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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가드닝 모던 공간에 들인 선비의 멋과 풍류, 석부작
돌에 식물을 붙여 심어 자연의 풍광을 연출하는 석부작. 옛 선비들이 자연을 가까이하고 내면을 수양하기 위해 즐겼다는 석부작이 현대 공간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돌에 뿌리를 내리는 풍란, 공중 습도로 자라는 틸란드시아, 잔잔한 초록빛 색감을 만드는 이끼 또는 양치식물과 돌의 조합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완숙미를 더한다.


돌과 한몸이 된 선비의 꽃, 풍란
(왼쪽)
돌 위에 오롯이 피어난 꽃 한 송이에 방 안 가득 그윽한 향기가 퍼진다. 풍란은 인적이 드문 절벽이나 나무 위에서 고고하게 자란다 하여 선초 仙草라 하기도 하고, 옛 선비들이 처마 끝에 매달아놓고 그 자태를 감상했다 하여 헌란 軒蘭이라 하기도 한다. 에그스톤에 미니 풍란(일명 소엽풍란)을 올려 정겨운 식물 오브제를 만들었다. 절벽, 나뭇가지, 돌에 붙어 자생하는 풍란은 바람이 잘 통하고 공중 습도가 높은 곳이라면 어디서든 건강하게 뿌리를 내린다. 반음지성 식물로 직사광선은 피하고, 잎이나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스프레이해준다. 석부작은 오브 플라워 작품. 원목 테이블과 유리 장식장, 금속 오브제는 모두 어라운드 테이블 제품.

티타임에 휴식이 되는 초록 이끼
(오른쪽) 화분의 흙 표면에 초록의 색감을 채워주는 이끼를 이용해 제작한 티테이블.
돌 테이블 상판에 직사각형으로 홈을 파고 얇게 흙을 깐 뒤 이끼류를 심어 늘 살아 있는 식물을 마주할 수 있는 티테이블을 완성했다. 변화를 주고 싶으면 다양한 종류의 이끼를 심어 은은하게 색감의 변화를 주거나, 잎이 땅을 덮으며 자라는 피복식물을 함께 심어 볼륨감을 줄 것. 이끼는 채광이나 온도에 크게 상관없이 수분 공급에만 신경 써도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므로 집 안 어디서 키워도 좋다. 강한 직사광선은 피하고 이끼가 항상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매일 스프레이해준다. 이끼를 심은 티테이블은 아드 플라워 작품. 다기는 세라믹요 제품.


사색과 명상을 위한 작은 풍경
(왼쪽) 자연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전통적인 석부작 방식에 따라 제작한 식물 오브제. 석부작은 마치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듯 공예적 요소가 짙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취향을 담을 수 있다. 수반에 현무암, 단양석 등의 돌을 배열해 절벽이나 능선의 형태를 만들고 돌 틈새나 돌에 여러 식물을 심어 자연의 풍경을 연출했다. 흙 없이도 돌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풍란, 대동호, 석곡 무늬종과 이끼를 함께 심었다. 이끼는 조형미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돌과 식물에 수분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석부작은 오브 플라워 작품.

돌과 식물을 조합한 모던 센터피스
(오른쪽) 생명이 짧은 절화 대신 일 년 내내 싱그러운 식탁을 연출해주는 식물 센터피스. 잔잔하게 퍼지는 고사리의 여린 잎과 돌의 질감이 한여름 식탁을 한결 시원하게 연출해준다. 턱이 낮은 직사각형 화기에 거친 돌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육면체의 돌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에 고사리와 이끼를 심었다. 일정한 간격의 돌이 만들어내는 리듬감과 낮게 퍼지는 고사리 특유의 화형이 빚어내는 비례미가 특히 매력적. 석부작은 디자인 알레 작품. 통나무를 그대로 잘라 만든 테이블과 블루 컬러를 포인트로 연출한 테이블웨어는 모두 어라운드 테이블 제품.


거친 자연석을 쌓아 만든 식물 오브제
(왼쪽)
돌 자체의 질감과 형태를 강조하고 식물을 장식처럼 얹어도 색다른 멋이 느껴진다. 거친 질감과 은은한 색의 변화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다듬돌을 수직으로 꽂아 기본 형태를 만들고, 사이사이에 박쥐란과 이끼를 심었다. 나뭇가지에 붙어 자라는 상록 양치식물인 박쥐란은 뿌리줄기에서 두 가지 잎이 나오는데, 하나는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생식잎이고, 나머지 하나는 영양잎으로 뿌리줄기와 흙을 감싸 수분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낮은 온도에 특히 강해 0℃ 이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얼지 않기 때문에 일 년 내내 초록 잎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반그늘에 두고, 겨울에는 직사광선을 쬐어준다. 석부작은 디자인 알레 작품. 빈티지 책상과 의자는 모벨랩 제품.

바위에 축포를 터뜨리는 틸란드시아
(오른쪽) 자연의 바위를 축소해놓은 듯한 돌에 작은 홈을 파고, 빛바랜 회색빛과 뾰족한 잎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틸란드시아를 꽂았다. 틸란드시아는 뿌리를 흙에 묻을 필요 없이 나무나 돌에 얹어 키울 수 있는 공중 착생식물로(에어플랜트) 공기 중의 수분을 잎으로 흡수하며 자생한다.
빈약해 보이는 가늘고 긴 모양의 잎에 비해 꽃과 화포(꽃턱잎)가 아름다우며 10cm부터 2m 이상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다. 실내에서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늘 신선한 공기를 유지해주는 것. 자주 환기시키고 공중 습도가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식물 위치를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석부작은 아드 플라워 작품.

석부작, 어떤 돌을 고를까?
돌의 형태와 질감은 석부작의 아름다움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돌 중앙에 웅덩이처럼 파인 곳에 물이 고인 모습이 마치 고요한 호수를 보는 듯한 호수석, 계곡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모양을 한 폭포석, 퇴적된 흙의 아름다운 결을 감상할 수 있는 단양석 등 자연의 수려함이 담겨 있는 돌이 좋은 돌이다. 뿌리를 밀착시켜야 하는 풍란을 심으려면 표면이 단단하고 매끄러운 돌을 고르고, 이끼의 경우는 흡수력이 좋은 현무암을, 수포를 조성하는 양치식물류는 납작한 판석을 활용할 것.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