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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떠나요]걷고 비웠네 담양에서
비 오는 대숲에서 길을 잃었다. 방향을 찾지 않고 여여하게 걷기로 한다. 담연 淡煙 속으로 빠져들수록 초록은 짙고 깊다. 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이 시리다. ‘이대로 잠들어도 좋아….’ 대나무 숲에선 길을 잃어도 좋다.


온몸의 마디마디에 키가 자라는 생장점을 가진 나무, 수분과 온기를 머금은 토양에서 시원한 계절풍을 맞으며 하루에 한 뼘 이상 몸을 늘리는 신비의 식물, 속은 비었으되 절개는 곧은 선비의 상징…. 30년 혹은 60년 만에 ‘자연고 自然故(대나무가 꽃을 피운 후 말라 죽는 현상)’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운명까지, 대나무의 식생과 생애는 들여다볼수록 아름답다.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바람이 서늘하여 대나무가 자라기에 부족함이 없는 탓이다. 마을 여기저기에 진종일 바람 일렁이는 대숲이 있다는 건 삶에서 얼마나 큰 위로인가. 담양 사람이 부러운 이유는 욕심이 없고, 한없이 여유로워 보인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숲을 걷다 보면 대나무 속처럼 마음이 깨끗해지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걷고 비우기’ 위해 담양에 간다.


1 대담의 게스트하우스에는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도록 전기 화로가 마련돼 있다.
2 단아한 고가구로 꾸민 ‘아트센터 대담’의 욕실.
3 천연 밀랍으로 만든 ‘빈도림꽃초.’



4 대담의 카페 창밖으로 펼쳐지는 ‘꽃과 새가 있는 풍경.’

담양의 새로운 명소, ‘아트센터 대담’ 담양 여행을 계획한 후 가장 큰 고민은 하나였다. 어디에 묵을 것인가. 담양에 가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담양리조트(061-380-5000)’를 추천했다. 그곳만큼 깨끗하고 여가까지 즐길 만한 숙소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지도 상으로 북동쪽에 위치한 담양리조트에 묵으면 1박 2일 동안 담양을 두루 돌아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듯싶었다. 죽녹원과 한국대나무박물관이 있는 서쪽과도 조금 떨어져 있고, 남쪽에 자리한 슬로 시티나 식영정과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탓이다.
‘담양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했다. <행복>의 오랜 독자이자 창간 이래 지금까지 객원 기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조선대학교 디자인학과 한선주 교수가떠올랐다. 그가 한적한 곳에 살고 싶다며 담양에 내려간 지 햇
수로 어언 15년이 다 되어간다. 기자의 경험상 안목이 뛰어난 데다 정보력까지 갖춘 한선주 교수에게 조언을 구하면 언제나 기대 이상의 답이 돌아오곤 했다. 그의 추천으로 찾아간 ‘아트센터 대담(061-383-0037)’ 역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일 만했다.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352번지에 위치한 아트센터 대담은 갤러리, 카페, 게스트하우스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5 편안한 라텍스 덕분에 스르르 잠을 청할 수 있는 침실.


대담의 뒷마당. 정희남 관장이 딸과 함께 오래된 가옥의 벽면에 페인팅 작업을 했다.

서양화가이자 광주교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정희남 씨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이곳은 서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완벽한 문화 공간이다. 그는 담양을 평범한 지방 도시가 아닌 세계의 여행자가 찾아오는 문화 도시로 바꾸겠다는 포부로 이 공간을 만들었다. 그의 고향인 화순부터 담양과 이웃한 광주까지 그 일대를 죄 돌아다니며 터를 살폈지만 담양군 향교리만큼 지형지세가 좋은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뒤로는 대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앞으로는 관방제림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환경. 오스 갤러리의 전해갑 대표는 아름다운 대지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주었고, 디자인 감각이 남다른 정희남 관장의감각을 더해 아트센터 대담을 완성했다. 대담에서는 서울에서도 좀체 만나기 어려운 해외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지역 문화인들이 밤늦도록 모여 앉아 일을 도모한다. 정희남 관장은 낯선 땅으로 여행을떠났을 때 밤 10시면 문을 닫는 단절된 카페 문화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 적이 많았다고. 그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객지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이 외롭지 않도록 밤 12까지 카페 문을 연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2층에 마련한 게스트하우스. ‘코리안 럭셔리 호텔’이라고이름 붙여도 좋을 만큼 훌륭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대담 게스트하우스는 1박 2일 일정으로 내려와 묵으며 와인 파티를 즐기기에 맞춤한 곳이다. 주방, 거실, 침실, 욕실로 꾸민 게스트 하우스는 사방으로 창이 나 있어 담양의 자연을 마치 액자에 걸어두고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또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담양의 명물인 ‘관방제림’이 한눈에 들어와 굳이 관광 코스를 따를 필요도 없다. 관방제림이란 ‘관에서 방천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영산강 상류 지역에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에서 쌓은 둑을 말한다. 이곳은 담양인의 산책 코스로 유명하며, 주변에 맛집이 즐비해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관방제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트센터 대담을 숙소로 정하면 짧은 일정이라도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 이른 아침에 걸으면 더욱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총길이는 1.6km다.



떡갈비와 대통밥으로 속을 든든히 하고 담양에 도착한 날, 정희남 관장은 바쁜 일정을 제쳐두고 맛집을 소개해주겠다며 취재팀을 청둥오리 전골집 ‘고부정(061-383-8505)’으로 안내했다. 떡갈비와 대통밥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청둥오리 샤부샤부는 담양에 가면 꼭 맛봐야 할 대표 음식이다. 대담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고부정은 직접 기른 미나리와 부추를 ‘무제한 리필’해주기 때문에 일단 배가 부를 때까지 미나리와 부추 샤부샤부를 먹어야한다. 채소는 소화도 잘되고 포만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좀 늦은 시간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육수에서 건져낸 부추와 미나리를 들깻가루 섞은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과 향긋한 맛이 어우러져입맛이 돈다. 채소를 충분히 먹은 후에는 부드러운 청둥오리고기도한 점 남김없이 살뜰하게 건져 먹는다. 샤부샤부를 다 먹은 다음, 말린 쑥을 한 줌 넣고 휘휘 저어 끓인 걸쭉한 국물은 갓 지은 좁쌀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든든한 보양식이 된다.


8, 9 대나무 사진작가 라규채 씨와 그의 작품.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작품 속으로 끌어 들였다. 그는 비움을 추구하기 위해 생채식을 생활화 한다.


10 ‘박물관 앞집’의 죽통밥과 떡갈비 상차림.
11 창평면 슬로 시티에 있는 고재선 가옥.
12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 찻잎. 죽로차가 깊고 그윽한 향을 내는 이유다.


담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표 음식 가운데 ‘시장 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대담의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관방제림 건너편으로 ‘국수’라는 간판이 여럿 보인다. 일명 ‘국수 거리’라고 불리는 곳인데, 시장이 국수 거리로 변했다고 해서 ‘시장 국수’라고 부른다. 지금은 수십 개의 국숫집이 생겼지만 원조는 ‘시장국수(061-381-2728)’와 ‘진우네(061-381-5344)’다. 이곳 국수의 특징은 도톰한 면을 미리 삶지 않고 손님이 주문하면 삶기 시작한다는 것. 면발이 도톰하기 때문에 삶아내기까지 10분 정도 걸리는데, 그사이에 한약재와 멸치 국물로 삶은 ‘약달걀’을 서비스로 내준다. 삶은 달걀을 까먹다 보면 진한 멸치 국물 맛이 일품인 시장 국수가 나온다. 관방제림이 바라다보이는 평상에 앉아 후루룩거리며 먹는 맛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최근에는 도토리묵, 해물파전, 두부김치도 메뉴에 올리고 있다.
담양에서 가장 먼저 맛봐야 할 떡갈비와 대통밥에 대한 예우가 늦었다. 옛날 궁중에서 먹던 대표 음식인 떡갈비는 모양새가 마치 시루떡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 데, 고급 한우를 쓰기 때문에 값은 좀 비싸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담양 사람에게 “떡갈비 제일 잘하는 집이 어디예요?”라고 물으면 누구나 ‘덕인관(061-381-7881)’을 외칠 것이다. 덕인관 떡갈비가 유명한 이유는 다른 음식점과 달리 갈빗대에 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살을 깨끗이 다 발라 먹어야 ‘떡갈비에 대한 예의’라고. 대통밥과 떡갈비, 죽순회를 골고루 맛보고 싶다면 대나무 박물관 앞쪽에 위치한 ‘박물관 앞집(061-382-1990)’에 들르시길. 푸짐한 ‘전라도식’ 상차림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오게 될 것이다. 죽순회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30년간 죽순 요리를 연구한 강정자 씨가 운영하는 ‘민속식당(061-381-2515)’도 놓쳐선 안 된다. 새콤달콤한 고추장으로 버무린 우렁,오이, 죽순 삼합은 댓잎술 한잔과 곁들이면 최고의 안주가 된다.

(오른쪽) ‘약달걀’과 함께 먹는 멸치국수.

장인의 땀과 혼이 밴 죽 세공품 쇼핑하기 ‘아트센터 대담’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강 건너 시장 국수에 가서 뜨끈한 멸치국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죽녹원(061-380-3244)’으로 향했다. 대담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죽녹원은 담양을 대표하는 대나무 숲이다. 그런 만큼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기 때문에 ‘느리게 걷기’나 ‘사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그냥 건너뛰어서도 안 된다. 죽녹원 초입에 위치한 채상장 서한규 옹의 ‘채상장 전수관(061-381-4627)’은 꼭 둘러봐야 할 명소다. 50년간 대나무로 짜개 ‘채상(대나무 껍질을 얇게 저민 다음, 색색의 고운 빛깔로 물들여 천을 짜듯 몇 가닥씩 엇갈려 만든 상자)’을 만들어온 중요무형문화재 서한규 옹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찬 마룻바닥에 앉아 대나무를 매만지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 매끈하게 다듬어진 댓살은 딸 서신정 씨에 의해 기하학무늬로 짜이는데, 그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장인의 혼과 땀이 느껴진다. 과거 대갓집 혼례에 함으로 쓰던 채상은 오늘날에는 장식용이나 보관함 용도로 주로쓴다. 세 가지 크기로 완성된 삼합 세트는 2백만~3백만 원대. 아버지와 함께 채상을 만들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3호 서신정 씨는 “아버지가 대나무를 명주실처럼 만들어주시면 제가 천연 염색을 하고 채상을 짜요. 지난 30년간 아버지와 함께이 일을 해왔죠. 여기 전시된 모든 작품은 저희 부녀의 합작품이에요. 그래서 더욱 의미 있죠”라고 설명한다. 정교한 무늬 하나하나에 채상장의 혼과 땀이 배어 있으니 그 가치를 그저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그 고귀함을 알아보는 사람이 주로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죽녹원 내에 자리한 채상장 전수관에서는 고가의 채상을 비롯해 대나무 바구니, 부채, 골무,베개 등 다양한 죽 세공품을 만날 수 있다.
좀 더 저렴한 죽 세공품을 원한다면 죽녹원 입구에 있는 ‘선죽공예(061-382-9578)’나 터미널 근처 ‘조아당(061-381-2780)’에 들르는 것도 좋다. 담양 시내 곳곳에서 판매하는 죽 세공품이 ‘구입용’이라면 ‘한국 대나무 박물관(061-380-3114)’에 전시된 공예품은 ‘감상용’이다. 비단처럼 곱고 숙녀처럼 단정한 참빗과 댓살로 만든 유려한 곡선의 전등갓, 냉장고가 없던 시절 음식을 시원하게 보관하던 대나무 도시락 등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죽세공품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앞집에 들러 죽통밥과 죽순회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박물관을 둘러보면 좋다.

슬로 시티에서 먹고, 걷고, 사색하라 담양군 남쪽에 위치한 ‘창평 슬로 시티’는 창평초등학교와 면사무소가 이웃하고, 고재선 가옥을 비롯해 여러 채의 고택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담양군은 이곳을 슬로 시티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소달구지를 타고 신이 난 아이들과 텃밭에서 따온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 사이로 느리게 걷는 사람들. 이 마을에선 그 이름이 시키는 대로 느리게 움직여야 한다. 자전거도 느리게 타고, 공짜로 나눠주는 인절미도 천천히 우물거리며 먹어야 한다. 가을볕에 몸과 마음이 노곤해지면 돌담에 기대앉아 일광욕을 즐겨도 좋다. 다만 너무 늦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말고 명옥헌 원림으로 자리를 옮길 것. 창평 슬로 시티보다 조금 더 남쪽에 명옥헌 원림과 ‘한국 가사 문학관 (061-380-3240)’ 식영정과 ‘소쇄원(061-382-1071)’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담양 여행의 백미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명옥헌 원림’을 꼽고 싶다.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511번지에 위치한 명옥헌 원림은 조선 중기의 문신 명곡 明谷 오희도 吳希道가 살던 집의 정원이다. 오희도의 넷째 아들인 장계 藏溪 오이정 吳以井이 서재로 쓰기 위해 지었다는 이곳은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 아담한 정자로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글을 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명옥헌 앞마당엔 계곡물을 받아 만든 연못이 아담하게 펼쳐지는데, 그 주위로 조형미가 빼어난 배롱 나무(백 일 동안 꽃이 핀다고 해서 백일홍나무라고도 불리며, 나무 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고도 부른다)와 선비의 기상이 느껴지는 소나무가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다.
가녀린 여인의 몸처럼 선과 뼈대가 아름다운 배롱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꼭 문인이 아니더라도 시심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구슬이 부딪치는 것처럼 맑고 아름답다고 해서 그 이름도 ‘명옥헌 鳴玉軒’이라 짓지 않았던가!

(오른쪽) 채상장 서한규 씨의 작품.


13 명주실처럼 짜갠 대나무를 염색한 것.
14 ‘한국 대나무 박물관’에 전시된 죽 세공 작품.
15 대나무 가지를 휘어 만든 전등으로 1930년대 작품이다.



16 판소리 한 마당을 공연 중인 ‘명가혜’의 국근섭 씨.

명옥헌 원림의 심상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면 광주호가 내려다보 이는 식영정으로 발길을 옮길 것.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는 ‘식영정息影亭’은 ‘그림자도 쉬어 간다’는 아름다운 정자다. 호수 위로 느리게 소멸하는 태양의 기운을 느끼며 자연을 통해 나를 발견한다면 그곳을 찾은 목적을 이룬 셈이다. 그 옛날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식영정에서 나오는 길에 잠시 한국 가사 문학관이나 소쇄원 瀟灑園을 둘러보고 싶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단, 관광객이 대거 몰리는주말에는 이 두 코스를 건너뛰는 게 좋다. 댓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나
고즈넉한 풍경은 고사하고 주말엔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오히려 오르기는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삼다리 대나무 숲’에서 호젓한 대숲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차 연구가이자 담양 문화 해설사인 국근섭 씨가 운영하는 찻집 ‘명가혜(061-381-6015)’를 찾아가면 찻집 뒤편으로 삼다리 대나무 숲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국근섭 씨가 운영하는 ‘명가혜 민박(061- 381-6015)’ 손님들 말고는 삼다리 대나무 숲을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고요하게 산책과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삼다리 대나무숲에 오르기 전 명가혜에 들러 국근섭 씨를 만나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천연 밀랍 초를 판매하는 ‘빈도림꿀초
(061-383-8130)
’와 논흙으로 도자기를 빚는 ‘허허공방(031-383-0855)’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줄테니까. 명가혜에 들르면 국근섭 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죽신황금차(죽순 껍질로 만든 차), 구수한 방앗잎차, 대나무 이슬 먹고 자란 귀한 죽로차를 모두 마셔봐야 한다. 입담 좋은 주인장이 차에 대한 설명은 물론 담양 여행에 관한 알짜배기 정보도 두루 알려줄 것이다.


17 ‘명옥헌’에서 내려다본 연못은 한 폭의 진경산수화 같다. 배롱나무 꽃이 질 무렵.


18 눈부시게 빛나는 대숲 속 하늘.

담양 2박 3일 코스
첫째 날
‘아트센터 대담’ 체크인→인근 ‘고부정’에서 청둥오리 샤부샤부로 저녁 식사→대담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마시며 가족들과 수다
둘째 날 느지막이 일어나 길 건너 ‘시장국수’에서 아침 식사→’죽녹원’ 산책과 ‘채상장 전수관’ 쇼핑→’박물관 앞집’에서 떡갈비와 죽통밥으로 점심→소화도 시킬 겸 ‘한국 대나무 박물관’ 구경→’빈도림꿀초’와 ‘허허공방’ 순례→‘민속식당’에서 죽순회에 댓잎술 한잔!
셋째 날 ‘대담’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모닝커피로 아침 식사→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혹은 삼다리 대나무 숲 산책→떡갈비의 원조 ‘덕인관’에서 떡갈비 한 번 더 먹기→창평 슬로 시티 순례→명옥헌원림 혹은 식영정에서 사색하기→‘명가혜’에서 죽로차 마시기→‘담양온천’에 몸 담그고 피로 풀기<행복>은 오는 11월 3일 독자들을 모시고 담양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죽녹원 산책과 채상장전수관 순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문의 주세요. 02-2262-7333



글 정세영 기자 사진 오진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