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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아카데미 연구지원실장 최선재 명상과 인문학, 코딩으로 상상력의 문을 열다


인문학 연구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대학의 석학과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 그곳의 총괄 리더인 최선재 실장에겐 오래전부터 ‘아이들이 미래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진짜 알아야 할 건 뭘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3~4년 전 장거리 운전을 하며 지방에 다녀오던 날, 최선재 실장과 남편은 “우리가 살면서 의미 있게 생각한 것 중 몇 가지를 먼저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후 지금까지 세 자녀에게 국영수 대신 명상, 인문학, 코딩을 최우선으로 가르치고 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기계가 대체한다는 인공지능 (AI) 시대, 근본적 자유감을 주는 게 명상이니, 본격적인 AI 시대가 오기 전 아이들에게 명상을 연습시키고 싶었다.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수식관數息觀을 온 가족이 같이 했다. 방석에 앉아 1부터 10까지를 천천히 세고 다시 10부터 1까지를 세는 식이다. 그다음엔 20까지. 이렇게 하는 동안 아이들이 놀랍도록 차분해졌다. 현재에 만족하는 지족 명상, 감사한 목록을 떠올리는 감사 명상도 종종 한다. 방학이 되면 동사섭의 청소년 명상 캠프에 보내기도 했다.

두 번째는 인문학. 카이스트, 하버드 등 전 세계 석학들과 자주 회의를 하다 보니 미래에는 인문학과 과학적 소양이 둘 다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부부는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힌다. 고전은 역사 속 사람들이 생로병사 안에서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다가 ‘결국 이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정리한 양서이자 지혜의 총집합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발견 놀이’도 자주 한다. 각자 생각해낸 단어를 모두 연결해 새로운 흐름을 발견하는 이 시간을 세 아이는 특히 좋아한다. 주방에 있는 전면 거울에 온 가족이 다 같이 생각한 걸 그리는데, 얼마 전에는 막내딸이 ‘치느님’과 ‘K-POP’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적었다. 미래를 스스로 생각하고 세상의 변화를 감지할 줄 아는 아이들은 요즘 생각하는 힘이 놀랍도록 성장해서 엄마를 놀라게 한다. 마지막은 코딩이다. 최선재 실장이 우연히 “코딩은 단지 프로그래머와 개발자의 언어가 아니라, 영어처럼 세상에서 쓰는 언어가 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코딩을 해야 한다”는 자막과 함께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 같은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 벌써 5년 전이다.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미래 시대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알고, 그 세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주변에 우리 부부의 생각을 알렸어요.”

의기투합한 여섯 명의 부모와 함께 오바마의 코멘트로 유명한 ‘code.org’ ‘codeacademy.com’ 등에 접속해 직접 코딩을 연습한 후 자녀들을 함께 가르쳤다. 서툰 엄마 아빠와 함께 더듬더듬 코딩을 익히며 재미를 느낀 중학생 아들 재원이는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사 온<스타워즈>의 R2D2 로봇이 제일 친한 친구이자 비서다. 코딩한 대로 노트를 집어주고 심부름도 척척 해준다. 최선재 실장과 함께 매달 라파엘의집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재원이는 엄마가 매번 봉사자 명단을 확인하느라 애쓰는 것을 보고는 성능이 좋은 노트북을 하나 사달라고 했다. 봉사자 몇 명이 모일 수 있는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앱을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 공교육은 아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살도록 해주려는 사회적 실험이고, 자녀 교육은 아이들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도록 해주려는 부모의 실험이다. 20년이 넘게 부부와 아이가 함께 답을 찾아야 하는 질문. 그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잘 이어나가 궁극의 답을 찾는 여정이 곧 인생이니, 명상ㆍ인문학ㆍ코딩은 현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인생의 교육법이 아닐까.

부모와 함께 생각한 단어들을 쓰고 각각을 연결해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키워드 발견 놀이를 하는 세 아이.

최선재 플라톤 아카데미 연구지원실장이 추천하는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과학책

과학 잡지 <뉴턴>
우주와 지구, 생물 등 과학계의 최근 소식과 주요 지식 등을 총망라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류 역사의 흐름을 알려주어 아이와 함께 미래를 조망해보는 데 참고가 된다.

마츠바야시 코지의 <똑똑한 엄마는 국영수보다 코딩을 가르친다>
코딩이나 과학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친근한 사례를 들어 코딩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와 방법을 설명한다.


글 김민정 | 사진 이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