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그림이나 조각 등 순수 미술과는 다르다. 바로 장소성 때문이다. 대지의 해석을 통한 건축가의 건축적 연출 능력과 의지에 따라 색다른 성격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 한적한 등산로 아래 자투리땅에 지은 주택 ‘반포 577’은 마치 하나의 극작품을 보는 듯 반전이 있는 공간이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묵직하게 서 있는 외벽이 다소 폐쇄적인 느낌을 주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중정을 통해 사면이 확 트인 개방감이 느껴진다. 또한 각 층이 단절되지 않고 시각적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한편으로는 독립적이기도 한 이 3층 주택은 연속되는 반전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악조건을 장점으로 극복한 세모 집 가족 중에 집을 설계하고 짓는 건축가가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건축가 이성관 씨를 든든한 ‘백’ 삼아 누구나 부러워하는 개성 만점의 세모 집을 갖게 된 이성란 씨. 여기서 ‘백’이라는 것은 비단 설계 비용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높은 축대 위에 있는 낡은 주택은 세모 땅이라 다시 지으면 건폐율이 문제가 될 수 있었죠. 바로 뒤에 녹지가 있다는 장점 외에는 모두 악조건이었지만 오빠라면 해결해줄 수 있겠다 싶어 덜컥 샀어요.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땅이라 무척 좋은 조건으로 구입했고요.”
(왼쪽)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반포 577. 삼각형 모양이 특징이다.
십수 년 전, 이성관 씨가 아파트를 레노베이션했을 때도 그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똑같이 레노베이션했다는 이성란 씨. 오빠가 양수리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하자, 그 역시 마당 있는 주택을 꿈꿨단다. 주거 공간에 관해서라면 200% 믿을 만한 롤모델이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건축가 가족을 두었을 때 얻는 가장 큰 혜택이 아닐까?
집은 비스듬한 경사면 축대 위에 들어섰다. 축대 아랫부분에 널찍한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 한쪽은 DIY를 할 수 있는 창고로 활용할 예정이다. 계단을 올라 1층 현관문으로 들어가면 정면 복도를 따라 콤팩트한 거실이 펼쳐지고, 중정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으로 꽤 넓은 주방과 다이닝 룸이 자리한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계단을 오르면 2층에 부부 침실과 서재가 있고, 3층에 게스트 룸으로 사용하는 침실과 그 침실을 통해 올라가는 다락방, 또 서재와 메인 욕실이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효율성이 낮은 세모꼴 집인데도 평수에 비해 넓어 보이는 것, 가운데 중정을 둔 ㄷ자형의 설계로 건폐율을 높인 점도 흥미롭다. 또한 이 집은 외벽과 맞닿은 벽면이 모두 비스듬한 것이 특징이다. 건축가는 평면이 삼각형이라 땅과 만나는 입면도 수직일 필요가 없다고 아예 발상을 전환했다. 벽도 기울어지고, 지붕도 기울어져 사선으로 범벅된 집은 그 때문에 단순한 구조인데도 무척 조형적으로 느껴진다.
(오른쪽) 50평 남짓한 대지 규모에 비해 무척 쓰임새 있는 구조와 온전히 내 마당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춘 반포 577
1 건축가 이성관 씨.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아직도 자신과 대결하면서 작품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아가는 60대 건축가에게서 예술과 창작에 대한 집념이 느껴진다.
2 대문과 현관 사이. 집으로 들어가는 전실은 천장을 오픈해 개방감이 느껴진다.
또한 언덕 위의 마지막 집이라는 한계점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뒷산이 남쪽이고, 산과 맞닿은 바로 아래 집이기 때문에 이웃집이 모두 이 집을 바라보는 형국. 하지만 2층, 3층으로 오르는 계단 옆으로 창을 내면 옆집에서 다 들여다보이는 것이 문제였다. 꼭 필요한 채광을 들일 수 있는 정도로만 창을 내고 대신 언덕과 맞닿는 면을 오픈했다는 이성관 씨. 최소한의 빛을 들이기 위해 천장 아래 작게 뚫은 창은 오히려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해준다. 도심 속에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한적한 다실을 통해 바라보이는 창문 밖 고층 아파트 모습이 무척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건폐율 규정을 극복하기 위해 마치 사과 한 입 베어 문 것처럼 가운데를 사다리꼴 형태로 파내 천장이 오픈된 중정을 만들었죠. 대지가 작을 때는 마당과 집을 딱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어요. 집 따로 마당 따로 구분 지으면, 마당은 오픈된 공간이 되고 주거 공간의 면적만 줄어들 뿐이지요. 건물로 대지를 꽉 채우고 그 안에 마당을 들이면, 마당은 무척 프라이빗하면서 동시에 집 안에 빛과 바람, 자연을 들이는 산소통이 됩니다.”
비 오는 날이면 마당에 나가 비도 맞고 속옷 바람으로 바람을 쐬는 그러한 생활을 즐기고 싶은 이가 많을 터. 하지만 요즘은 집 주변으로 많은 시선이 있기 때문에 결국 마당이 자기 마당이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늘 창밖에서 바라보지만 정작 나가지 못하는 현대의 주거 공간 속 마당은 우리네 전통의 ㅁ자형 주거 양식을 도입해 극복했다. 그 덕분에 마당은 밖으로는 굉장히 방어적이지만, 안으로는 활짝 열려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었다.
(왼쪽)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된 1층 평면도
(오른쪽) 1층 중정으로 통하는 복도를 지나면 삼각형 모양의 작은 거실이 나온다.
1 다이닝 룸의 식탁은 유리 상판과 펀칭 디테일이 돋보이는 마리오 보타의 작품으로 인터 CK에서 맞춤 제작했다.
2 계단 아래 공간은 수납장과 화장실이 자리 잡았다.
집은 사는 이에 의해 평가된다 값비싼 외장재를 사용하고 가구나 실내 마감재에 힘주는 대신 심플한 박스 형태, 징크 zink(부식되지 않아 외장재로 사용하는 철판 소재)와 노출 콘크리트, 페인팅 등 베이식한 마감재로 건축비를 절감했다는 이성관 씨. 그는 효율적인 설계에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는 건축가다. “집을 지을 때도 선택과 집중 이론은 중요합니다. 재료를 선택하는 것부터 가구 세팅까지 전반적으로 고밀도로 하는 것은 무척 비효율적이지요. 집중할 곳과 버릴 곳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바로 전문가의 눈입니다.”
그는 건축비를 절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일반적으로 층고를 3.3m로 결정짓지만 사실 좀 더 낮춰도 된다는 것. 보를 없애고, 편편한 지붕을 시공하면 층과 층 사이 높이를 2.85m까지 줄일 수 있단다. 두세 계단이 줄어드니 그만큼 내ㆍ외장재도 줄어 건축비가 절감되는 것은 물론 이것이 세월로 축적된다면 궁극적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일본은 작은 공간에 익숙하지요. 복도 폭을 예로 들면, 미국은 보통 90cm를 쓰지만 일본은 75cm가 통용됩니다.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사용하지요. 그런데 우리는 물 쓰듯 복도나 천장고 등도 굉장히 후하게 쓰고 있어요. 낭비가 많지요. 요즘 짓는 주상복합이나 빌라 등에는 복도 폭을 180cm로 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기능적인 것뿐만 아니라, 팔 때의 재산 가치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사를 해야 할 상황에 부딪히면 부동산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집의 주인이 영원할 수는 없지요. 어떤 일로 처분해야 할 때 또다른 사람이 살아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가져야 합니다. 건축주가 특이한 걸 요구할 경우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 또한 건축가의 역할입니다.”
(왼쪽) 2층 평면도.
(오른쪽) 층별로 나뉜 공간은 따로, 또 하나로 소통한다. 공간이 소통되어 보이도록 유리 마감재를 많이 사용했다.
1 비스듬한 벽과 벽 사이에는 작은 세모 모양 창을 뚫어 공간에 조형적인 느낌을 더했다.
2 2층 침실에서는 3층 침실 창문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다.
이 집 주인 이성란 씨의 가족 구성은 비교적 단출하다. 큰딸은 결혼했고, 두 남매는 유학 중. 하지만 방학 때마다 집을 찾는 남매와 출가한 딸의 가족 모두 집에 머무는 일이 흔하다. 1층, 2층, 3층, 다락방까지 공간 구분이 확실해 여러 세대가 함께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적재적소에 수납장을 짜 넣어 이동식 가구를 최소로 줄인 것 또한 특징이다. 그 때문에 공간은 무척 가변적이다. 손자가 놀러 왔을 때는 서재가 손자 방이 되고, 친구들이 놀러 올 때면 다락방이 호텔이 된다. 다락방에 올라가면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느닷없는 풍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릴없이 앉아 있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차분한 공간. 달이 휘영청 뜬날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ㄷ자형 집은 중정을 통해 건너편이 바라다보이는 구조다. 특히 1층 마당은 야외가 아닌 거실과 주방의 연장으로 보았다. 작은 집일 경우 마당을 옥외 공간이라 생각하기보다 내부 공간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벽의 힘을 살리기 위해 문을 생략하면 디자인하기도 쉽고 조형이 더 잘 살아날 확률이 많지요. 창이 없이 하나의 재료로 모두 막 아버리면 묵직하고 제법 꽉 채워져 보입니다. 하지만 연애할 때는 말수 적은 남자 친구가 무게 잡고 앉아 있으면 멋있지만,결혼해 함께 살면 답답한 것처럼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때문에 이 집은 내부에 창을 많이 두었습니다.”
(왼쪽) 욕실, 서재, 침실로 구성된 3층 평면도.
1 건축가 이성관 씨와 건축주 이성란 씨. 숲을 향해 열린 테라스는 이 자그마한 주택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이다.
2 2층 침실과 작은 통로로 연결된 3층 침실. 다락방으로 오르는 계단은 왼발, 오른발 한 계단씩 밟도록 설계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3 삼각형 자투리 공간에는 욕실과 서재를 나란히 배치했다.
4 작은 서재는 두 명이 함께 앉는 책상과 수납장을 맞춤 제작해 콤팩트하게 사용한다.
사실 조형 위주로 작업하면 오히려 쉽단다. 그냥 멋지게 하는 것은 예술적 감성으로 충분하지만 기능을 충족시키면서 조형성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 “집은 거주자에 의해 24시간 체험하고 검증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것이 불편하면 사는 사람, 즉 건축주에게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평가되지요. 조형을 위해 기능을 희생하는 것, 주거 공간에서는 무척 조심스러워야 할 일입니다.”
건축가의 사명감 앞에서 집은 평등하다 건축은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을 넘어 그 공간 안에서의 라이프스타일까지도 제시해야 한다. 자식 다 키우고 이제 노년을 준비하는 부부가 살림을 간소화하기 위해 준비한 작은 주택 반포 577. 세월이 지나 이 부부가 전원에서 생활할 것을 대비해 반포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외국인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공간 디자인을 고려했다(지하를 AV 룸 등으로 만드는 멋을 부리지 않고 외국 집에서 종종 볼 수 있는 DIY 공간으로 만든 이유다). 계단이 불편하지 않을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그 공간에서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스스로 한다는 것. 일상에서 주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과 거실을 1층에 두고, 침실과 서재를 2층으로 구성해 동선의 효율성을 높였다. 각 공간을 계단으로 이동해야 하는 3층집이지만, 자식들이 오면 각기 다른 층을 쓰면 되니 일석이조다.
각종 기념관, 엘타워, 거여 지구 등 건축가 이성관 씨가 설계한 건축물은 반포 577과는 상반되는 큰 프로젝트가 많다. 하지만 이순을 훌쩍 넘긴 그는 여전히 ‘주택’에 남다른 열성과 의미를 부여한다. 건축주, 땅의 컨디션, 예산 등이 서로 다른 주택을 비교하면서 한 작가의 자주적인 목소리가 무엇이며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무엇이었나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보통 일이 넘치면 큰 프로젝트건 주택이건 못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주택을 안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단지 클라이언트가 갖고 온 꿈의 종류가 주택일 뿐이고, 하나는 큰 빌딩일 뿐인데 차별 할 수가 없지요. 또 차곡차곡 돈을 모아, 가족의 바람을 담아 일생에 한 번 꿈을 이루려는 것일 텐데 잘해주고 싶지요. 그 때문에 설계비를 아무리 잘 받는다 해도 나중에 계산해보면 빚이 돼요. 그럼 다른 큰 프로젝트를 해서 적자를 메우고 또 주택을 하지요. 근데 그걸 가지고 억울해하지는 않아요. ‘내가 어떤 시점에 그런 노력과 에너지를 쏟았던 일이 있었지’라고 작가로서 의미를 두면 그만입니다.”
(왼쪽) 작은 창 너머로 아파트 숲이 펼쳐지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그가 이뤄낸 건축, 반포 577은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창의적 설계에 지역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정리해내고 있다. 사실 취재전 이성관이라는 건축가 뒤에 유학파, 국내 유수의 큰 프로젝트 진행과 수상 경력 등의 레테르가 붙은 것과 그가 이야기한 크기와 용도에 상관없는 건축의 평등이라는 말이 쉽게 연결 지어지지 않아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집을 실제 보고 경험하니 말 그대로 기우일뿐이었다. 굉장히 작은 땅이라도 밀도 높은 기능과 조형적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반포 577. 도심 땅에서도 건축 설계의 힘으로 ‘24시간 내내 빛과 바람, 자연을 만끽하는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건축가 이성관의 사명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의 말처럼 작다고 해서 결코 포기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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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성관 씨가 전하는 작은 집을 큰 집처럼 짓는 노하우
1 넓어 보이려면 컬러를 ‘구분’하라 화이트로 통일한다고 해서 넓어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얀 내벽의 계단 아래는 블랙 스틸 소재로 마감해 구분을 지었다. 이를 모두 화이트로 통일했다면 공간이 안으로 들어온 만큼 줄어드는 것이지만 색을 달리하면 벽이 마치 가구처럼 보여 실제 공간보다 확장돼 보인다. 이 집은 중정의 외벽에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마치 둥그런 사과에서 한 입 베어 문 듯한 효과를 냈다. 그 때문에 집의 부피감은 전체적으로 커다란 사과로 느껴져 실제보다 커 보인다. 2 무조건 열어라 화장실 윗부분을 투명 유리로 오픈한 것이 특징이다. A와 B를 합해 C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공간 C로 보이는 것이 훨씬 넓어 보인다는 것.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공간을 구분하는 가벽 역할을 하는 수납장을 천장 끝까지 막지 않고 천장 사이에 공간을 두어 설치했다. 3 디테일에서 그 줄거리를 드러내라 침실의 한쪽 벽을 외벽 컬러인 그린 컬러로 페인팅해 벽이 바깥까지 연장되는 느낌. 쉽게 말해 ‘가재는 게 편’의 원리다. 이 벽은 어디에 속해 있는지 관계를 설정해주는 것에 따라 공간의 넓이가 달라 보인다.
(오른쪽) 전통 고가구를 활용해 아늑한 다실로 꾸민 반포 577 다락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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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성관 씨는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정림건축 건축사로 활동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 건축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81년 한울 건축(02-595-5100)을 설립했습니다. 연세대, 한양대 건축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 건축학과에 출강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은 용산 전쟁기념관, 역삼동 데이콤 사옥, 거여 지구 3단지, 숭실대 조만식기념관, 엘타워 등으로 2008년부터 3년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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