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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보다는 건강한 물이 화두! 물 얼마짜리 드세요?
마시는게 트렌드인 요즘 당신은 어떤 스타일, 얼마짜리 물을 마시는가. 아침에는 고농도 산소수, 오후에는 커피 대신 시크한 병에 든 자연 탄산수를 깨끗한 물보다는 건강한 물이 화두다.
일찍이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퍼서 팔았다지만, 10년 전만 해도 요즘처럼 물을 사 마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한데 요즘은 물을 사서 마시는 것은 기본, 얼마짜리 어떤 종류의 물을 마시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 수준을 가늠해볼 정도. 편의점 냉장고 안에는 갖가지 음료수 병과 생수 병들이 어깨를 나란히 진열돼 있고, 한술 더 떠 백화점에서는 외국 영화에서나 보거나 해외 여행지에서 사 마셨던 세계 각국의 ‘멋진’ 생수 병들(그냥 손에 들고만 다녀도 ‘그림’이 되는)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양만 예쁜 게 아니라 종류도 다양하다. 그뿐 아니라 정수기 회사는 건강을 위해 물만큼은 정말 ‘깐깐하게’ 마셔야 한다고 끊임없이 소비자를 ‘교육’시킨다. 실제로 수돗물에 대한 신뢰는 이미 무너진 지 오래. 상수도사업소에서 정수된 물은 식수로 적합하다 하더라도, 낡은 수도관을 타고 오염된 물탱크를 통해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수질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 데다 너나 할 것 없이 웰빙이 화두여서 건강한 물, 맛있는 물을 찾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행복> 독자들은 얼마짜리 물을 마시고 어떤 물로 요리할까? 작년 12월호 독자엽서와 <행복> 홈페이지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마트에서 페트병 생수를 구입하거나 생수 전문 회사에서 주문해 마심(39.7%), 수돗물을 정수해 마심(29.2%), 수돗물을 끓여서 마심(25.0%) 등과 같은 방법으로 식수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경우로 동네 약수터 이용, 수질개선기 설치 등도 있었다. 역시 수돗물을 끓여 먹거나 약수터를 이용하기보다는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를 마시기 위해 ‘돈’을 들이는 독자들이 훨씬 대다수였다. 오리지널 수돗물이 아닌 돈을 주고 사거나 관리해 마시는 물, 좀 더 자세하게 특징을 살펴보자. 내 스타일에 맞는 물, 어디에 있을까?

건강보조식품 부럽지 않은 프리미엄 생수 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값비싼’ 생수의 등장이다. 사람들의 욕구는 ‘깨끗한 물’에서 ‘건강한 물’로 옮아가고 있어서, 식수 구입을 위해 지갑을 여는 데 인색하지 않다. 국산 프리미엄 생수도 많이 출시되었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독일에서 들여온 수입 생수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비할 바 아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수입 생수, 탄산수, 기능성 생수 등 40여 가지의 고급 생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타워팰리스의 스타슈퍼에서는 수입 생수 매장을 별도로 운영할 정도. 디자인하우스의 인터넷 쇼핑몰 ‘스토리숍’(http://storyshop.design.co.kr)을 통해서도 유명 수입 생수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고객이 다수다. 이제 ‘에비앙’이나 ‘페리에’는 좀 식상한 느낌이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는 패셔너블한 생수, 수심 3천m 이하에서 2천 년 이상 숙성된 해양심층수, 미네랄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자작나무 수액, 양이온과 음이온이 균형 있게 함유된 자연 탄산수, 오염되지 않은 빙하수를 담은 생수 등 건강 음료만큼이나 다채로운 수입 생수들이 500ml 기준 1천5백 원에서 5천 원까지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눈에 띄는, 몸값 비싼 수입 생수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1 산펠레그리노 이탈리아산 천연 미네랄 워터. 유니크한 이미지로 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해 유명한 물. 250ml, 1천5백 원.
2 마린파워 미네랄 밸런스가 이상적인 해양심층수에서 소금기를 없앤 뒤 1%의 식이섬유를 첨가했다. 500ml, 5천 원.
3 산베네디또 알프스의 빙하수로 이탈리아 스코르제Scorze 지방 지하 3백m에서 퍼 올린 탄산수. 250ml, 1천5백 원.
4 아폴리나리스 독일 암반층에서 채취한 자연 탄산수. 양이온과 음이온이 균형 있게 함유돼 있다. 330ml, 1천 원.
5 수르지바 이탈리아 알프스 봉우리에서 흘러내린 빙하수를 담았다. 미네랄이 적어 맛이 깔끔하다. 250ml, 2천5백 원.
6 와일드알프 오스트리아 남알프스 산맥의 청정수를 담은 유아 전용 생수. 천연 산소와 유아에게 적합한 양의 미네랄, 칼슘, 불소가 함유돼 있으며 끓이지 않고도 분유나 이유식에 바로 타서 먹일 수 있다. 500ml, 5천 원.


1 수도직결형 정수기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해 필터를 통해 수돗물 속의 세균과 불순물을 걸러낸다. 가구처럼 세워놓는 스탠드형, 싱크대 위에 설치해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카운터톱형, 또 싱크대 아래쪽에 설치하는 언더싱크 등 형태에 따라 정수기 종류가 나뉜다.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거산, 동양매직 등이 주요 브랜드. 정수기를 구입하면 2~3개월마다 업체로부터 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6개월에 한 번씩 필터만 교환하면 된다. 정수 방식, 물탱크 용량, 디자인, 추가 기능 등에 따라 30만~3백70만 원대까지 가격대 폭이 크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처음에 가입비를 내고 매달 렌트비를 지불하면서 사용하다 3~5년 뒤 내 것이 되는 방법이 권할 만하다. 물을 정수할 때 고농도의 산소를 용해시키는 ‘산소수기’는 요즘 눈에 띄는 제품. 고농도 산소수를 마시면 호흡을 통해 산소를 섭취하는 것보다 10배 이상 빨리 산소를 세포조직에 흡수,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정수기를 사용하다 6개월 전 ‘거산 산소수기’를 설치했죠. 신장이 안 좋아 잘 붓곤 했는데, 이 물을 마시면서부터 부기가 빠지고 몸이 가벼워졌어요. 남편과 아이들도 감기 없이 겨울을 지냈고요. 물을 받을 때 잔잔한 산소 기포가 뿌옇게 올라오는 게 보이는데 몸이 신선해지는 것 같아 이전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돼요. 등산할 때 물을 담아 가 이웃들과 함께 마셨더니 이젠 이웃들이 우리 집에 물을 뜨러 올 정도예요.”
- 인천 김영숙 주부

초기 비용 가입비 15만 원 월평균 비용 렌털비 10만9천9백 원+필터 2만 원(2년 6개월 후 본인 소유)

2 자연여과식 정수기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아닌 전용 용기에 수돗물, 지하수, 약수 등을 담아 필터로 정수하는 것. 다른 여과 방식과 달리 낭비되는 물이 없고, 교환용 필터의 가격도 저렴하며, 직접 교체가 가능해 경제적이다. 미네랄 성분은 그대로 남기고,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중금속, 물 찌꺼기, 소독약 냄새, 세균 등은 걸러준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세계 정수기 시장의 85%를 점유한 독일의 브리타. 이 필터를 구성하는 은활성탄과 양이온 교환 수지 성분의 배합 비율을 각 나라와 지역의 수질에 따라 모두 다르게 설정해 정수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 따라서 한국 물을 정수하려면 한국에서 브리타를 구입해야 한다. 거산정수기는 세라믹 필터를 통해 녹 찌꺼기 등을 1차적으로 제거하고 2차 필터에서는 물속에 녹아 있는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자연여과식 정수기를 판매한다.

“외국 살던 언니의 추천으로 브리타를 사용하고 있어요. 5년 전 3만 원대의 저렴한 비용으로 2.2L 용량의 주전자형 브리타를 구입해 음용수는 물론 밥물이나 찌개, 특히 여름철엔 냉국에 브리타 물을 이용해요. 특유의 청량감이 있어서 이젠 다른 물을 마시면 맛이 없어요. 수도직결형 정수기는 내부가 보이지 않아 믿을 수가 없는데, 브리타는 필터가 눈에 보이고 마음대로 교체할 수도 있고, 용기도 원할 때마다 손쉽게 세척할 수 있어 안심하고 사용하고 있어요.” - 서울 노원구 정수연 주부

초기 비용 구입비 약 4만 원(현재 가격 4만9천 원, 제품명 아틀란티스 메모) 월평균 비용 필터 약 1만 원

3 마시는 샘물 인터넷에 ‘생수’를 검색하면 풀무원샘물, 동원샘물, 진로석수, 스파클생수, 퓨리스생수, 다이아몬드생수, 내설악샘물 등 수많은 주문 생수 브랜드가 나열된다. 생수 회사가 청정지역의 깨끗한 물을 길어 올려 우리 식탁 위로 배달해주는 것. 그런 이유로 각 브랜드별로 어떤 지역의 취수원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물의 질을 결정한다. 튼튼하고 위생적인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12.5L, 18.9L 용기로 나오는데, 일주일에 한 통 이상만 주문하면 냉온수기를 무료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물론 디자인이 좋고, 절전형이거나 안전·위생 기능이 추가된 고급형 냉온수기는 일시불로 구입하거나 매달 렌털비를 내고 사용해야 한다. 대용량의 생수를 주문해 마실 때 물의 질보다도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냉온수기 관리. 2~3개월 한 번 정도 대행 업체에 관리를 맡기는 게 안전하고 편리하다. 고온·고압 소독기를 이용해 내부까지 살균·소독·청소해주는지 반드시 확인할 것. 1회 1만5천 원 정도 든다.

“정수기를 싱크대에 연결하면 이사 다닐 때 번거로울 것 같아서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슬림한 디자인의 냉온수기를 구입했죠. ‘풀무원 워터라인’은 수취원이 물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 믿을 수 있고요. 7개월 된 아들과 관계된 모든 것에, 그리고 마시는 물이나 밥, 국, 찌개 등에 생수를 이용합니다. 평소에 냉온수기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청소는 직접 합니다.” - 서울 송파구 정성화 주부

초기 비용 냉온수기 구입비(행사 기간 이용) 12만 원 월평균 비용 6천 원(18.9L)×4통 = 2만4천 원



4 수질개선기
‘수질개선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이도 많을 듯하다. 약 20cm 길이의 파이프처럼 생겼는데, 부엌이나 욕실에만 설치하는 이온수기나 연수기와 달리 수도 계량기 옆 수도관에 연결하기 때문에 집에서 쓰는 모든 물은 이 장치를 통과해 들어오게 된다. 파이프 안에는 살균력 있는 12종류의 귀금속을 녹여 만든 합금 디스크가 일곱 장 들어 있는데, 물이 이 디스크에 수백 번 이상 충돌하면서 물 입자가 나노 상태로 작게 쪼개져 용해력, 살균력, 세척력, 수질 정화 능력이 강해지는 것. 물을 항아리에 받아 하룻밤 두었다가 웃물 2/3 정도만 식수로 이용한다. 식수뿐 아니라 설거지, 빨래, 샤워 등 집 안에서 쓰는 모든 물의 성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효과가 두 배다. 제품 수명은 반영구적이고, 부품 교환이나 내부 청소가 필요 없어 유지비가 들지 않는다. 이사 갈 때 떼어내 다시 설치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14개월 전 아는 분의 권유로 ‘워터렉스’를 설치했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아 지금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 제품을 권하지요. 가계부에서 생수 값은 찾아볼 수 없고, 과일이나 채소는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잔류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씻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의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이 말끔히 사라져 대만족입니다.”  - 안양시 만안구 유영선 주부

초기 비용 구입 및 설치비 1백10만 원 월평균 비용 없음

5 이온수기 알칼리수가 몸에 좋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온수기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정수기와 설치 방법은 같은데, 이온수기는 정수기와는 달리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의료용품에 속하는데, 전해조에 물을 넣고 전기분해해 알칼리수와 산성수를 만드는 원리다. 일본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일본 수입품이 많고, 국산 제품은 동양매직, 웅진코웨이, 바이오텍, 김영귀알칼리환원수, 위니아만도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얼마짜리를 샀느냐보다, 구입 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의 용도에 맞춰 적정한 산도로 조절해서 사용했을 때 이온수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 알칼리수는 물 입자가 작아 체내 흡수가 빠르고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마시는 물이나 요리에 적당하고, 산성수는 살균·표백 작용을 하므로 목욕이나 세수, 설거지, 소독 등에 주로 사용한다. 산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값비싼 정수기를 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계속 정수기를 사용해오다 6개월 전 이온수가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동양매직 이온수기 ION100’을 구입했어요. 그냥 마시거나 밥 짓고 국 끓일 때는 알칼리 수를, 설거지나 빨래 마지막 헹굼은 산성수로 합니다. 세수할 때 소독된다는 느낌이 좋은데, 무엇보다 강아지 알레르기로 가려움증을 호소하던 아이의 증상이 완화돼서 만족스러워요. 필터 교환 시기를 숫자로 알려주기 때문에 안심도 되고요.” - 인천 서구 장명선 주부

초기 비용 일시불 구입비 1백29만 원 월평균 비용 필터 약 8천 원

‘물’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
수돗물을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수도관을 통해 물탱크를 거쳐 수도꼭지로 나온 물에는 각종 유해물질과 세균뿐 아니라 수많은 미네랄도 함께 녹아 있다. 물을 끓이면 물속에 있던 산소와 탄산가스가 날아가버려 물맛도 잃고 생명력도 잃게 된다. 끓인 물을 화초에 주면 식물이 시들고 어항에 넣어주면 금붕어가 산소 부족으로 죽어버리는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수돗물에 보리차나 옥수수차를 넣고 끓이면 수은, 구리, 망간, 카드뮴, 크롬 등 중금속 성분이 차에 흡착돼 그 양이 현저히 감소된다고 하니 수돗물을 마셔야 한다면 반드시 차를 넣고 끓일 것.

어차피 끓일 수돗물, 온수로 받아 끓인다? 수도관이나 연결관의 납 성분은 찬물보다 뜨거운 물에 더 쉽게 녹아드는 성질을 지녔다. 그러므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온수는 식수로 부적합하다. 특히 젖병 소독용이나 분유용으로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왕 수돗물을 끓여야 한다면 반드시 찬물을 끓여서 사용해야 안심할 수 있다.

생수는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는 이미 몸에서 탈수 증상이 시작된 것. 특히 운동을 하고 난 후, 목욕을 마친 직후 등에는 되도록 물을 챙겨 마신다. 일반적으로 1일을 기준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2컵, 식사 30분 전 1컵, 잠자기 30분 전 1컵 정도가 적당하다. 부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취침 전에 물 마시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자는 동안에 땀으로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걱정할 염려가 없다.

생수의 유통기한은 1년? 페트병 생수는 6개월~1년, 유리병 생수는 2년으로 표기돼 있다. 페트병에 생수를 오래 담아두면 환경호르몬이 빠져나온다는 보도도 있었고, 또 외국에서 생수를 들여오면서 적도 부근을 지날 때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60℃를 상회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온도에 민감한 페트병보다는 유리병이 좀 더 안전하다. 3개월 이상 된 생수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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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