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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숍] 조선 사대부가의 풍류 고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가구에는 여러 주인을 거친 손맛과 그것만의 깊은 향기가 뿜어져나온다. 알면 알수록 빈티지 가구에 열광하게 되고, 앤티크 가구의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1백여 년의 역사와 사연을 간직한 유럽과 조선 고가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숍 두 곳을 소개한다.

1 조선시대의 사랑방 가구와 안방 가구, 수놓은 작품으로 가득 채운 고엔의 내부.
2 영국 여행길에서 발견한 1920년대 소스병과 치즈 보관함. 35만 원.


선선하게 부는 가을바람 따라 산책하기 좋은 부암동 주민센터 언덕길에 앤티크 숍 ‘고엔’이 문을 열었다. 포항에서 15년 동안 조선시대 양반가구를 소개하는 앤티크 갤러리 가향을 운영하던 김은정 대표가 고즈넉한 부암동의 매력에 흠뻑 빠져 결국 포항에 이어 이곳에 두 번째 숍을 연것이다. 고엔에는 1백 년에서 2백 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조선사대부가에서 사용하던 목가구는 물론, 화려한 색으로 수놓은 베갯잇, 수젓집까지 아기자기한 소품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목가구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라인의 서양 가구와는 달리 형태가 단순하고 자연미가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남성이 사용하던 사랑방가구는 절제미가 느껴지는 어두운 색감과 디자인으로 서안, 반닫이등이 있고 여성이 사용하던 안방 가구는 가정생활의 중심을 이루는곳인 만큼 색이 밝고 화사한 장식의 장과 농이 대표적이다. 이뿐만아니라 조명을 받으면 더욱 신비스러운 빛을 뿜어내는 통영 자개와 주로 조선시대 혼수용품으로 마련하던 종이로 마감한 장롱도 볼 수 있다. 화려한 수가 놓인 작품을 좋아해 김 대표가 하나둘 모은 베갯잇과 수젓집은 포항에서 수놓은 작품만 따로 모아 전시할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컬렉션을 자랑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딸이 취미 삼아 유럽 각지에서 모은 인형과 찻잔 등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전통 한옥 공간은 물론 모던한 분위기의 아파트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조선시대 가구와 소품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숍이다. 문의 02-396-3025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307-1

박은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