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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패션 모피와 환경의 상관관계

생명 윤리 관점에서 시작했으나 최근 환경문제로 인해 더욱 지지를 받는 ‘퍼 프리Fur-free’ 운동을 아세요? 퍼 프리는 밍크, 여우, 토끼, 라쿤 등 동물의 피부와 털을 같이 벗기는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양모, 염소, 알파카에서 채취하는 털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모피를 얻기 위해 동물을 사육할 때 배출되는 오염물과 사용하는 에너지는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부패하지 않게 화학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질오염을 일으키며, 이렇게 탄생한 제품은 생분해되지 않아 토양오염까지 유발해 인조 모피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늘고 있습니다. 세계 4대 패션 위크로 꼽히는 런던 패션 위크가 올해부터 런웨이에서 모피를 퇴출시키며 또 다시 화제를 일으켰죠. 시대 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브랜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피 사용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과 소재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2018년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갈리아노가 더 이상 컬렉션에 모피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이오셀 소재의 스킨 톤 보디슈트는 MM6 메종 마르지엘라 제품으로 아데쿠베 판매.

휴고 보스는 2015년부터 퍼 프리를 실천하고 있으며, 파인애플잎 섬유로 만든 피냐텍스 소재로 남성용 신발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인 친환경 행보가 눈에 띈다. 폴리에스테르 소재 페이크 퍼 코트는 휴고 보스, 코트 속에 입은 드레스는 김해김 제품.

막스마라는 아크릴섬유 등 화학 소재로 만든 인조 모피가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을 의심하는 이들을 위해 천연 모피를 대체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막스마라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테디베어 코트는 지속 가능한 범위에서 채취한 양털과 캐시미어를 혼합해 가공하여 천연 모피의 따뜻하고 가볍다는 장점과 멋스러움을 살렸다. 옐로 에코 퍼 코트는 막스마라, 양모 장식 슈즈는 어그 제품.

2017년 10월, 구찌는 현대 소비자들의 동향을 고려할 때 모피는 더 이상 현대적이지 않다는 설명과 함께 2018년 봄·여름 컬렉션부터 모피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화려한 모피 소재를 사용하던 대표적 럭셔리 브랜드인 만큼 퍼 프리 운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로 꼽힌다. 재고가 남은 모피 제품은 자선 경매로 판매했으며, 모금한 돈은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투톤 볼륨 원피스와 무릎 패드는 구찌 제품.

최근 모피 사용 중단뿐 아니라 양모, 캐시미어 등 동물성 털의 사용에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빠르게 더 많은 털을 얻기 위해 동물을 대량 사육하고, 채취 과정이 잔인해졌다는 게 이유다.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를 얻기 위해 염소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 정교한 빗질로 자연스레 빠지는 소량의 털만 채취하며, 현지 염소 목동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지속성과 윤리를 지키고 있다.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원피스는 로로피아나 제품.

동물 애호가로 유명한 스텔라 매카트니는 비건 패션 선두 주자로 가죽과 퍼를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 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식물성 소재를 개발하는 등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 인조 모피를 사용할 경우 Fur Free Fur(모피 없는 모피)라는 문구를 알아보기 쉽게 표시한다. 체크 팬츠는 스텔라 매카트니, 화이트 셔츠는 휴고 보스, 플랫 슈즈는 막스마라 제품.

더 길고 윤기 나는 앙고라 털을 얻기 위해 산 채로 털을 뽑는 과정이 공개되며 앙고라 사용도 중단하는 브랜드가 생겨나는 중. 라코스테는 2015년부터 앙고라 소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럭셔리 슈즈 브랜드 지미 추는 2018년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했다. 롱부츠는 지미 추, 체인 스트랩 백은 라코스테 제품.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의 선구자로 꼽히는 디자이너 임선옥은 진정한 퍼 프리 시대를 바란다면 다양한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퍼의 보온성에 대한 대안으로, 파츠파츠가 사용하는 단일 소재 네오프렌은 섬유 사이에 스펀지를 압축해 넣는 방식으로 보온 효과를 얻는다. 드레시한 동시에 캐주얼하게 착용하기 좋은 셔츠 드레스는 파츠파츠 제품.

글 김현정 기자 | 사진 김외밀 패션 스타일링 이필성 | 헤어 권도연 메이크업 송윤정 | 모델 지현정 | 플라워 김경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