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데코는 대량 생산 시대에 걸맞은 현대적인 디자인 양식이다. 그렇지만 이 시대의 작품 중에는 단순함, 깔끔한 형태, 유선형 같은 겉모양과 구상주의 형태에서 나온 기하학적이고 양식화된 장식에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담기 위해 매우 다양하고 값비싼 재료를 사용한 것도 많다. 천연 재료인 옥, 은, 크롬, 상아, 흑요석, 무색 수정 등을 사용했으며 인조 재료로 당시 새롭게 개발되어 인기를 얻으면서 전화기나 라디오에 사용되기 시작한 베이클라이트, 플라스틱, 바이타글라스, 철, 콘크리트 등도 자주 사용되었다. 고유의 질적 요소와 함께 상대적 단순성, 평면성, 대칭성, 요소들의 변함없는 반복 등을 반영했다. 장식적 모티프는 초기 고전 양식을 비롯해 아메리칸 인디언과 이집트의 전통 문양, 자연물 등에서 얻었다. 따라서 누드, 동물, 잎사귀, 태양광선 등을 형상화한 장식이 아르데코 스타일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 외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목재나 텍스타일이 재료로 이용되었으며 뛰어난 아르데코 작가들은 보석, 가구, 장식물 등 개인의 장기를 살린 제한된 범위의 품목들을 디자인했다.
건축물과 생활용품에 스며든 디자인 1918년에 출현하여 1939년까지 지속된 아르데코 양식은 뉴욕 맨해튼의 고층 빌딩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뉴욕 록펠러 센터를 실내장식한 도널드 데스키, 크라이슬러 빌딩으로 유명한 윌리엄 반 알렌의 역작들이 기념비적인 랜드마크로 맨해튼 거리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뉴욕의 명물로 확고히 자리한 슈레브와 램, 하몬이 장식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20세기 아르데코 스타일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로 두고두고 오는 세대에 우뚝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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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 디자이너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크 에밀 륄망이 있다. 1925년 아르데코 전시회에 그가 출품한 실내장식은 한 시대의 모델로서 크게 영향을 남겼으며 오늘날 앤티크 경매에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르네 랄리크의 유리 디자인은 전 분야에서 빛을 발했는데 향수병과 주얼리, 조각, 테이블웨어, 램프 등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 외에도 모리스 뒤프렌,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금속공예가 장 퓌포르카, 패션 디자이너 에르테, 인공 보석 세공인 레몽 템플리에와 장 푸케 레네 로베르, H. G. 머피와 비벤 닐슨, 동상 조각가 시파루스 등이 있다. 패션 디자이너 폴 푸아레와 그래픽 아티스트인 에드워드 맥나이트 코퍼 등은 많은 고객을 확보했던 대표적인 작가였다.
1960년대에 부활한 아르데코 스타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아르데코 양식은 점차 쇠퇴해갔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베비스 힐리어가 <아르데코>라는 책을 펴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활했다. 아르데코라는 말은 1925년 파리에서 열린 산업 박람회의 공식 명칭에서 따온 용어가 오늘날까지 그대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1960년대에 와서 다시 1920년대 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아마 전쟁으로 인해 단명했던 당시의 스타일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파리에서 출발한 아르데코는 신흥 공업국으로 급부상한 미국에서 오히려 크게 호응을 얻었으며 많은 분야에 적용되었다. 그래서인지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 아르데코 소사이어티가 결성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르데코만 전문으로 다루는 앤티크 딜러가 25년 전부터 등장했을 정도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 디자인의 마니아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첫선을 보인 지 어느덧 한 세기가 다가오지만 아르데코풍의 가구, 보석 등은 여전히 현대 사회를 장식하고 있으며 갈수록 마니아층이 두터워지고 있기도 하다. 아르데코 스타일은 현대적 감각을 추구하는 요즘의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아르데코 페어가 자주 열리는데, 기발하고 참신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이 선보인다. 앤티크 수집가를 비롯하여 디자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아니 기회가 닿는대로 가서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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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예술사조 가운데 앤티크에 초점을 맞추면 아르누보와 아르데코로 범위가 좁혀진다. 그 이유는 이들 사조가 특정한 분야에 그치지 않고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아르데코 스타일은 침대, 장식장, 체스트, 식탁, 테이블 등의 가구를 비롯해 라디오와 같은 소품, 인테리어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생활 스타일의 직접적인 모티프였던 것이다. 일상 용품으로 실용화되어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사용되었고 공간을 풍요롭게 장식해주었다. 시점을 현재에 맞추어도 이들 사조의 영향은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 같다. 2005년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로 아르데코풍이 주목을 끌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아르데코 스타일은 끊임없이 되살아나서 사람들의 미적 욕구를 넉넉히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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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 과감한 생략과 단순한 선을 사용해 디자인했다. 오른쪽 1931년 영국의 J. K. 화이트가 나무와 숲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라디오.
2. 왼쪽 승리의 여신을 속도감 있게 표현한 장식물. 가운데 피에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조형화한 의자로 아르데코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 중 하나이다. 리트펠트 작품. 오른쪽 장미목의 고급스런 질감과 일본풍의 자개 상감 기법 부케 장식이 눈에 띄는 캐비닛. 1927년 제품.
4. 왼쪽 발레 공연 ‘세헤라자데’의 무대 장식은 아르데코 디자이너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른쪽 이집트 모티프를 이용한 포스터로 독일의 월터 슈나켄버그가 디자인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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