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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연출하는 집 안 단장 봄이 오면 제일 먼저 웃어주는 꽃 개나리
신록이 돋아나기 전, 남쪽에서부터 피어올라오며 봄이 왔음을 알리는 개나리. 흔하게 보는 까닭에 별 생각 없이 지나치지만 조금만 단장하면 개나리도 어떤 꽃 못지않게 어여쁘다. 명랑하고 쾌활한 꽃, 개나리로 연출하는 올봄 집 단장.

마음까지 환해지는 꽃길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만나는 개나리 꽃길. 상큼한 노란빛에 마음까지 화사해지는 이 꽃길을 대문 앞에 연출해보자. 흐드러지게 핀 노란 꽃을 즐길 수 있도록 개나리를 풍성하게 장식하는 것이 포인트. 노란색과 잘 어울리는 블루 컬러의 대형 도자기 화분에 개나리를 넉넉하게 꽂았다. 멋스러운 화기가 없다면, 유리 수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유리 수조의 바깥 면에 초록 잎사귀를 두르면 한결 스타일이 산다. 꽃망울이 맺힌 개나리를 장식해두고 날씨 따라 만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울 듯. 플라워 스타일링은 제인패커. 대형 도자기 화분은 씨엘, 모델이 입은 원피스는 달 제품.


개나리, 나무 되어 가지를 드리우고

(왼쪽) 선형으로 작은 꽃을 피우는 개나리는 그 자체로는 별다른 조형미가 없는 편. 하늘을 향해 멋스럽게 뻗은 나뭇가지를 뼈대 삼아 연출하면 이를 보완하면서 이색적인 개나리를 즐길 수 있다. 대형 화기에 툭 꽂아두었던 나뭇가지가 있다면 개나리를 덧대어 장식해보자. 수묵화의 선처럼 공중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멋스러운 산철쭉 가지를 이용하는 것도 아주 좋다. 살아 있는 산철쭉 가지에서 초록색 새순이 돋아나면 또 다른 볼거리가 될 듯. 여기에 노랗고 작은 개나리 꽃잎이 로맨틱한 봄 분위기를 더해줄 것이다. 개나리 가지는 갈색 구리선으로 고정하면 깔끔하며, 오래 감상하고 싶다면 개나리 밑동에 물을 채운 실린더를 달면 된다. 플라워 스타일링은 화수분. 그레이 컬러 화기는 화수분, 장소는 동감스튜디오.

화이트 화기에 담으면 우아함이 두 배
(오른쪽) 작고 여린 꽃잎이 나뭇가지에 흐드러지게 피는 개나리는 잘만 연출하면 그 어떤 꽃보다도 로맨틱하다. 이 같은 개나리의 매력을 더욱 살려주는 것은 화이트 화기. 순수하고 깨끗한 화이트 컬러는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개나리를 한결 우아하게 완성시켜준다. 클래식한 화이트 화기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낼 때, 모던한 화이트 화기는 순수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살릴 때 알맞다. 오른쪽의 클래식한 장식의 화기는 컬렉션 리가드 제품으로 무아쏘니에에서 판매. 테이블 위의 새 장식은 빌라트 제품으로 리차드홈에서 판매, 왼쪽의 병이 여러 개 붙은 형태의 화기는 하선데코에서 판매. 우윳빛 테이블과 의자는 리차드홈 제품.


개나리 가지 하나로 조각 같은 오브제
(왼쪽)
사람에게 옷이 날개이듯 개나리에게도 화기가 중요한 법. 어떤 화기에 매치하느냐에 따라 늘 보던 개나리도 전혀 새롭고 매력적으로 변신한다. 바이올렛, 핑크, 그린 등 개나리의 노란색과 잘 어울릴 만한 컬러의 화기를 조형미가 느껴지도록 배치, 개나리 가지 하나만 꽂아도 조각 같은 멋이 살며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상큼한 라임 그린 컬러의 화기를 핑크 스툴 위에 나란히 놓고 개나리 가지를 꽂았다. 뷰로와 화기, 개나리의 컬러가 창으로 들어오는 봄 햇살과 조화를 이루어 감각적인 오브제가 되었다. 화기는 모두 하선데코, 클래식한 핑크 콘솔은 리차드홈 제품.

식탁 위의 봄, 개나리 센터피스
(오른쪽) 노랗고 앙증맞은 개나리 꽃잎으로 식탁 위의 봄을 연출해보는 것은 어떨까? 주방 공간이 한층 산뜻해 보일 뿐만 아니라 입맛까지 돋워줄 것이다. 작은 개나리 꽃잎을 따다가 로맨틱한 화이트 테이블웨어와 투명 유리잔에 담아 장식, 근사한 센터피스를 완성했다. 이때 케이크 스탠드처럼 높은 그릇 위에 꽃 장식을 올려놓아 전체적으로 높낮이가 있도록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라넌큘러스 같은 로맨틱한 꽃을 함께 매치하면 훨씬 더 생기 있는 테이블이 된다. 화이트 그릇과 유리잔은 빌라트 제품으로 리차드홈에서 판매.

무엇을 담아도 로맨틱한 꽃병
이리저리 가지가 휘는 개나리의 성질을 이용하면 이색적인 화기를 만들 수 있다. 바로 화기 자체가 개나리꽃인 내추럴 개나리 꽃병. 원형 유리 화기에 개나리 가지를 친친 둘러 갈색 구리선으로 고정, 보기만 해도 화사하고 사랑스러운 개나리 화기를 완성했다. 말갛고 노란 개나리꽃이 화병 전체에 달려 있어 무엇을 꽂아도, 꽂지 않아도 그 자체로 로맨틱하고 아름답다. 그야말로 ‘봄’으로 만든 꽃병인 셈. 가지의 탄성을 고려해 지름이 너무 좁은 화기는 피할 것. 화기 지름이 넓을수록 만들기가 수월하다. 꽃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섬세하게 완성해야 한다. 플라워 스타일링은 제인패커. 목각 거위 인형, 테이블과 루이 15세 스타일 의자 모두 리차드홈 제품.





꽃집이 아니라 꽃 시장을 찾아라
개나리는 일반적으로 꽃 선물이나 장식용으로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플라워 숍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운 편. 하지만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꽃상가(02-535-4799), 양재동 꽃상가(02-579-0355) 등 꽃 시장에 가면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절화로 판매하는 개나리를 만날 수 있다. 개나리는 일반 꽃과 달리 나무과에 속하기 때문에 가지가 꼿꼿한 편으로, 화기에 꽂아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가 수월하다. 나무과에 속해도 보통 꽃과 같이 절단된 부분을 깨끗한 물에 담가야 하며, 개화한 상태에서 꽃이 일주일 정도 간다. 화단에 심어 즐기고 싶다면 꺾꽂이를 하면 되는데, 절단된 가지를 마당에 심어두면 뿌리를 내리고 개나리 나무로 자란다. 하지만 개나리는 3~4월 꽃을 보고 그 이후로는 내내 잎을 보여주는 나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손영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