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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시대의 생활법
미세 먼지는 연중 계절을 가리지 않는 문제가 되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 먼지는 최근 몇 년간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이제 와서야 그 위험성을 깨달은 것. 우리는 미세 먼지에 맞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많은 사람이 고등어에 웃었다. 간혹 화를 내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5월 환경 부는 밀폐된 주방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대기 중 미세 먼지 주의보 기준보다 무려 25배 높은 미세 먼지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 먼지와 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공장 시설에서 내뿜는 유독 물질과 자동차 분진 등에 비하면 가정에서 구워 먹는 고등어 한 마리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하찮아 보였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진지했다. 가정에서 생활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미세 먼지의 양을 전체의 7~8% 정도로 추정하는데, 이건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양이 아니기 때문. “전국 2천만 가구가 다 함께 생선을 굽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반대로 그들이 모두 조리 방법을 개선한다면 또 어떻게 될까요? 자동차를 포함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중 개인의 몫은 절반에 가깝습니다. 미세 먼지를 줄이는 데 우리가 기여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미세 먼지는 생활하는 데 조금 불편한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겨울과 봄, 환경부는 대기 중 미세 먼지 상태가 ‘아주 나쁨’일 때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꼭 필요할 땐 마스크를 쓰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최예용 소장은 현재 한국의 미세 먼지가 마스크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을 때, 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오염 물질을 흡입하는 지 측정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담배 연기를 두 시간 동안 계속 들이마실 때와 같은 양이었습니다. 마스크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숨을 더 깊이 들이마시게 되어 미처 거르지 못한 미세 먼지가 호흡과 함께 폐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미세 먼지에 가장 취약한 호흡기 질환 환자는 호흡곤란을 겪을 수도 있지요.”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이자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인 장재연 씨 역시 마스크의 위험성을 강조해왔다. “마스크는 물론 공기청정기 역시 일시적으로는 실내 미세 먼지 농도를 줄일 수 있겠지만, 미세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일반 개인이 미세 먼지에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자주 환기하는 겁니다.”

미세 먼지가 심한 상황의 해결책이 환기라니 역설적으로 들리는 말이다. 가정의학 전문의인 차움 안티에이징 센터 이지연 교수는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에서 발생하는 유독 물질과 이산화탄소 수치가 올라가고, 미세 먼지 농도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세 먼지 농도가 비교적 낮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30분 정도 환기를 해야 합니다. 집 안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 등을 사용해 바람이 한쪽 방향으로 흐르게 하면 더 효율적이겠지요. 환기 후에는 창문을 닫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앉힌 후 물걸레로 바닥을 닦아 먼지를 제거해야 합니다.”

건조한 환경에선 미세 먼지가 공기 중으로 잘 퍼져 호흡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5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찬가지 원리로 하루 1.5~2L가량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식물을 실내에 들이는 것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식물은 미세 먼지를 비롯한 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자주 환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연 순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기 정화 식물의 효과를 연구하는 국립원예특작원 김광진 연구관은 화분 한두 개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식물이 실내 공간 부피의 2% 이상이 되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5% 정도 되겠지요.” 이상적으로는 개인이 숨 쉴 때 공기를 사용하는 주변 2.83㎡가량 공간에 식물이 하나씩 있는 게 좋다. “아직 연구 중이라 특정 식물 품종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잎 표면에 왁스층이 있거나 잎 뒷면에 가는 털이 나 있는 식물이 일반적으로 효과가 좋습니다. 실험해보니 이파리가 넓은 것 보다는 잎이 가늘고 길어 그 사이로 공기가 통하는 식물이 기공으로 미세 먼지를 더 잘 흡수하더군요.”

고등어구이가 미세 먼지의 원인이라는 발표가 그저 웃을 일이 아닌 것처럼, 가정과 사무실 등 인간이 있는 공간에 충분한 양의 식물을 두는 것 역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정부 기관에 미세 먼지 대책을 요구하는 일처럼 전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출발이 될 수 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생활 공간에 식물을 들이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김광진 연구관의 말이다.


글 정규영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민지홍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