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쓰지 신이치가 들려준 또 하나의 이야기 지구를 식히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 ‘벌새 이야기hummingbird story’는 남미 원주민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민화로 안데스 산지에서 온 잉카 문명의 토착민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일단 ‘이 벌새 이야기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자’였습니다.” (이 글은 쓰지 신이치의 ‘느림보 클럽’에서 나온 소책자 〈私にできること〉의 내용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photo01

 
 

photo01

 
 
photo01
‘벌새 프로젝트’는 벌새 이야기를 듣고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고민하다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작은 벌새는 불타고 있는 숲에 ‘작은 힘’이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었습니다. 큰 힘을 갖고 있는 곰은 새끼곰을 지키기 위해 피난 갔을 수도 있습니다. 발이 빠른 퓨마는 흙을 끼얹어 불을 껐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우리 인간들은 자연계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많습니다만, 한 사람 한 사람은 작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물방울을 모아 불을 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이런 걸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안데스 토착민 친구는 벌새 이야기를 한 후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아마도 큰 문제에 닥치게 되면 우리들은 아마도 무력감에 주저 앉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때 이 벌새 이야기를 생각해보세요.” 아무튼 불에 타고 있었던 그 숲은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요. 숲은 타지 않게 되었을까요? 계속되는 이야기는 당신이 만들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지구를 식히는 것은 우리들
불이 난 큰 산에 벌새가 물방울을 조금씩 ‘퐁당’하고 떨어트립니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를 식히기 위한 우리들 각자의 행동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구온난화 역시 우리들 하나하나의 행동이 쌓여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이산화탄소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산업 부문에서 약 40퍼센트, 운수업에서 20퍼센트, 가정에서 13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산업 부문에서 만들어낸 온갖 제품을 소비하고, 운반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우리들 자신입니다. 거꾸로 말해서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변화는 가정을 넘어, 사회 전체의 존재 방법을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사소하게 보여도 틀림없이 지구를 식히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제 ‘한 방울 두 방울’ 우리들의 조그만 물을 떨어트려야 하지 않을까요.

지구를 식히는 물방울
현재 일본인은 한 사람당 1일 평균 7천 그램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1백 그램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수치를 ‘한 방울’이라고 부르기로 하죠. 바꿔 말하면, 이 ‘한 방울’로 이산화탄소 1백 그램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판매기 사용을 중단하고, 좋아하는 음료를 담은 물병을 들고 걸으면서 ‘한 방울’. 전기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뽑아두면서 ‘한 방울’. 작은 한 방울도 많이 모으면 큰 물방울이 됩니다.
 
 
일본인은 1백 명당 58대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평균은 1백 명당 13대. 세계적으로 자동차 보유 대수는 증가 추세에 있는데,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와 배기가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사용하는 한 사람을 1km 옮길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버스를 이용한 경우에 비해 약 2배입니다.

3km 이동하는 데 택시 대신 지하철 사용하면12방울
가전제품이나 컴퓨터 등의 콘센트를 빼두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전력을 소비하게 됩니다. 이것을 ‘대기전력’이라고 하는데, 가정의 전력소비량 전체의 10% 가깝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네곳에서 생산하는 전력 양과 같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에어콘 전원을 꺼두면0.2방울
물건을 만들거나 없애버릴 때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도 나오게 마련이지요. 이런 이산화탄소 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쓰레기를 줄여야 합니다. 가급적 일회용 제품 사용을 피하고, 물건을 장기간 소중하게 사용하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빈병 사용을 멈추고 재활용병을 사용하면1.3방울
식품을 구입하는 곳에서 실제로 먹는 장소까지 옮기는 거리를 나타내는 ‘푸드 마일리지’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자급률이 낮아지면서 식량을 수입하는 데 드는 일본의 푸드 마일리지는 세계 제 1위. 가능한한 자국산 식품과 자기 고장에서 생산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도 에너지 소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미국산 대두의 두부 대신 국산 두부를 선택하는 것은2방울
이 정도만 해도 지구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생활 전반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교통수단
- 공회전 5분 동안 멈추기 1.1 방울
- 왕복 4km의 거리 걸어가기 7.7 방울
- 3km 이동에 버스 이용하기 9.8 방울

가전제품
- 에어컨 온도를 1도로 낮추면 하루 0.5 방울
- 히터기 온도를 1도 올리면 하루 1.5 방울
- 냉장고 냉동 온도를 내리면 면 하루 1.6 방울
- 냉장고에 음식을 채워 넣지 않으면 0.7 방울
-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3시간 줄이면 1.2 방울
- 백열전구에서 형광 램프로 바꾸면 1.2 방울

식품
일본은 식품을 아주 많이 수입합니다. 그렇기에 국산을 선택하면 푸드 마일리지가 줄어들고, 이것만으로도 ‘한 방울’이 떨어집니다.
- 아스파라거스 1개(오스트리아) 4.1 방울
- 딸기 5개 (미국) 6.2 방울
- 양파 1개 (미국) 1.4 방울
- 양배추 1개 (중국) 2.2 방울
- 무 1개 (중국) 1.8 방울
- 양상치 1개 (미국) 3.6 방울
- 닭고기 (태국) 0.3 방울
(축산에는 물도 사료도 많이 필요합니다. 사료를 만들기도 하고, 운반에도 에너지를 사용하고, 환경 부담이 듭니다. 1kg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곡물은, 닭고기 4kg, 돼지고기 7kg, 쇠고기 11kg. 또한 돼지고기 종류의 4천5백배, 돼지고기의 5천9백배, 쇠고기의 2만 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타
- 샤워를 1분 단축하면 0.6 방울
- 목욕물로 세탁하면 0.5 방울
- 삼나무 한 그루 심으면 1년간 1.4 방울

한 방울 떨어트리는 벌새의 즐거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즐거운 일을 참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한 방울 두 방울 떨어트리다 보면 이것이 바로 환경을 살리고, 보다 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슬로 푸드 지역 산지에서 구입한 작물이나 유기 농산물은 환경에만 좋은 게 아닙니다. 이것은 몸에도 좋고, 무엇보다 맛있습니다.
스위치를 끄세요 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을 끄시고, 휴대전화도 끄면 어떨까요. 데이트 시간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외출할 때는 걷기 차를 타고 다니던 길을 한번 걸어보세요. 가끔은 산에 가서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길가에 난 풀과 꽃도 구경하고요. 새 소리를 듣는 것도 더 없이 여유로워집니다. 이러다 보면 잊고 있었던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나무를 심으세요 채소를 키우는 농가를 도와주러 가는 것은 어떨까요? 한 종류의 나무가 천 개의 꽃이나 열매를 만듭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풍성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백만인 캔들 나이트에 참가하기 ‘전기를 끄고 밤을 느긋하게’ 자연의 불을 켜는 것, 어둠을 되찾는 것도 환영. 반디불이를 보거나 별을 올려다보면서 그간 잊어버렸던 풍성함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캔들 나이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21일 하지 밤 8시부터 10시까지 불을 끄고 다양한 일을 구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조금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활동으로 말이죠. 캔들 나이트 홈페이지 www.candle-night.org
글 느림보클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5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