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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농식품 파어브랜드 대통령상을 수상한 청송 사과 애플송
이상 기후로 전국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았던 2010년, 무난하게 최상의 품질을 유지한 과실이 바로 경상북도 청송의 사과였다. 하늘이 내린 땅,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은 사과 맛을 내는 데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그 환경의 중요성과 청송 사과의 우수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동수 군수를 직접 만났다.


청송군의 상징인 소나무 아래 선 한동수 청송 군수. “청송 사과를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사과로 자부한다”는 그는 사과 가공식품 개발, 해외 수출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송 사과는 정말 맛있습니다. 그게 다 자연환경 덕이죠.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고 인적이 드물어 병충해가 적고 농작물, 특히 사과나 대추 등 붉은 과실이 잘 자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사과 한 개를 껍질째 먹습니다. 사과 껍질에 영양분이 많기 때문이죠. 청송 사과는 대부분 저농약 친환경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기분 좋을 만큼만 씻어서 껍질째 먹어도 안전합니다. 또 사과는 얼기 직전, 1℃ 정도의 서늘한 곳에서 보관해야 가장 맛이 좋고 5~6개월 이상 오래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집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며 먹었는데, 얼마 전 김장을 한 뒤로는 독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두었습니다. 청송 사과는 수확 후 저온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꺼내 보내드립니다. 시장에서 며칠이 지난 사과를 사는 것보다 저희 유통센터에 주문해 다음 날 택배로 받는 편이 훨씬 더 신선한 사과를 맛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동수 군수는 인사를 마치기 무섭게 청송 사과 자랑을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맛있다고 느끼는 사과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11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0년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전에서 청송 사과가 원예작물과 가공 식품 분야를 통틀어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농업이 중추 산업인 청송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는 50%로 수입도 전체 농업 소득의 52%나 차지한다. 이 중요한 사과가 대통령상 수상을 계기로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농가의 소득도 오르고 있으니 군민은 물론 군수의 얼굴에도 웃음 그칠 날이 없다.


청송을 대표하는 산, 주왕산의 기암이 우뚝 서있다.

청정한 자연에 과학의 힘을 더하다 청송 靑松은 한자 뜻 그대로 군 전체가 푸른 소나무로 덮인 울창한 산림에 둘러싸여 있다. 국가명승 11호인 주왕산국립공원,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주산지, 여름에 더욱 냉기를 뿜어내는 얼음골, 탄산과 철분 함량이 높은 달기 약수터 등은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명소 중 명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땅에서 자란 사과가 이제 명소만큼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대통령상을 받아서 더 많이 알려진 것이지, 사실 몇 해 전부터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수확량은 전국 1위가 아니지만, 1~3위 지역의 사과 맛이 예전만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사과 주산지로 유명하던 지역의 연평균 온도가 모두 1℃ 이상 올라갔어요. 하지만 청송은 예전 기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두 맑고 청정한 자연 덕분이죠.”


1 뜨거운 햇살 아래 익어가는 청송 사과.
2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이 사과 농사를 짓는 청송의 봄은 사과꽃 향기로 가득하다.
3 1월 7일부터 9일까지 국제산악연맹이 주관하는 ‘2011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청송에서 열린다.


경상북도 내륙에 있는 청송은 연평균 기온 12.6℃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사과재배하는 데 가장 적당한 온도다. 주 생산지가 해발 250m 이상으로 생육 기간(사과 열매가 맺고 나서 수확하기까지) 중 일교차가 13.5℃(타 지역보다 1~2℃ 정도 크다)나 된다. 일교차는 사과의 아삭함과 당도 형성을 좌우하는데, 밤에는 쌀쌀하고 낮에는 더울수록 당도가 높고 육질이 치밀하며 단단한 사과로 자란다. 또 낙동강 상류 소우 小雨 지역인 까닭에 4~11월 강수량이 낮고 일조량이 풍부해 고운 빛깔을 띨 수 있다. 그야말로 사과를 재배하는 데 천혜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청송군은 자연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과학 영농을 위한 노력도 많이하고 있습니다.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의 절반 이상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일반 사과가 1년에 13회 정도 농약을 친다면 친환경 사과는 7회 미만입니다. 농약도 햇볕에 분해되는 저독성 농약을 사용하며 7월 이후에는 치지 않아요. 그래서 11월에 수확한 사과에선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습니다. 모두 자연스럽게 씻겨 나간 것이죠.”

이 모든 사과 재배 과정을 경북대와 협업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군에서는 매년 초 농민에게 화학비료가 아닌 유기비료 사용법과 방제 교육을 하고 있다. 병충해는 내성이 강해 한번 쓴약을 다음 해에 또 쓰면 농약만 낭비하고 땅과 사과만 오염될 뿐 방제 효과가 있다. 그래서 연초가 되면 작년 병충해 데이터를 토대로 올해 사용해야 할 농약 종류와 살포법을 교육하는 것이다. 또 사과 농장 예찰 요원도 뒀는데, 젊은 농사꾼이 수시로 농장을 방문해 사과 생육 상태를 살피며 이를 기록하고 대학에 보고하는 식이다. “친환경 농사의 기본은 병충해 예방입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며 병충해의 근원을 봉쇄해야지 발병 후 약을 치는 건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청송 꿀사과 전국 최고의 사과로 뽑힌 청송 사과는 ‘꿀사과’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다. 이는 청송 사과의 맛이 꿀처럼 달다는 뜻으로 형태나 색상에서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간혹 청송 꿀사과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과를 먹다보면 사과씨 주변에 꿀처럼 투명하게 쌓인 것이 보이지요. 그걸 두고 ‘꿀 들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검사해보면 실제 다른 부분보다 더 달지 않아요. 전문 용어로 ‘밀증상(water core)이라고 하는데, 청송은 사과 생육 기간에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포도당이 세포 내에 저장되지 않고 세포 밖으로 스며나와 우연히 생긴 것일 뿐입니다. 이 밀증상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사과의 당도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밀증상이 없어도 맛이 좋으면 꿀사과인 셈이죠.”

또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면 큰 사과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실제 사과의 크기와 당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사과는 되도록 칼을 대지 않고 통째로 껍질째 먹어야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어른 주먹보다 조금 작은, 10kg에 43~50개 정도 되는 사과가 가장 적당하다. 그 크기의 사과는 가격도 저렴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매일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서양 속담도 있지않은가.


280여년전 만든 농업용 저수지인 ‘주산지’의 겨울 풍경. 봄부터 가을까지는 물안개와 왕버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11월에 수확한 사과는 저온 저장고에서 1~2개월 후숙 과정을 거친 뒤인 1~2월에 가장 맛이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맛있는 사과를 구입하려면 중간 유통 단계를 배제한 직거래로 가격 거품이 없고 재배 농가에 도움이 되는 청송사과유통센터(1577-4012)를 이용하자. 청송군은 ‘자연을 노래하는 사과’라는 의미의 ‘애플송’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만들고 청송사과유통 센터를 건립해 과수 농가 현장 지도를 통한 상품 관리부터 판매까지 하고 있다. 이곳에 주문하면 수확 후 저온 저장고에 둔 싱싱한 사과를 다음 날 집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청송에서 만난 푸른초장농원의 손계용 회장.


생산량이 높은 ‘키 낮은 사과원’을 우리나라에 정착시키고,‘사과 유기농 재배법’을 도입하는 등 40년 동안 우리나라 사과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아 2008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의 사과는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 유기 농산물 인증(IFOAM)도 받았다. 문의 054-872-8215


건강의 고향을 찾아서’는 한국벤처농업대학 설립자이며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 중인 농업경제학자 민승규 박사와 함께 기획ㆍ구성한 기사입니다.

취재 및 자료 협조 청송군청

글 이화선 기자 사진 김성용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