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디자이너 제이미 헤이온Jamie Hayon이 디자인한 욕실
2008년, 욕실을 디자인해야 할 시점이 왔다
분주했던 하루를 마감하며 욕조에 몸을 기대고 앉는다. 밀려오는 행복감은 욕실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책을 보거나 와인을 한잔 하거나, TV를 보기도 할 것이다. 바로 욕조 안에서. 새벽녘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한기를 달래기 위해 샤워기의 물을 틀고 그 아래 선다. 따뜻한 물이 비처럼 내려 온몸에 스며든다. 오히려 그 따뜻한 물의 감촉이 잠을 깨운다. 10분이고 20분이고 그냥 그대로 서 있고 싶은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으리라.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욕조에 비누거품 풀고 들어가 장난도 치며 한바탕 목욕 소동을 일으킨다.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것만큼 훌륭한 교감은 없다 하지 않았는가. 욕실이 아니고서야 어디 알몸으로 그렇게 아이와 부모가 몸을 맞댄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욕실이 그저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공간이라 생각했다면 스스로의 일과를 한번 돌아보라. 하루를 시작하는 곳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곳도 욕실임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욕실은 이렇듯 우리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이다. 침실과 주방처럼 하루를 이어주는 소중한 공간임에도 지금까지 욕실은 외면당해왔다. 하지만 요즈음 타운하우스, 전원주택, 주상복합아파트처럼 획일성에서 탈피한 주거 공간은 욕실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주거 양식인 아파트에서는 발코니 확장이 허용되면서 확보된 여유 공간을 욕실로 돌리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래미안 주택사업본부 크리에이티브팀 추두원 선임은 “기존의 욕실이 생리적 욕구 해결의 기능이었다면, 지금은 보다 넓고 여유 있는 공간에서 지친 일상의 재충전과 여가를 즐기는 기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래미안 동천에서는 발코니를 확장시켜 욕실을 확장할 수 있게 평면을 계획한 ‘릴랙스 욕실’ 평면을 개발했다”고 한다. 보통 아파트 욕실의 최소 면적은 3.15㎡(1.5×2.1m) 정도. 래미안 동천은 욕실 확장형의 경우, 욕실 면적이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결론이다. 기본형도 욕실 면적이 109㎡(33평형)는 3.8㎡, 142㎡(43평형)는 4.2㎡이며, 2006년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증가했다. 한편 푸르지오에서는 욕실을 중심으로 동선을 재구성하며 욕실의 위상을 재정비했다. 대한민국 대표 주거 양식인 아파트에 적합한 건식 욕실을 구축하는 그들 나름의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건식 욕실의 도입기를 걷고 있다.
영화에서 보듯이 욕실에 마루를 깔고 욕조를 놓아 마치 방에서 목욕을 하듯 만들어놓은 공간. 건식 욕실은 디자인에 많은 여지를 남겨준다. 욕실 시설도 마치 가구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게 제안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더불어 습식 욕실에 비해 세균 및 채광, 환기 조건이 대폭 개선되기에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2008년 한국 욕실 시장에 바야흐로 전성기가 도래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동서산업, 대림통상, 로얄토토, 새턴바스등 국내 주요 욕실 업체들이 욕실 토털 컨설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스탠다드와 같은 해외 브랜드들은 국내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욕실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지난 2월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한국을 찾았다. 새턴바스와 함께 디자인한 욕조 및 수전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젠 욕실에도 디자이너의 이름이 더해지고, 또 욕실 전문 디자이너가 있는 시대임을 감안한다면 카림 라시드의 등장은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5년 후, 10년 후에 당신의 욕실은 더욱 놀라운 세상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다!
(오른쪽) 래미안 동천의 발코니 확장에 따른 확장형 욕실 도면
카림 라시드와 새턴바스가 함께 디자인한 욕실 시리즈로 카림 라시드의 상징이기도 한 핫 핑크와 옐로 그린 등의 컬러로 제안한 욕조, 세면대 그리고 수전 시리즈, 흰색의 수납장과 욕조, 세면대도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이동식 욕조와 보디 샤워
푸르지오가 사회문화적 트렌드에 감성적 개념을 부여한 미래 주택의 욕실. 주방에서부터 거실, 침실을 거친 동선은 욕실이란 독립된 공간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파우더 존에서 시작된 욕실은 가장 안쪽의 욕조까지 닿는다. 욕조에 앉았을 때의 시선 높이에 맞춰 창을 냈다. 바닥에 펼쳐진 타월은 미소니홈, 노란 테이블 위의 소품들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 욕실은 패밀리 룸이다_나와 가족의 생활 무대
소용돌이처럼 원형으로 돌아 들어가면, 가장 안쪽에는 욕조와 변기가 있고 밖으로 나오면서 세면기와 파우더 존이 있다. 대우건설 ‘푸르지오’가 지향하는 바를 엿볼 수 있는 푸르지오 밸리에서 거실과 침실 사이에 또 하나의 패밀리 룸처럼 제안한 욕실을 만날 수 있다.
욕실이 거실처럼, 집 안 중심에서 독립된 영역을 형성할 것이라는 근미래적 시나리오다. 욕실은 이제 더 이상 자투리 공간이 아니다. 명백한 기능이 있는, 그 어떤 방보다도 쾌적하고 안락하게 ‘디자인해야’ 하는 방이다. 그래서 아파트 브랜드들은 2008년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욕실 디자인을 강조하고 나섰다. 집 안에서 욕실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말하기 위해서다.
(왼쪽) 스트라이프 패턴 매트와 파이프를 이용해 만든 수건걸이 위의 스트라이프 패턴 타월은 한 세트로 트랜드퀘스트 렉슈어에서 판매. 욕조 옆의 빨간 테이블은 아릭 레비가 디자인한 ‘와이어’로 신동가구에서 판매, 테이블 앞의 흰 토끼 조형물은 가가갤러리에서 판매, 보라색 오리 캔들과 주황색*자주색 고무 오리 인형은 베리진 제품. 욕조에 걸친 무지개색 타월은 미소니홈의 히람 타월로 K&P 데코에서 판매.(여기에 사용된 소품들은 푸르지오 밸리의 실제 디스플레이와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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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욕실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_그곳에서 취미를 즐기고 건강을 보살필 수 있다
이 욕실에서는 유비쿼터스 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 여가 활동과 건강관리의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한 공중파 드라마에서 보듯 욕조 옆에 걸터앉아 와인 한잔 하며 영화 감상하면 딱 좋을 공간. 또한 이곳에는 홈 네트워크 기술이 만들어낸 똑똑한 욕실의 모습도 공존한다. 이미 기술은 다 개발되어 있으나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 하지만 이것이 상용화된다면 욕실은 집 안의 ‘가족 건강 클리닉’이 될 수도 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욕실 거울에 설치된 TV만 한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소식을 접할 수 있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전화 통화도 하고, 날씨도 확인하는 등 말 그대로 첨단 디지털 라이프가 펼쳐지는 것이다. 2012년 정도면 우리 집 욕실도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세계적인 욕실 기업 그로헤Grohe에서 발표한 욕실 트렌드에 따르면 PC 기반의 홈 네트워크 기술은 앞으로 욕실 문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 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욕실이기 때문이다. 장소는 푸르지오 밸리이다.
1 건강하고 편리한 유비쿼터스 생활을 표현한 푸르지오 밸리 내 미래 주택관 ‘본本’의 욕실. TV가 내장된
욕조는 사진처럼 매입하거나 계단식으로 단차를 두어 바닥보다 높이 설치할 수도 있다. 욕조 위로는 안전 바가 달려 있다. 옆의 둥글 납작한 장식용 돌, 대나무 수건걸이, 나무 벤치 위 녹색 함은 갤러리 토왕 제품. 돌 위에 놓인 소품들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 파우더룸이 결합된 욕실의 모습으로 거울에 삽입된 스크린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욕실의 필수 요소다. 소품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으로 실제 푸르지오 밸리의 디스플레이와는 무관하다.
3 변기는 적외선 효과와 함께 조명 효과도 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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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유와 재충전의 공간_목욕이 아닌 테라피를 즐겨라
자연으로의 회귀 본능을 자극하는 공간, 욕실. 휴식을 갈망하는 욕실의 모습엔 항상 청량감 느껴지는 자연이 함께한다. 결국 물이라는 것도 자연에서 온 것이 아니겠는가. 도심 속 야경을 바라보는 펜트하우스의 욕실이라면 어떨까? 요즘 욕실은 창과 붙어 다닌다. 사면이 폐쇄된 욕실에 비하면 훨씬 더 쾌적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창문은 건식 욕실에 꼭 필요한 요소. 이런 욕실 트렌드의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제품이 있다면 바로 욕조다. 내 몸 하나 겨우 눕힐 정도였던 욕조가 이제는 둘이서 함께 사용해도 좋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자쿠지 타입의 이 욕조에는 목을 기대는 부분에 쿠션을 넣어 좀 더 안락함을 느낄 수 있게 했으며, 어깨로 떨어지는 물은 수도꼭지의 입구를 넓고 평평하게 만들어 토닥거리듯 어깨를 마사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소는 TOTO 코리아의 서울 쇼룸이다.
1 TOTO의 ‘네오 레스트’ 제품으로 만든 욕실. 물이 나오는 방식조차도 디자인의 요소임을 깨닫게 해주는 제품이다. 욕조 위 실버 패키지의 오가닉 라벤더 핸드크림과 검정 세라믹에 담긴 일랑 느와르 퓨어 센티트 캔들, 의자 위 검정 보틀은 일랑 느와르 퓨어 배쓰 솔트로 모두 라 꽁빠니 드 프로방스 제품, 욕조에 걸친 것과 바닥의 타월은 미소니홈 제품으로 K&P 데코에서 판매. 샤워 타월 옆의 검정 의자는 까르텔의 ‘빅토리아 고스트’로 제인인터내셔날에서 판매. 그 위의 타월은 아르마니 까사 제품. 숲 속 풍경의 트레이와 검은색 와인 잔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 네오 레스트 시리즈의 비데 일체형 변기는 감지 센서가 있어 사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덮개가 열린다. 만약 남자라면 버튼을 눌러 시트도 함께 올릴 수 있다. 카운터 형식의 세면대 위에는 라 꽁빠니 드 프로방스의 올리브라벤더 리퀴드 솝과 일랑 느와르 퓨어 솝 파우더가 놓여 있다. 검정 촛대는 까사미아, 바닥의 매트는 렉슈어의 ‘오페레타 T609’로 트랜드퀘스트 렉슈어에서 판매. 흰색 플라스틱 스툴은 크리스티앙 기옹Christian Ghion이 디자인한 ‘이지 피엘레스Easy Pieles’로 신동가구에서 판매. 스툴 위의 끈은 미소니홈의 호비바스 가운의 허리끈, 수건걸이에 걸린 타월은 아르마니 까사 제품이다.
3 네오 레스트 욕조는 사용자 중심적인 디자인이면서도 티 하나 없이 심플하다. 그 핵심은 수도꼭지와 레버, 샤워기가 들어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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