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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아이디어]노르딕 디자인부터 신원시주의까지, 2011에코리즘 집, 자연으로 돌아가다
물, 돌, 대나무, 흙… 자연과 건축이 놀랍도록 기발한 방식으로 조우하며 태초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에코리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LG하우시스는 2011 하우징 트렌드로 자연과 감성이 소통하는 인피니트 에코 infinite eco를 내세웠다.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쉼의 본질을 찾고, 첨단 기술을 더해 삶을 더욱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드는 21세기 자연 본색. ‘신에코리즘’에 관하여.


가공하지 않은 것의 순수함
시대가 변할수록 사람들은 인위적이지 않은 것, 자연적인 것에서 위안을 얻는다. 2011년에는 내추럴리즘을 넘어 다듬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것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동물의 털을 그대로 잘라내 머리에 얹은 듯한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컬렉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으며 가공하지 않은 거친 것이 곧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해석되는 것. 이 밖에도 다듬지 않은 원석, 부서지고 갈라진 듯한 지표면 디테일의 세라믹과 가죽 등이 디자인 모티프로 사용된다. ‘화려한 장식이 없어도 이미 자연은 그 자체로 훌륭한 창조물이다’라는 명제를 실현하는 한 해가 될 듯.

(왼쪽) 원형 접시는 셀러브레이션, 거친 나뭇결을 형상화한 접시는 선혁구디, 머그는 큐빅미터, 나무를 그대로 잘라 가공한 컵받침은 종이나무, 나뭇잎 모양의 세라믹 접시는 무아쏘니에 제품.
(오른쪽) 양모 펠트 원사는 펠터블, 소라 오브제와 나뭇가지는 이서, 뿔 오브제는 바바리아, 나뭇잎 모양 티 플레이트는 비블랭크, 타일 조각은 윤현상재, 말총 오브제와 캔들 홀더는 현우디자인, 천연 나이테가 돋보이는 나무 볼과 코스터는 큐빅미터 제품.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을 누리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주인공이 살고 있는 그림 같은 집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는 2009년 <행복> 독자 파티 장소로 큰 호응을 받은 마임 비전 빌리지. ‘느티 하우스’ ‘하늘 연못’ ‘흙집 돌집’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빌리지에 있는 건축물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연의 사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 드라마 속 주인공 김주원의 서재인 ‘흙집 돌집’을 디자인한 디자이너 배대용 씨는 흙집 돌집의 콘셉트를 다음의 한마디로 표현한다. “아름다움이란 본래 자연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 우연히 드러나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자연을 향해 열린 공간이 곧 미적 가치의 표상이자 럭셔리 라이프의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 콘크리트 건물 외벽을 감싸는 수직 정원처럼 도시에서 자연을 누리는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원시림 속 스파로 떠나는 여행을 최고로 꼽는 시대. 제주 비오토피아의 물, 바람, 돌 박물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 민성진 씨가 설계한 남해 힐튼 리조트와 아난티 클럽, 서울 등 리조트부터 주거 공간까지 최근 주목받는 현대 건축물은 결코 자연을 기죽이지 않고 공존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LG하우시스에서 발표한 2011 하우징 트렌드에서도 인피니트 에코를 테마로 소개했다. 자연과 감성의 조화, 특히 편리하면서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 공간에 여백의 미를 강조한 디자인, 빛이 부드럽게 투과하도록 창과 높이를 낮춘 가구 등 자연을 향해 열린 공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비현실적인 거대한 토분과 구조적인 현대 건축물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은 아난티 클럽, 서울. 인체 공학적으로 사용감이 편하도록 디자인한 원목 스툴은 이노메싸 제품, 바위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사이드 테이블은 셀라룽가 제품으로 비에쎄에서 판매, 세우거나 눕힐 수 있는 안락의자는 마르탱 판 세베렌 Maarten Van Severen 제품으로 비트라에서 판매, 블랭킷은 우양알앤비 제품.


(왼쪽) 업사이클링,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자연주의
매해 겨울에 열리는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는 세상을 치유하는 고마운 디자인 ‘Project_ Thank You’였다. 단지 재사용하는 것에 불과한 1차원적 재활용 디자인을 진부하다고 느낀 젊은 디자이너들은 업사이클링에 주목한다. 업사이클링은 해체 후 아이디어와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2차적으로 재가공한 결과물을 말한다. 가구 디자이너 조은교 씨는 애견용품으로 의자 다리를 형상화했고, 김자형 씨는 나뭇조각을 패치워크한 제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브랜드의 노력도 잇따랐다. 지난 12월 14일 방한한 에메코 Emeco사의 CEO 그레그 부치 바인더 Gregg Buchbinder는 코카콜라 패트병으로 만든 ‘Ⅲ Navy Chair’를 소개했다. 웰즈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는 나무를 베지 않는 것이 진짜 에코’라 주장하며 스틸 가구를 선보였다. 디아만티니 & 도메니코니 Diamantin & Domeniconi의 절연 테이프를 활용한 시계, 나니 마르퀴나 Nani Marquina의 폐타이어로 만든 카펫 등도 눈에 띄었다. 이제 제품 저변에 깔린 친환경적인 태도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

세라믹 소재 스툴은 비에쎄에서 판매, 페트병 형태의 유리병은 셀렉티 Seletti 제품으로 셀러브레이션에서 판매, 가구를 만들고 남은 나뭇조각을 활용하자는 뜻에서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 악셀 키푸스 Axel Kifus는 무어만 제품으로 인엔에서 판매, 신촉성 있는 폴리아미드 소재로 감싼 원형 스툴 타토 Tato는 세루토 발레리 Cerruto Baleri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나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진짜 ‘에코’라 주장하는 디자인 그룹 지에타 Zieta의 치펜 스틸 Chippen Steel 체어는 웰즈에서 판매, 천연 가죽을 엠보싱 처리한 사각 스툴은 인디테일 제품.

(오른쪽) 아웃도어 웰 라이프
디자이너 최시영 씨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도시인들이 시골 생활을 자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국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첼시에서 플라워&가드닝 쇼가 펼쳐지고, ‘키친 가든’ ‘도시 농부’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것을 보면 그 예상은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몸은 물론 정신까지 온전한 ‘쉼’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원시림 속 오지 여행을 자처하며 숲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캠핑이 현대인의 로망이 되었다. 스타일리시한 고무장화와 작업용 앞치마는 물론 테라스에 두어도 좋은 인&아웃도어 가구, 더치 오븐 같은 캠핑용품이 붐을 이루는 요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아웃도어 라이프에 동참해보자.

세라믹 볼과 법랑 머그, 캐니스터, 포트는 모두 쁘띠씨엘, 바스켓과 화이트 보온병은 꼬끄에꼬숑 제품, 스틸 프레임에 패브릭ㆍ가죽ㆍ퍼를 얹어 만든 버터플라이 체어는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모두 이노메싸 제품, 가죽 쿠션은 우양알앤비에서 판매, 캐시미어 소재 쿠션은 로로 피아나 제품으로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퍼플 모헤어 블랭킷은 도데카 제품, 화이트 캐시미어 블랭킷은 우양알앤비에서 판매. 브라운 가죽 폴딩 스툴 카를로타 Carlotta는 플렉스 폼에서 판매, 랜턴은 와츠 제품, 마주 보고 앉는 2인용 화이트 양털 의자는 소은명 작가의 작품.


집, 가장 편안한 은신처
북유럽 사람들은 예로부터 야생의 자연, 신선한 공기, 맑은 물과 같은 자연을 즐길 줄 알았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해외 특별 초청 전시에서는 이러한 전통을 통해 일상생활과 인류를 존중하는 북유럽 지역의 철학과 문화를 반영한 노르딕 디자인을 소개했다. 단순한 기능미, 높은 품질을 유지하며 일상에 디자인 정신을 담아내는 북유럽 스타일의 본질을 되새겨볼 수 있었던 자리. 매해 겨울이면 이슈가 되는 북유럽 디자인이지만 ‘집은 가장 편안한 은신처이자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두고 보면 에코 트렌드에서 ‘노르딕 홈’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실용적 디자인과 자연의 공존, 더불어 가공하지 않은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은 요소로 꾸민 공간은 지친 현대인을 위한 안식처가 되지 않을까?

겨울 산장에서 맞는 고즈넉한 오후의 휴식. 자연을 존중하는 노르딕 홈 스타일을 연출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원통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듈 책장은 필 브레달 Pil Bredahl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화이트 모헤어 블랭킷은 도데카에서 판매, 긴 파일이 내추럴한 느낌을 자아내는 빅 쿠션은 우양알앤비 제품, 카펫 청소용 브러시는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법랑 포트는 쁘띠시엘 제품, 펠트 실내화는 펠터블, 사슴뿔 의자는 호메오, 헤링본 소재 쿠션은 다브, 아이 방뿐 아니라 거실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양 스툴은 이노메싸, 원목으로 만든 데이베드는 인디테일, 캐시미어 쿠션은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현우디자인 판매.


(왼쪽) 태초의 자연으로 돌아가다, 신원시주의
지난 9월 파리에서 열린 ‘2011 메종&오브제’에서는 디자이너 엘리자베스르리슈 Elizabeth Leriche의 ‘신원시주의’ 콘셉트를 엿볼 수 있었다. ‘낡은 은신처 archaic shelter’라 표현한 전시 공간은 마치 구석기시대의 은밀한 동굴을 보는 듯했다. 근본, 뿌리에서 편안한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좀 더 원시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나무를 그대로 잘라놓은 듯한 우드 브랜치 가구와 통가죽을 사용한 소파 등을 활용했다. 물론 사냥으로 끼니를 연명하던 시대와는 분명히 다른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마치 새 둥지처럼 연출한 원시 공간은 ‘태고의 휴식처’를 연상시키며 위안을 얻기에 충분한 듯.

세라믹 컵은 비블랭크, 컵받침으로 사용한 사슴뿔 오브제는 선혁구디 제품, 원시시대를 상징하는 알 오브제는 현우디자인 소장품, 골드 캔들 홀더와 초는 아르마니 까사 제품.

(오른쪽) 날것 그대로, 본질의 미학
얼마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은 파괴된 지구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진들로 화제를 모았다. 사라져가는 북극곰, 환경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와 잊혀가는 자연에 대한 갈망은 아이러니하게도 ‘첨단’과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지향하게 만든다. 패션과 인테리어 디자인계가 모두 가공하지 않은 리얼 자연(raw material)을 외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 가죽ㆍ세라믹ㆍ대리석 등 고유의 물성, 유한한 자연의 가치를 누리는 것이 곧 최고의 호사다. 결국 정제되지 않은 야생에서 휴식과 영감의 원천을 얻는 것, 이것이 바로 21세기 신에코리즘이다.

송치 소재로 커버링한 콘솔은 앨리 앤틱 제품, 식물이 자라는 유리 돔 오브제는 아난티 클럽 서울 소장품, 유리 볼은 윤현상재, 마치 구석기시대 유물 같은 석재 오브제로 만든 스탠드는 힐로 제품.

진행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스타일링 강정선 어시스턴트 박현미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