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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바다를 담다 코리안 블루, 쪽
하늘과 바다, 자연이 빚어낸 오묘한 색의 조화! 우리 조상들은 여름이면 쪽으로 천을 곱게 염색해 옷과 이불을 지었다. 연한 옥색부터 검정에 가까운 감색까지, 항균ㆍ방충 효과는 물론 독창적 청색을 선보이는 ‘쪽’의 매력과 가치를 재조명했다. 우리네 삶과 섞여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쪽빛의 향연.

하나도 같은 게 없는 자연의 색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청靑, 청색과 자주색의 중간색인 남藍, 검은빛을 띠는 남색 감紺, 산뜻한 남색 감청紺靑…. 쪽에서 풀려나온 색소들은 물을 들이는 횟수와 천의 두께, 가늠하기 어려운 여러 조건에 따라 저마다의 푸른색으로 살아난다.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한곳에 모아놓으면 같은 색이 하나도 없다.

모시, 옥사, 삼베, 리넨에 천연 쪽물을 들인 원단과 스카프는 모두 킨디고 더 쪽 제품.

건강하게 멋스럽게
쪽에는 특유의 항균, 방충, 탈취 효과가 있어 여름철 의복에 제격이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쪽물로 염색한 속옷과 타월을 사용하면 효과적이고, 땀 흡수를 도와 늘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준다. 기능을 넘어 쪽 특유의 푸른빛을 감각적으로 즐길 수도 있다. 염색하는 섬유에 따라, 손맛에 따라 같은 듯 다른 쪽의 매력을 옷, 스카프, 가방, 장신구 등에 접목한 패션 아이템으로 시원하고 멋스러운 여름을 즐겨보자.

손으로 엮어 만든 바구니 형태의 가방은 이새, 쪽 염색한 모시 장식과 은으로 만든 복주름 목걸이와 원피스에 장식한 책주름 브로치, 종이 등주름 목걸이, 쪽과 먹으로 염색한 모시로 만든 부채주름 손가방은 모두 조하나 작가 작품으로 예올, 술 디테일이 멋스러운 쪽 스카프는 쪽빛샘 by 킨디고 더 쪽, 쪽 염색 실로 만든 모빌 장식은 킨디고 더 쪽, 신상웅 작가의 쪽 염색 원단으로 만든 코르셋 코트는 차이김영진, 푸른빛 선염 리넨 원단에 아사 면을 대어 겹으로 누빈 조끼는 이새 판매.

파란 하늘에 핀 흰 꽃 구름
반물빛(검은빛을 띤 짙은 남빛) 바탕에 작고 흰 꽃을 수놓은 화포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 화포는 물을 들일 부분과 들이지 않을 부분을 의도적으로 나눠 염색한 천으로, 신상웅 작가는 마치 그림을 그리듯 붓으로 밀랍을 찍어 정교한 문양을 그린 뒤 그 위에 염색해 하얀 문양을 남기는 방식을 취했다. 푸른 천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색이 주는 울림과 무늬가 주는 다채로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무명에 밀랍으로 문양을 찍어낸 화포는 괴산에서 천연 염색을 하는 신상웅 작가의 작품. 가장 진한 색이 될 때까지 물들이기를 반복, 물을 들인 뒤 푸른 천을 끓는 물에 넣으면 밀랍이 녹아내리고 흰 꽃이 피어난다.

공간의 청량한 포인트
기하학 패턴부터 홀치기염색, 바닷속 산호를 형상화한 쿠션까지 푸른색 쿠션을 톤온톤으로 리듬감있게 매치했다. 쪽의 푸른빛과 하얀색의 대비만으로 시각적 청량감이 느껴진다.

신상웅 작가의 쪽 원단으로 만든 산호 쿠션, 사각 쿠션 그리고 한복 인형은 모두 차이김영진, 날염 프린트 실크 쿠션은 엘리티스 제품으로 다브 판매. 쪽 염색한 옥사와 항라로 집 형태를 콜라주한 발 ‘달동네 2’는 조하나 작가 작품.

쪽물, 어떻게 들일까?
쪽물은 쪽이라는 식물에서 얻는다. 쪽은 7월이 되면 잎이 초록빛으로 변하면서 수확해도 될 만큼 자라는데,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가 바로 쪽물 염색의 적기다. 먼저 쪽을 베어 수확한 다음 깨끗한 물에 헹구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 뒤 물을 붓는다. 하루가 지나면 연한 청록색으로 변하고, 이틀이 더 지나면 쪽풀에서 색소가 분리되며 쪽잎이 녹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쪽풀을 모두 건져낸다. 항아리에 남은 맑고 옅은 청록색 물에 매염제인 석회 가루를 넣고 저으면 물이 점차 노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며 항아리 바닥에 거품이 일었다 사라진다(쪽은 다른 염료와 달리 발효를 거쳐야 한다. 발효에는 매염제가 필요한데, 굴 껍데기를 고온에서 구워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다). 항아리 바닥에 침전된 가루의 물기를 빼면 남는 앙금이 바로 쪽 색소다. 그다음 물에 담가둔 쪽대를 말려서 태워 재로 만든 뒤 쪽 색소를 넣고 보름에 걸쳐 30분씩 쉼 없이 젓는다(7백 번 이상 고무래질을 해야 한다). 남색 꽃 거품이 생기면 쪽 물감이 완성된 것. 천을 꽃물에 담그면 담글수록 점점 진한 색으로 염색된다.


정성을 담다
일본은 저팬 블루라는 고유명사가 생길 정도로 쪽이 다양한 공예로 인정받는다. 전통 프로젝트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으려면 젊은 공예가와 장인들의 꾸준한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공예가 박유진과 쪽 염색의 대가 정관채 장인이 협업해 만든 ‘바구니 보’가 좋은 예다. 바구니와 쪽물 들인 원단을 결합해 만든 바구니 보는 쪽의 항균・방충 효과 덕분에 귀한 물건은 물론 찻잎 등 먹거리를 담기에 손색없다.

정관채 장인과 박유진 작가가 협업해 만든 바구니 보는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옻칠한 대나무 도시락은 규방도감, 먹감나무 트레이는 김동원 작가 작품, 옻칠 사각 도시락과 포크는 박성철 작가 작품, 나무 수저는 허명욱 작가 작품으로 모두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바다를 품은 침실
옛날에는 시집갈 때 이불 홑청에 쪽물을 들여서 가져가는 것이 최고의 혼수였다고 한다. 쪽 이불을 덮고 자면 몸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쪽 특유의 찬 성질로 체열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여름철 힐링 아이템으로 제격. 삼베나 인견, 무명에 쪽물을 들인 침구에 천연 홀치기염색으로 바다의 시원한 느낌을 담은 쿠션을 매치해 쾌적한 잠자리를 완성해보자.

홀치기염색한 이불 커버는 까사 알렉시스, 블랙 자수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쿠션은 티네케이홈 by 하우스라벨, 쪽 염색 원단에 부채꼴 모양 패턴이 정갈하게 들어간 쿠션은 하늘물빛천연연구소, 베이지색 등받이 쿠션은 이새, 삼베에 쪽 염색을 한 패드는 규방도감, 해초 섬유로 엮어 만든 바구니는 리비에라 메종 판매.

천 겹의 아름다움
마, 리넨 등 성근 원단에 쪽 염색을 하고 풀을 먹이면 평면을 넘어 한결 입체적 조형물이 완성된다. 원단에 투과되는 햇빛이 쪽의 푸른빛과 만나 더욱 맑고 쾌청한 무드를 자아낸다.

원단의 성근 질감을 그대로 표현한 발 ‘점. 점. 점’은 윤영숙 작가 작품. 염색과 바느질 모두 수공예로 작업해 모던한 건축미를 뽐내는 원형・사각 오브제 ‘늘어난 시간’ 연작은 장연순 작가 작품으로 갤러리LVS 문의. 백토 소재의 새 오브제와 오각 도자 스툴은 우일요, 표면에 손자국을 표현한 도자는 자연공감도, 윤규상 장인과 이상철 디자이너가 협업한 지우산은 예올 판매.

청출어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좋은 화학 염료를 개발한다 해도 자연의 깊이는 따라갈 수 없는 법. 물을 한 번 들이느냐, 두세 번 들이느냐, 어떤 문양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천연 쪽 염색. 청출어람靑出於藍(쪽빛 물을 들인 옷감이 쪽빛보다 더 푸른색을 띤다)이란 말처럼 원료인 쪽보다 거기서 나온 푸른색이 더 푸르르니 어찌 신비롭지 않을 수가!

홀치기 방법으로 쪽 염색한 빗살 무늬 테이블클로스는 윤영숙 작가 작품.

쪽 염색 체험할 수 있는 곳

정관채 염색장 전수관
석회, 잿물 등 매염제를 만드는 과정과 간단한 쪽 염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쪽 염색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과 게스트 하우스 등 방문객을 위한 문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주소 전남 나주시 다시면 무숙로 571 문의 061-332-5359

킨디고 더 쪽
한국의 쪽을 실용 아이템으로 대중화한 쪽 전문 브랜드. 협동조합 개념으로 속옷, 이불, 타월, 가방 등 모던한 생활용품을 디자인해 판매한다. 광명 쪽빛샘에서 쪽 수확과 쪽 염색을 체험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51길 17 문의 070-7740-8290

하늘물빛전통천연염색연구소
매듭 장인 조일순 여사에 이어 3대에 걸쳐 한국 전통 공예를 소개한다. 천연 염색과 매듭, 조각보, 자수를 배울 수 있으며 외국 관광객의 체험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나주시 천연염색 문화재단과 협업해 자격증 취득반, 전문 지도자 양성반도 운영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5길 8 문의 02-765-9970


제품 협조 갤러리LVS(02-3443-7475), 규방도감(02-732-6609), 까사 알렉시스(02-512-0879), 다브(02-512-8590),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02-2128-7703), 리비에라 메종(02-395-5511), 신상웅 작가(walkingtrip@hanmail.net), 예올(02-745-5878), 우일요(02-763-2562), 윤영숙 작가(010-8592-3172), 이새(02-6713-5592), 자연공감도(02-762-5431), 정순주 작가 by 플라뇌르(soonjoo.kr),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02-541-8484), 조하나 작가(hanajj0411@naver.com), 차이김영진(02-333-6692), 킨디고 더 쪽(02-7740-8290), 하늘물빛전통천연염색연구소(02-765-9970), 하우스라벨(070-4119-2566)

글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어시스턴트 권하나, 도현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