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옻칠 작업 중인 김영준 씨. 한 번 칠하고 한 번 말리고, 그 과정을 열두 번 이상 반복하는 공간이다. 그 때문에 옻칠이 잘 마르도록 방을 따뜻하게 한다.

2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소반.
그런데 요즘 작업하며 빈번히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모든 것이 빨리 이뤄지길 바라며 가구 하나 만들기까지 열흘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최소한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려야 완성되는 가구의 매력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옻칠이나 자개 같은 전통 가구는 시간이 이뤄내는 작업’이니 말이다. 그는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예닐곱 시간이고 열두 시간이고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몰입한다. 눈이 침침해서 더 이상 작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에야 비로소 연장을 내려놓는다. 그렇게 몰입하며 완성한 작품을 시간의 가치를 아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것이리라. 더군다나 옻칠은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바래는데 이를 ‘색이 핀다’고 할 만큼 세월이 주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그가 만든 장롱, 화장대 등에 사용한 자개 장식은 마치 자개로 된 점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처럼 공들여 만든 가구를 어찌 기계로 단번에 찍어내고 화학 도료로 색을 입힌 가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 아날로그란 손과 도구, 거기에 더해진 시간으로 만들어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3 자개 중에서도 가장 귀한 야광패로 장식한 나전칠기장 앞에 앉았다. 옻칠한 장롱 위에 조선 왕조의 이름을 순서대로 새겨 넣었다. 그가 지금까지 작업한 것 중 가장 귀한 가치를 지닌 장롱이라고 한다.

4, 5, 6 작은 조각도 하나로 자개를 끊어서 가구의 표면에 붙인다. 이렇게 장과 식탁, 화장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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