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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ㆍ홍승우 씨 부부의 신공덕동 24평 아파트 퍼즐을 맞추듯 공간을 재구성하다
집의 감각은 공간의 크기나 투자 비용에 비례하지 않는다. 버릴 것과 취할 것을 현명하게 결정한다면 20~30평대 공간에도 여유와 감각을 담을 수 있다. 짜임새 있는 수납 아이디어, 실용적인 가구와 소품 선택법 등 작은 집 두 배 넓게 쓰는 33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김재원, ‘우리들의 이야기 07-06’ 2007, 45×45cm

조명 빛이 하얗게 부서지는 유리 타일, 공간이 투영되는 브론즈경, 벽 속에 감쪽같이 숨겨둔 슬라이딩 도어…. 실내로 들어서는 경계마저 모호한 현관 입구는 집이라기보다는 트렌디한 패션 매장을 연상시킨다. 거실 역시 평범치 않다. 현관을 지나 오른쪽 벽면, 즉 베란다 통창 맞은편에는 벽걸이 TV가 걸려 있다. 여느 집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배치다. 그러고 보니 방문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벽면을 살짝 밀었더니 숨어 있던 문이 스르르 열리며 서재가 나타난다. 집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이 없어 보이는 이곳은 한지혜・홍승우 씨 부부의 신혼집.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재구성한 공간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 씨(www.cyworld.com/kilyeon76)는 획일적인 아파트 구조를 과감하게 변경・개조하여 마치 잘 재단된 맞춤복 같은 개성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테이블, 수납장 하나까지 기성품은 없다. 모두 정확한 쓰임새에 맞게 제작한 것. 이렇게 24평 공간은 작은 모서리 하나까지 모두 활용한 촘촘하고 알찬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작은 집에서는 기본적인 살림살이를 얼마나 짜임새 있게 수납하느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공간 크기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이길연 실장의 조언에 따라 집 안의 모든 가구를 맞춤 제작했습니다. 믹서, 전자레인지 등 수납할 물건의 크기에 맞춰 선반 높이나 깊이까지 꼼꼼히 따져 제작하면 훨씬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합니다.”_한지혜 씨


1 다용도실 안으로 숨긴 주방
독립된 다이닝 룸을 갖고 싶다는 집주인의 요청에 따라 부엌을 다용도실 안으로 옮겼다. 접이식 분합문(병풍처럼 접어서 열고 닫을 수 있는)을 달아 조리 공간과 다이닝 공간을 분리했다. 불투명 유리에 새시 프레임을 사용했으며 문 가격은 50만~1백만 원 선.

2 TV 위치를 바꾸면 거실이 넓어진다
작은 집에서 베란다를 확장하는 경우 거실이 좁고 길어져 오히려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거실을 넓게 쓰고 싶다면 늘 같은 자리에 있던 TV나 소파 배치를 달리해볼 것. 이 집은 복도 벽면에 TV를 설치했다. 화장실 문은 인접한 벽과 같은 재료로 마감하고,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해 공간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옹이가 많지 않아 차분한 느낌을 주는 스키목으로 마감한 아트월 제작비는 1백만~2백만 원 선.


3 소파 하나만 놓은 단출한 거실
베란다 확장으로 생긴 공간에 딱 들어맞는 소파 하나 놓은 것이 전부다. 다른 모든 가구는 생략했으며, 조명 역시 천장에 매입하는 간접조명을 설치했다. 모듈형 패브릭 소파는 리브가(02-547-2732), 스트라이프 패턴 카펫은 한일카페트(02-547-5828) 제품. 집주인 한지혜씨.


“20평대 아파트 레노베이션의 경우 베란다 확장 공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벽을 터서 공간을 넓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주어진 공간을 정확하게 구획하고 계획하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때로는 벽을 세워 용도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작은 집을 넓게 쓰는 비결입니다.”_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 씨

6인용 식탁을 놓은 다이닝 룸
다용도실 안에 작은 부엌을 만들고, 싱크대가 있던 자리를 모두 들어내니 6인용 식탁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 블랙・그레이・레드의 강렬한 컬러 매치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손님 초대나 가족 모임에도 부족함이 없을 듯. 여러 개의 알전구로 만든 개성 있는 조명등은 이길연 씨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1백만 원대.


1 복도까지 연장된 현관
현관에서부터 복도까지 마감재를 통일해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출해 한결 넓어 보인다. 브론즈경과 유리 타일 마감이 더욱 시원한 공간감을 부여해준다. 기존 신발장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작은 벤치를 놓았다. 은은한 골드 빛 광택이 세련된 느낌을 주는 유리 타일은 윤현상재(02-540-0145)에서 판매.


2 컬러 포인트로 공간에 생동감을 주다
서재는 경쾌한 원색의 사용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작은 집의 경우 전체적인 색감을 통일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한 공간 정도는 포인트 컬러를 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명은 세컨 호텔(02-542-2229)에서 판매. 부부가 함께 쓰도록 디자인한 책상 세트는 1백50만 원 선에 제작.


3 휴식을 위한 순백의 침실
부부 침실은 온전히 휴식을 위해 꾸민 공간이다. 벽, 침구, 샹들리에까지 화이트 컬러로 통일했고 침대 헤드를 대신하는 클래식한 패턴의 스티커와 벽부등 두 개로 스타일을 살렸다.


4 벽을 따라 움직이는 슬라이딩 도어
이 집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방마다 설치된 슬라이딩 도어. 슬라이딩 도어는 여닫이문과 달리 열고 닫는 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작은 집에서 효율적이다. 필요에 따라 침실에서는 전신 거울로, 서재에서는 칠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단, 슬라이딩 도어는 방음 기능이 떨어진다. 여닫이문에 비해 40~50% 정도 비용이 더 드는데, 이는 문을 지탱하는 레일을 설치하는 데 목공 작업이 추가되기 때문. 슬라이딩 도어의 가격은 50만~70만 원대.

5 가벽을 세워 만든 복도식 드레스 룸
싱크대를 들어내면서 생긴 공간을 활용해 드레스 룸을 만들었다. 식탁 뒤쪽으로 한 사람 들어갈 정도의 통로를 남기고 벽을 세워 한 치도 낭비 없이 활용한 공간이다.


6 용도에 딱 맞는 빌트인 가구
한지혜・홍승우 씨 부부의 아파트에는 선반이나 장식장은 물론 식탁 하나까지도 기성품이 없다. 모두 이 집의 살림살이에 맞춰 제작한 것이다. 전자레인지, 믹서 등의 주방 가전, 생수 병이나 간장 통의 높이까지 고려해 짜임새 있게 선반을 구성했다. 티크 원목 부엌장은 3백만 원 대에 제작. 

7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 씨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