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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의 '한복'
예복이자 일상복이던 한복이 대중화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전통 한복 개발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복 디자이너 5인과 함께 개발한 원단으로 만든 어린이 한복 열 벌을 소개한다.

달 토끼와 아이의 문양을 디자인해 직조한 김혜순 디자이너의 색동단, 부정한 기운을 막아준다는 의미의 괴불 노리개, 메밀 잣씨베개, 꽃무늬 비단 삼각 베개는 모두 갤러리 옛지, 달항아리는 고취소관 제품.
아이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는 한복이 늘 함께한다. 아이의 백일과 1년이 되는 돌잔치로 무탈하게 자라는 것을 축하할 때, 아이에서 성년이 되는 축복의 자리에 우리는 한복을 입는다. 탄생부터 성년례 초출복까지의 한복 개발을 통해 한복과 전통 의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어린이 및 아동을 위한 전통 한복’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권혜진(한복 스튜디오 혜온), 김미정(미홍), 김혜순(김혜순 한복), 엄정옥(단아), 안혜선(무형문화재 침선장 이수자) 등 한복 디자이너 다섯 명이 원단 개발부터 한복 디자인까지 참여했다. 백일, 돌, 유년기 그리고 지금의 성인식에 해당하는 성년례에 입는 한복으로 총 열 벌이다. 다가오는 5월, 덕수궁에서 열리는 전시를 통해 전통 한복을 만나볼 수 있다.


한복 개발 원단 열 가지
소화문금직항라 왕실 어린이 복식의 소화문 금박 무늬를 모티프로 작은 꽃무늬를 금직으로 직조한 어린이용 한복 소재. 운봉문단 태평성대의 상서로운 기운을 상징하는, 구름 사이로 날아다니는 봉황 무늬를 통해 아이의 미래가 밝기를 축복하는 의미를 담았다. 소화문명주 소화문 무늬를 명주에 얇게 넣어 제직한 원단. 명주의 우아한 광택에 작은 꽃무늬를 더하고 가벼운 느낌을 위해 얇게 제직했다. 색동사(DTP) 목숨 수 자를 원형으로 도안화한 원수문, 꽃과 문수 문양을 넣어 제직한 실크 원단에 디지털 프린팅으로 색동을 구현했다. 길상문자미사 광택감이 탁월하고 전통 한복 이미지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자미사에 길상문을 더했다.

색동단 선염한 원사로 일곱 가지 색상이 들어간 색동 원단을 제직. 전통 문양을 대신해 달 토끼와 아이 문양을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길상문갑사 대표적 전통 소재인 순인 바탕의 갑사에 다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길상 문양을 적용했다. 장지문주 장지문 바탕에 황실을 상징하는 이화문과 장수를 기원하는 원수문을 넣어 아이가 귀하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를 담았다. 수국문자카드 전통 문양 수국과 모란을 모티프로 화사함과 우아함을 더했다. 진주화문자카드 진주문을 평직으로 바닥에 나타내 보는 각도에 따라 문양이 다르게 보이는 효과를 낸다. 꽃과 구름무늬를 더했다.


원단 개발_ 한국실크연구원 | 생산처_ 동명실크, 비이제이실크



권혜진 디자이너의 백일복. 긴 포 형태의 예복 디자인을 피하고, 치마저고리와 바지저고리의 기본 한복 위에 짧은 배자만 더했다. 속에 입는 저고리와 풍차바지는 구름무늬와 봉황 무늬가 들어간 부드러운 단 소재를, 배자와 치마는 장식적인 현대 금직 소재를 사용해 파티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화려하게 표현했다. 어린 아이의 머리쓰개인 굴레에는 보석과 자수, 금박과 술 장식을 달아 디자인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복을 디자인하는 것이 저의 디자인 철학이에요. 돌에는 한복을 많이 입히지만 백일에는 특별한 디자인이 없어요. 전통적 백일의 의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아기의 백일 한복을 디자인했습니다.” -한복 디자이너 권혜진


김혜순 디자이너의 돌복. 전통 돌복에 쓰던 컬러를 바탕으로 문양을 단순화한 까치두루마기, 수 장식의 돌띠, 호건이 돋보이는 남자아이의 한복. 분홍, 연두색의 저고리 색과 치마에 다홍색을 사용해 전통 색인 오방색 외에 다양한 색으로 곱고 화려한 돌복을 완성했다. 소반 위 지백색과 색동 보자기, 청록색과 연포도색 보자기, 남자아이 앞에 있는 양단 겹보자기는 모두 호호당, 여자아이 치마에 놓인 복주머니와 저고리에 단 녹색 비단 복주머니는 갤러리 옛지 제품.
“색동은 ‘색으로 동을 채웠다’는 의미입니다. 소매를 색으로 줄세운 거죠. 색동의 색감은 그대로 두고 몸판과 등으로 색을 움직이면서 재미를 주었어요. 나는 ‘~답다’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아이가 아이다워야 하고 한복은 한복다워야 합니다. 이것은 고정관념이라기보다는 본질이지요. 아이가 입었을 때 가장 예쁜 한복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


김미정 디자이너의 돌복. 여자아이는 속옷부터 갖추어 개당고, 무지기 치마 위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색동사로 만든 배자를 매치했다. 남자아이는 풍차바지, 두루마기 위에 전복과 색동 조각 및 자수를 놓은 돌띠를 둘렀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모두 배자와 전복의 깃 둘레에 자수를 놓고 현대적 색감으로 표현해 통일감을 주었다. 달항아리는 고취소관 제품.
“태어나 1년을 무탈하게 자라준 아이의 생일에 입는 돌복이니 정성을 다해 디자인했어요. 색을 염색하고 색동을 개발한 다음 조각을 잇고 수를 놓아 완성하기까지 마음 설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엄마의 사랑과 아이의 무병장수 만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옷을 통해 나타나길 바랍니다.” -한복 디자이너 김미정


엄정옥 디자이너의 유년기 한복. 남자아이는 바지와 저고리에 두루마기 형태의 답호를, 여자아이는 치마저고리에 액주름이라는 겉옷을 입는 형식으로 제작했다. 조선 시대 초중기 남자가 입던 옷인 액주름을 여자아이의 포에 적용해 깃과 고름, 소매 등에 직물 문양을 활용한 자수로 입체감을 주고 여성스러움을 표현했다. 남자아이의 답호에는 자수를 놓은 돌림 고름을 달아 입체감을 강조하고, 복건으로 장식했다. 병풍은 고취소관, 아이들이 들고 있는 양단 겹보자기는 호호당 제품.
“유년기는 아이들이 정체성에 대해 인지하고 학습하는 시기예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한복 입는 문화를 권장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전통 한복을 착용함으로써 멋스럽고, 접근하기 쉬운 옷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전통 한복의 다양한 장점을 많은 사람이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 한복 디자이너 엄정옥


안혜선 디자이너의 성년례 예복. 한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경건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는 색과 디자인. 성인이 됨을 알리는 복식으로 남자는 사규삼, 여자는 당의를 제작했고, 겉옷인 당의를 갖춰 입음으로써 예를 표현했다. 기본 복식인 바지저고리와 치마저고리는 진주문을 사용해 단정한 느낌을 더했다. 지우산은 고취소관 제품.
“제가 만든 한복은 관례와 계례의 시작을 알리는 옷이에요.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수국 모란문을 이용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시절에 마침표를 찍어줄 사규삼과 당의를 만들었어요. 사규삼과 당의를 입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성년례가 마무리되기에 어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을 구분 지어주는 복식이라 생각합니다.” -한복 디자이너 안혜선


소품 협조 갤러리 옛지(02-722-7737), 고취소관(@gochwisogwan_official), 호호당(02-704-0430)
세트 스타일링 장양미 | 모델 이루미, 이채준, 이서영, 김준혁, 정채원, 심민준, 김채이, 이서한 |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 촬영 협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한복산업팀

진행 배주현 | 사진 박종범 | 협찬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