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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요즘 마음이 어떠신가요? (홍성남 신부)

힐링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열망이 힐링 열풍을 가져왔기에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마음의 병은 다른 사람만이 고쳐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스스로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예방법은 자기 인식입니다. 우리 마음에는 ‘어른자기, 아이자기’ 두 자기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두 자기는 번갈아가면서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서 일관성 없다, 철없다 등의 말을 듣게 하고, 때로는 자기가 이중인격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가 당연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즉 정상적인 사람이란 늘 논리적이고 바른 생각만 하며 의지가 굳세고 허튼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약간은 삐딱하고 의심 많고 의지가 약하며 강박적인, 즉 ‘약간 맛이 간 상태’의 사람이 가장 평범하고 정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심리적으로 분열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간극이 벌어질수록 정신병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고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좀 현실적인 상태로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사람의 마음이 아주 약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의 몸은 약하고 마음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은 마음이 훨씬 약합니다. 왜냐하면 몸의 상처는 잘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는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 입은 상처는 평생 아물지 않아서 사람의 삶을 왜곡하거나 힘들게 만듭니다. 마음이 강하다고 착각해 무지막지하게 다루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오죽하면 심리 치료에서는 마음이 어린아이 살처럼 여리고 부드러우니 함부로 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할까요! 이처럼 사람의 마음이 생각보다 미성숙한데도 일부 종교인이 강압적이고 비현실적인 가르침을 주어 사람들을 분열증적 삶으로 이끌고 있기에 자기 상태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을 스스로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세 번째 방법은 대화입니다. 사람 사이의 대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오가게 하고 마음에 쌓인 것을 풀어주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타인과의 대화만큼 자신과의 대화가 마음의 병을 예방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간혹 다른 사람과는 대화를 아주 잘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데, 정작 본인은 우울증 유사한 질병에 시달리거나 심하게 외로움을 타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종교인 중에 이런 증상을 가진 분이 많습니다. 이런 분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 하느님과의 대화는 잘하는데 자신은 아예 돌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유내강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미련하게 참고 살다가 병을 얻습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왜 병을 얻을까요?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계 안에서 살다가 관계 안에서 죽습니다. 사람이 평생 유지해야 할 관계는 세 가지, 즉 ‘나와 신, 나와 너, 나와 나’이지요. 그런데 이 중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잘 안 되면 심리적인 혈관이 막히고 결국에는 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면 자기 이름을 부르면서 내 안의 아이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은 내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것’입니다. 몸처럼 마음 역시 건강 관리를 잘해주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늘 마음과 대화하는 예방법을 실천하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담당 신진주 기자


영성 심리 상담가인 홍성남 신부의 ‘속풀이 처방전’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우리 마음에 켜켜이 쌓인 근심의 주름을 무릎 ‘탁’ 칠 만큼 명징하고 유쾌하게 풀어주는 심리 상담으로 유명하죠. TV에서나 책에서나 온통 힐링 열풍인 요즘 ‘진짜 힐링’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글입니다. 삶은 원래 울퉁불퉁하다고, 약간 모자랄 때 행복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홍성남 신부의 조언에 따라 우리 모두 마음의 병을 예방하는 훈련을 하는 것은 어떨지요. 홍성남 신부의 저서로는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벗어야 한다> <새장 밖으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