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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곳곳에서 오브제로 재탄생하다 와인의 추억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기는 술이자 취미가 되었다. 이틀이 멀다 하고 와인 한 병씩 비워내는 열혈 애호가도 적지 않은데, 와인을 마신 후 아쉬운 마음에 버리지 못해 쌓여가는 와인병, 코르크 마개, 와인 박스를 어떻게 이용하면 더욱 빛이 날까? 와인의 화려한 잔재들로 연출하는 색다른 데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왼쪽) 상판만 얹으면 안정감 있는 테이블
와인병이 수십 개 모였다면 상판을 얹어 개성 있는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 유리 소재 상판을 매치하면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무수한 병의 윗면이 그대로 드러나 드라마틱한 멋을 살릴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와인병의 높이. 일반적인 와인병은 6잔을 따를 수 있는 750ml 용량으로, 높이는 제조사에 따라 약간씩 다른데 30cm, 33cm가 가장 많다. 와인병 높이가 다양할 경우 가장 높은 종류의 와인병을 무게중심이 맞도록 고루 분포시키면 안정감 있다. 샹들리에와 테이블 상판, 빈티지 의자는 헌에서 판매.

(오른쪽) 반복으로 리듬감 연출하는 오브제
나름의 형태와 비례미를 가진 와인병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라벨을 깔끔히 제거한 와인병을 가지런히 세워놓았더니 훌륭한 장식 오브제가 되었다.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병의 높낮이와 컬러 변화로 리듬감을 전하는 것. 어깨가 볼록하고 밑면이 오목한 레드 와인병의 디자인에는 기능성이 담겨 있다. 볼록한 어깨는 와인을 따를 때 침전물을 걸러주고, 오목한 밑면은 와인 침전물이 쉽게 가라앉도록 도와준다. 빈티지 나무 테이블과 임스체어는 페이퍼가든에서 판매. 장소는 페이퍼가든.


1 와인 상자로 완성한 빈티지 선반
와인 상자는 와인이나 와이너리 이름이 인두로 찍혀 있어 멋스러운 아이템. 하나만 있어도 쓸모 많고 예쁘지만, 다량으로 함께 연출하면 그 매력이 배가된다. 와인 12개들이 박스, 5개들이 박스, 아이스 와인 박스 등 조금씩 규격이 다른 와인 박스를 대형 선반에 차곡차곡 채워 거친 느낌의 수납장을 완성했다. 와인을 담았던 상자인 만큼 튼튼해서 책부터 문구, 공구까지 안심하고 수납할 수 있다. 단, 털실이나 옷처럼 올이 걸릴 염려가 있는 것이나 스크래치가 날 수 있는 예민한 물건은 수납을 삼가도록. 와인 박스는 에노테카 소장품. 나무 프레임 선반과 오른쪽 맨 위의 핸드메이드 타일은 윤현상재에서 판매. 와인 박스에 달린 주물
손잡이는 황동산업 철가동가 제품.

2 하나로 요긴한 책상 위 미니 책장
나무 소재의 와인 상자는 다량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한 박스에 보통 12병의 와인이 들어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 한 종류의 와인을 12병씩 구입할 일도 많지 않고, 요즘은 나무 상자 대신 종이 상자에 포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와인 숍, 와인 바 등에서 운 좋게 한두 개의 와인 상자를 구했다면 가장 심플한 응용으로 미니 책장으로 활용해보도록. 와인이 6병씩 2줄로 포장되는 12개들이 와인 상자는 이동형 미니 책장으로 쓰기에 딱 알맞은 크기. 흔히 간이 책장으로 많이 사용하는 MDF 박스를 대신하여 기능성은 물론 스타일까지 살린 훌륭한 수납 상자가 될 것이다. 마감이 거친 경우가 많으니 와인 상자의 모서리를 사포로 한번 문질러준 후 사용할 것. 빈티지 스탠드와 노트, 색연필은 페이퍼가든에서 판매.

3 예쁜 판만 떼어내 장식 옷걸이
거친 와인 상자의 투박함이 부담스럽다면 레터링이 있는 면만 떼어내어 색다른 장식으로 활용해보자. 와인 상자 측면의, 와인이나 와이너리를 나타내는 이름과 그림이 찍힌 판을 깔끔하게 뜯어내어 주물 옷걸이를 달았다.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의 문양과 주물의 곡선 장식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판 위쪽에 못을 두 개 박고 이를 끈으로 연결해 원하는 곳에 손쉽게 걸 수 있도록 했다. 주물 옷걸이는 황동산업 철가동가 제품으로, 본래 황색인 신주를 녹슬어 부식된 것처럼 착색 처리하여 세월의 멋을 더한 듯 만들었다. 옷걸이가 걸린 빈티지 수납장, 패브릭 필통은 페이퍼가든에서 판매.


1입체적인 패턴의 코르크 메모판
코르크 메모판이 꼭 밋밋한 평면일 필요는 없는 법. 조금씩 다른 무늬가 그려진 와인 코르크 마개를 빼곡히 채워 올록볼록 재미있는 메모판을 완성했다. 코르크 소재이므로 당연히 메모지를 위한 핀을 꽂고 빼는 것이 자유로우며, 메모지가 없어도 그 자체로 재미있는 장식이 된다. 벽에 걸린 메모판은 캘리포니아 와인협회(www.wineinstitute.co.kr) 홍보를 맡고 있는 손스마켓메이커스의 손란 대표가 1년간 마신 와인 코르크로 제작한 것. 총 2백 개의 코르크 마개가 사용되었다. 아래에 놓인 빈티지 의자는 페이퍼가든에서 판매.

2 식탁 위 센스 있는 네임카드
파티가 있거나 특별한 기념일이 있을 때 테이블 위에 초대한 사람의 자리를 표시하는 네임카드. 코르크 마개를 이용하면 파티 테이블을 한층 빛내줄 재미있는 네임카드를 만들 수 있다. 모아둔 코르크 마개에 가로 혹은 세로로 칼집을 낸 후 이름이 적힌 종이를 끼우기만 하면 되는 초간편 제작이 장점. 각 코르크 마개마다 찍혀 있는 그림이나 레터링이 자연스럽고도 멋스러운 장식이 되며, 센스 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여 시선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다. 평상시에는 메모 홀더로도 활용 가능하다. 접시와 나무 트레이, 유리 주전자, 테이블과 의자는 모두 헌에서 판매.

3 따뜻한 추억을 간직하는와인 라벨 액자
와인 라벨의 디자인이 얼마나 다양한지는 몇 병만 마셔보아도 알게 된다. 와인 생산지, 포도 품종, 와인 이름 등 와인의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라벨은 타이포그래피부터 사실화, 추상화, 팝아트 등 그야말로 다채로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피카소,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화가가 라벨을 그렸던 ‘샤토 무통 로칠드’를 비롯 유명한 와인 라벨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가슴 뛰는 수집 대상. 멋진 추억이 담겨 있는 와인 라벨, 드물게 마셔보았던 고급 와인 라벨을 액자로 만들어 장식해보자. 그 어떤 예술 작품 못지않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거기에 담긴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와인 라벨은 물에 한 시간 정도 불린 후 떼어낼 수 있고, 폼텍(www.formtec.co.kr)에서 판매하는 스티커 시트지를 이용하면 한층 손쉽다. 제일 왼쪽의 라벨은 농축된 과일 향으로 유명한 시칠리아 와인 ‘돈나 푸가타’, 나머지 라벨은 모두 프랑스의 대표적인 고급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 우드 프레임 칠판은 마켓엠 제품, 빈티지 우편함에 놓인 유리병, 종이 박스, 연필은 페이퍼가든에서 판매.

날카로운 도구의 위험 막는 안전핀
탄력성이 좋아 병마개로 쓰이는 코르크는 또한 날카롭고 뾰족하고 단단한 것을 끼웠다 빼기에도 좋은 소재다. 이 같은 특징을 이용해 코르크 마개를 안전장치로 활용해보자. 페이퍼 나이프, 가위, 콤파스 등 날카로운 침과 날이 있는 문구류에 코르크 마개를 꽂아두면 급할 때 서랍 속에 손을 넣어 휘적거리며 물건을 찾는 경우에도 안심할 수 있다. 코르크 마개 표면에 장식되어 있는 레터링과 문양도 문구류와 잘 어울려 일석이조다. 5단 나무 수납함은 헌에서 판매, 가위와 페이퍼 나이프, 삼각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손영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