 정윤수 씨, 디자인실 윤희정 씨. 촬영 협조 삼호뮤직(1577-3588)
헤이리 금산갤러리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미술관
거대한 나무가 건물에 그림처럼 걸려 있는 헤이리의 금산갤러리. <신 伸 인상전 기지개를 펴다>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엔 박경선, 이은채, 조영진 등 젊은 회화 작가의 작품들로 생기가 넘쳤다. 무엇보다 갤러리의 중심에 자리한 피아노 존재가 눈에 띈다. 전시 오프닝을 기념해 <미술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열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 피아노가 갤러리에 창가에 놓여 있다. 관람객에게 작품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자 하는 금산갤러리의 배려로, 누구든 이곳에서 음악과 미술의 예술적 호사를 즐길 수 있다. 촬영 협조 금산 갤러리(031-957-6320)
피아노가 놓일 명당
(왼쪽) case 1 주한 스웨덴 대사 라르스 바리외 Lars Varg 씨는 시인 겸 화가로도 활동 중이며, 부인 에바 Eva 씨는 한지 공예가로 공동 전시를 앞두고 있다. 예술적 기운이 가득한 그들의 대사관저엔 피아노가 거실 끝에 놓여 있다. 통로를 지나는 입구이자, 주방 옆이기도 한 이 자리는 집 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가장 잘 울려 퍼지는 위치란다. 또 여러 사람이 거실로 모일 때 시선을 한데 모으기에는 이 모퉁이 자리가 가장 좋았기에 피아노 자리로 낙점했다.
(오른쪽) case 2 분당에 사는 진연희 씨는 아들 완준 씨 덕에 멋진 신시사이저 연주를 공짜로 감상한다. 대학에서 보컬을 전공하려는 고3 수험생 아들은 자신의 방에서 연주하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 좋을 땐 거실 평상에서 엄마를 위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앉은뱅이 책꽂이를 겸하는 평상은 신시사이저는 물론 스피커, 일렉트릭 기타 등을 함께 놓아도 충분할 만큼 넓다. 그는 5월에 <슈퍼스타 K 시즌 3>에 나갈 예정이라니 예비 스타의 연주 실력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시공 바오미다(02-511-4702)
모벨랩에서 발견한
100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덴마크 빈티지 피아노
마치 풍금처럼 생긴 이 피아노는 100여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맑은 소리를 낸다. 무게가 제법 가벼워진 요즘 피아노와 달리 속에 철심이 내장되어 있어 무거운 게 흠이고, 기존의 피아노보다 한 옥타브가 짧지만, 슬림하고 앙증맞은 디자인에 모든 게 용서된다.
크고 화려한 피아노보다 소박한 빈티지 피아노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와 공간에 매치하기에 오브제로서, 악기로서 역할을 두루 만족시킨다. 피아노 상판을 올리지 않을 땐 그 위에 오브제를 장식해 가구로서 역할도 대신한다.
빈티지 피아노, 한스 웨그너의 테이블과 카이 크리스티안슨이 디자인한 로즈우드 사이드보드, 피아노 앞에 놓인 그린 암체어, 테이블 앞 카우 혼 의자는 모두 모밸랩 제품. 사이드보드 위 화기, 테이블 위 컵과 접시는 모두 이서 제품. 촬영 협조 모벨랩(02-3676-1000), 이서(02-512-3686)
참고 도서 <위대한 피아니스트>(나남)<피아노 음악>(계명대학 출판부)<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 2.>(살림)<피아노를 읽는 책>(상지원)
- [리빙 디자인] 피아노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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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 집에 피아노가 있나요? 언젠가부터 뚜껑이 닫힌 채 말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진 않나요? 최근, 잠시나마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성인들 사이에 피아노를 배우려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한 만큼 피아노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지요. 학습이 아닌 개인의 즐거움을 위한 치유의 도구로 피아노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행복이가득한집>에서는 피아노의 존재를 재조명해보려 합니다. 피아노가 놓인 멋진 풍경, TV 대신 피아노를 통해 가족의 행복을 찾은 이야기,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으로 선보인 최신식 피아노까지. 피아노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을 들려드립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