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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쾌적한 부엌을 위한 선택 전기레인지
얼마 전부터 전기레인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주방에나 있을 법한 전기레인지가 이제는 옆집에서도 보인다. 근사한 주방 아일랜드에 빌트인되어 붉은 원이 떠오르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가격을 알아보니 가스레인지보다 2~3배나 비싸 살짝 망설여진다. 그런데 마음을 흔드는 결정적인 장점 한 가지.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친환경 제품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전기레인지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정보.
인덕션 레인지와 전기레인지의 차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전기레인지라는 카테고리 안에 인덕션 방식이 있고 하이라이트 방식이 있는 것이다. 붉은색 발열 부분에 손을 댔을 때, 뜨겁지 않으면 ‘인덕션’, 뜨거우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해 열을 내는 방식이다. 가열하려면 반드시 자성과 반응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를 써야 하고, 조리 용기를 올려놓기 전까지는 손으로 만져도 뜨겁지 않다. 그러나 도자기 재질의 뚝배기나 유리는 쓸 수 없어 다소 불편하다. 하이라이트는 전기로 발열해 음식을 데우는 방식이다. 최근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하이라이트 방식으로 불에 올려도 되는 용기는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보다 뛰어난 점은? 첫 번째는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점. 가스레인지를 오래 사용했을 때 두통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산소를 태워 열을 내는 가스레인지는 발화할 때는 물론 가열하는 동안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하지만 전기레인지는 상대적으로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해 환기를 자주 할 수 없는 겨울에 더 진가를 발휘한다.
두 번째는 안전성이다. 전기레인지를 3년째 쓰고 있다는 주부 오원정(38세) 씨는 “아이 젖병을 소독하려고 전기레인지 위에 올려놓고는 깜빡 잊고 외출을 한 적이 있었죠. 몇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됐는데, 일정 시간 동안 고온이 계속되면 자동으로 꺼지는 안전 기능 덕에 별 탈이 없었지요”라고 말한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가스레인지와 달리 과열 방지 기능과 타이머 기능이 있고 전원이 꺼진 후에도 남은 열을 표시해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집에 추천하는 이유다.
세 번째는 청소가 간편하다는 것. 전기레인지는 구석구석 음식물이 끼기 쉬운 가스레인지처럼 굴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매끈한 세라믹 상판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사용 후에 전용 세제를 사용해 부드러운 천으로 슥슥 닦아내기만 하면 늘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리 용기 밖으로 새어 나가는 열이 없어 경제적이고 깔끔하다. 정해진 범위에만 열이 가해지기 때문에 조리 용기의 손잡이가 탄다거나 하는 일이 없어 용기를 오래 깔끔하게 쓸 수 있다. 새어 나가는 열이 없다는 것은 동시에 그만큼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뜻.

전기세가 많이 나올 거 같은데 에너지 소비 효율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레인지는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을 알 수가 없다.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을 매기는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들 사이에도 비교 기준이 없다. 전기세 또한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전기를 많이 쓸수록 높은 전기세를 내는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다. 전기레인지를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하고, 에어컨을 매일 틀었다면 무엇 때문에 전기세가 많이 나왔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사용 후기를 들어보면 예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

구매하기 전 꼭 체크해봐야 할 것이 있다면?
전기레인지를 구매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제품의 품질에 대한 보장은 물론 원활한 A/S를 받기 위해서라도 신뢰할 만한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살핀 다음 공식 지정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정확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좋다. 화재보증보험 등과 같이 혹시 모를 위험에 대해서도 모두 보장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자. 그렇지 않은 경우, 사고가 생겨도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전기레인지의 세라믹 상판과 스테인리스 스틸 테두리다. 유리는 열을 받으면 미세하게 늘어났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한다. 그래서 깨짐을 막기 위해 상판 가장자리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감싸주는데, 이때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사이에 완충 작용을 하는 고무를 넣기도 한다. 하지만 고무도 썩기 때문에 고무 없이 좋은 품질의 유리를 한 번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잘 마무리하는 것이 브랜드의 기술력이다.

(위) 지멘스 세라믹 전기오븐레인지 HL444541K 오븐과 전기레인지의 일체형. 하단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슬라이딩 도어 개폐 방식이라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독일 세란 쇼츠사의 최고급 세라믹 상판을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4백38만 원.

설치 비용이 든다는데, 빌트인 주방이 아니라도 사용할 수 있을까? 가스레인지의 경우 싱크대를 떼어내야 하는 오븐 일체형이 아니면 올려놓고 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전기레인지는 이동이 가능한 한 구짜리 휴대용 외에는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빌트인으로 생산한다. 빌트인 주방이 아닐 때는 보통 전기레인지 하단에 틀을 짜맞춰 가스레인지처럼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 쓸 수 있도록 개조해준다. 유럽과는 조건이 다른 우리나라의 주방 상황에 맞춘 아이디어다. 그래서 설치 비용이 제품 판매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소비자가 따로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자 측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소비자가 개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사이즈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10만~15만 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깨끗하게 오래 쓸 수 있는 요령은? 설탕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다른 음식물은 상관없지만 설탕 등 당 종류는 세라믹을 부식시킨다. 오래 눌어붙어 있으면 세라믹 상판에 스며들어 손상을 입히므로 흘리는 즉시 닦아내야 한다. 또한 제품을 살 때 들어 있는 개별 스크래퍼를 버리지 말고 꼭 사용하자. 요리가 끝나고 미열이 남아 있을 때 전용 세제를 뿌린 다음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기만 하면 된다.


1 가게나우 세라믹 호브 4구 CK 260-904.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가장 고가 브랜드인 가게나우. 최고급 재질의 강화 세라믹 상판을 사용해 흠집이나 충격에 강하다. 10단계까지 온도 조절이 가능해 오래 끓이는 음식이나 고온에서 금방 튀겨내는 요리까지 할 수 있다. 2백14만 원.

2 린나이 세인트 웰 전기레인지 4구 SWE-40H
‘차일드 락child lock’ 기능이 있어 어린이가 잘못 만져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해준다. 또한 조작 센서가 이물질 등에 의해 10초 이상 지속적으로 접속될 경우 경고음과 함께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1백18만 원.

3 밀레 세라믹 호브 4구 KM543
밀레 전기레인지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본 사이즈의 화구에서 다양한 크기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4구 중 큰 사이즈 2구는 원래 사이즈보다 더 크고 넓게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잔열 표시 기능과 타이머 기능도 갖췄다. 2백98만 원.

4 틸만 3구 세라믹 전기레인지 GKST 60D
기본 3구이지만 우측 화구는 세 배 크기로 확장이 가능하다. ‘Stop&Go’ 기능은 요리 중에 자리를 잠시 비워야 할 때 유용하다. 잠시 동안 모든 기능을 정지된 상태로 만들어주며 다시 쓸 때는 설정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켜준다. 1백65만 원.


5 가게나우 세라믹 호브 2구 VC230-912

음식물이 끓어 넘치거나 청소할 때의 용이함을 고려해 온도 조절 손잡이를 하단부에 설계했다. 두 배로 확장이 가능한 화구가 있어 용도에 맞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화상 예방을 위한 잔열 표시 램프가 있어 편리하다. 1백42만 원.

6 휘슬러 전기 세라믹 쿡탑 1구
가볍고 작은 사이즈로 휴대하기 좋아 단거리 여행을 갈 때도 유용한 제품. 가정이나 실내에서 요리할 때도 위험 부담이 적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2구로 확장이 가능하고 무게도 가벼워 활용도가 높다. 69만 원.

고현경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