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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사로잡은 아날로그 손맛 2007년 최고의 라이프스타일리스트 3인을 만나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집에서 밥을 해 먹어?"라며 세련된 워킹 맘들은 밥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남편과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똑똑하고 일 잘하는 여자의 특권인 양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옛말이 됐다. 다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트렌드와 함께 손수 마련한 식사와 정성 들여 준비한 손님맞이 등 아날로그적인 삶이 최상의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새롭게 떠오는 세 명의 스타가 있다. 동화의 한 장면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91세의 인자한 할머니 타샤 튜더 씨,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야무진 살림 솜씨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쿠리하라 하루미 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각각 국적도 직업도 다르지만 특유의 부지런함과 정성 어린 손길로 남다른 행복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1 타샤의 집에는 수많은 동물이 드나든다. 염소, 개, 고양이, 앵무새 그리고 생쥐까지…. 그중에 고양이는 저녁이 되면 꼭 집으로 들어와 오래된 질그릇 속에서 잔다.
2 타샤는 꽃잎이 고운 꽃잎을 가진 동백꽃을 특히 좋아한다.
3 자신이 1830년대에 죽어 환생했다고 믿어 늘 긴 드레스를 입는다. 그의 의상에는 섬세하게 수놓인 새하얀 케이프, 노부인이나 하녀들이 머리에 쓰던 캡이 자주 등장한다. 
b 풍성한 주름, 수십 개의 목뒤단추,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 등 챙겨 입을 게 많은 1830년대 의상.
5 양모로는 장갑, 숄, 양말을 뜨며, 부엉이처럼 섬세한 동물인형을 만든다.
6 타샤는 꽃이 무리 지어 피어야 한다고 생각해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놀랄 만큼 많은 양의 튤립 구근을 한꺼번에 심는다.

타샤 튜더 씨는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쓴다. 직접 키운 염소 젖으로 치즈와 버터를 만들고, 베틀로 천을 짜서 1830년대 드레스를 지어 입는다. 들판의 물푸레나무로 바구니를 짜서 과일과 채소를 보관하고, 직접 키운 허브로 요리를 한다. "게으른 손은 악마의 놀이터가 된다"는 것이 그의 신조. 타샤는 매일 부지런히 손을 놀려 생활과 영혼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만든다.

이효재 씨는 텃밭에서 키운 채소로 반찬을 만들고, 연잎을 따다가 밥과 함께 쪄 먹는 시골 살림의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천생 여자다. 한복을 짓는 그의 본업은 살림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좀이 슨 옷에는 꽃 자수를 놓아 기워 입고, 보기 싫은 콘센트는 광목으로 옷을 만들어 입힌다. 한복 만들랴, 손님 초대해 음식 대접하랴, 그 역시 참 부지런한 사람이다.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쿠리하라 하루미 씨는 된장국과 절임 음식, 시금치 나물 등 특별할 것 없는 일본식 가정 요리 하나로 스타 요리사로 떠올랐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듣고 싶어서 요리를 시작했다는 그는 소박하고 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바꾸는 남다른 손맛의 소유자다. 새하얀 백자 그릇과 유리잔 몇 개로도 스타일리시한 식탁을 차려내는 것이 바로 하루미식 데코 스타일. 그의 단아하고 실용적인 리빙 제품을 만날 수 있는 하루미의 라이프스타일 숍은 백화점에 입점돼 있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삶이 그대로 담긴 라이프스타일 북이 발간되어 화제다. 동화의 한 장면 같은 아름다운 정원, 자연 향기 솔솔 풍기는 한옥 살림 이야기, 소박하지만 큰 기쁨을 주는 애장품 등 당신의 삶과 살림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생생한 화보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아날로그적인 삶의 요긴한 지침서가 될 최고의 라이프 스타일 북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한 편 의 동화 같은 타샤 튜터의 삶을 그린 책 세 권이 출간되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는 '5행복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타샤 튜터의 낙천적이고 소박한 삶의 철학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 <타샤의 집>은 퀼트, 손뜨개 물레질, 바구니 짜기, 천연 비누 만들기, 인형 만들기 등 손으로 만드는 기쁨으로 충만한 그의 삶을 그리고 있으며, <타샤의 정원>은 18세기 영국식 정원인 미국 버몬드 숲 속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윌북/1만 2천 원)


1 이효재식 집 꾸미기의 특별한 묘미는 가리는 데에 있다. 마당의 정화조도 가리고, 수도배관도 가리고, 스위치며 콘센트도 수놓은 액자나 광목으로 가려버린다.
2 실꾸러미와 바늘, 재봉가위 등을 담아두는 반짇고리로 쓰는 바구니. 
3 정갈한 솜씨 묻어나는 순결한 돌로 꾸민 근사한 차실 주방. '순결한 돌'이란 땅에서 캐서 처음 쓰는 돌을 의미한다. 
4. 5 서울 한복판에 자연을 들여놓고 사는 한복집 효재.
6 연한 연잎은 잘 찢어지고 약하므로 억세졌을때 연잎밥을 찐다.


7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를 바라보며 매일 아침 소풍 가듯 서울로 출근한다는 이효재 씨. 

<효재처럼>은 삼청동 한복집 '효재'의 주인장이자, 피아니스트 임동창 씨의 아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효재 씨의 일상이 담겨 있다.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차리는 소박한 시골 밥상, 꽃 자수·나무 바구니·삼베 같은 한국적인 소품으로 만든 살림살이 등 이효재식 살림 아이디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다. 특히 평소 궁금했던 한옥 생활의 생생한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중앙m&b/1만 2천8백 원) 








1 풋고추, 된장, 김으로 차린 소박한 하루미식 밥상. 
2 은으로 만든 커트러리, 진주목걸이. 캐시미어와 같이 새것 같아 보이지 않는 물건들을 좋아한다.
3, 6 매일 먹는 된장국이라도 3월에는 바지락과 청태를, 4월에는 죽순과 나무 싹을, 5월에는 햇양배추와 햇양파를 넣는 등 1년 12달 매일 다르게 먹을 수 있는 된장국 레시피를 비롯해 깊은 국물 맛 내는 법, 고슬고슬하게 밥 짓는 요령 등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4, 5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앞치마와 테이블클로스를 비롯한 생활 소품은 대부분 흰색. 남편과 함께 신는 운동화 역시 하얀색이다.
7 메릴본 하이 스트리트, 레지던트 파크 로드, 엘리자베스 스트리트 등 하루미 씨에게 항상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런던 거리의 풍경이 담겨 있다. 

일본의 평범한 주부였던 쿠리하라 하루미 씨. 1992년 일본에서 <'잘먹었습니다'가 듣고싶어서>라는 요리책을 내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의 이름으로 된 수많은 요리책이 출간된 바 있지만 그중에서도 <쿠리하라 하루미>는 그의 잔잔한 일상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북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런던 여행, 애장품, 매일 먹는 요리 등 그녀의 사적인 기호가 그대로 묻어나는 내용들이 감각적인 화보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인터넷 교보에서 주문,구입 가능하다.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