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건강의 고향을 찾아서 부산] 흙사랑토마토농장 정상철・이영선 씨 부부가 선보이는 짭짤이토마토 한겨울이라야 제맛을 내는 새콤달콤 아삭한 토마토
푸릇푸릇한 무늬에 아삭아삭한 맛으로 유명한 짭짤이토마토. 한겨울부터 초봄까지만 제맛을 내는 부산 대저동의 명물이다. 짙은 초록빛 꼭지만큼이나 향기롭고, 탱글탱글한 모습만큼이나 싱그러운 겨울 토마토의 맛 .

토마토는 흔한 채소다. 연중 끊이지 않고 생산되는 까닭에 언제든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짭짤이토마토’는 다르다. 일 년 내내 기다렸다가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만 맛볼 수 있다. 부산은 토마토 농사를 가장 먼저 시작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일흔이나 여든이 된 노인조차 열 살 무렵 이미 토마토 시설 재배를 했다는 기억을 갖고 있을 정도. 짭짤이토마토는 그중에서도 강서구 대저동에서만 나온다고 한다.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
“이 지역은 토질이 워낙 달라요. 대저동은 낙동강 하구 둑이 만들어진 곳이죠. 원래는 바닷물이 일 년 내내 올라오던 곳이었는데 하구 둑을 만든 후에는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닷물을 머금고 있다 보니 미네랄 성분이 많죠. 또 염분이 있으니 작물의 생장 속도가 많이 느려요. 성장이 억제되는 것이죠. 그런 땅에 토마토를 심어 탄생한 것이 짭짤이토마토죠.”
생장 억제 노하우로 당도를 높이는 독특한 토마토
원래 짭짤이토마토는 맛은 좋지만 돈은 안 되는 작물이었다고 한다. 염분기가 많은 밭에서 생산한 토마토는 유난히 알이 작아 같은 농사를 지어도 무게가 나가지 않으니 가락동 공판장에 내놔야 제값을 받지 못한 것. 지금은 따로 상표 등록을 해서 팔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작고 푸릇푸릇한 토마토가 달리면 그해 농사는 실농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없이 생장 촉진을 위해 염분기가 있는 지하수 대신 강물을 끌어다 썼는데, 그렇게 농사지은 토마토는 크기는 커도 맛이 싱거워 역시나 인기가 없었다고. 그런 까닭에 다시 지하수를 사용하게 되었단다. 그러나 유난히 단맛이 강하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10년 전부터는 오히려 일 반 토마토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았다.

(위) 벌을 이용해 수정시키고 토마토로 만든 효소를 사용해 재배하는 짭짤이토마토. 저농약 인증 단계지만 무농약 재배를 원칙으로 한다. 줄기에서 따 그 자리에서 맛보는 토마토의 맛은 비할 데 없이 싱그럽다. 정상철 씨의 둘째 아들 태준이는 앉은자리에서 토마토 두세 개는 거뜬하게 먹어치운다.

‘흙사랑토마토농장’을 운영하는 정상철 씨는 국내에서 짭짤이토마토를 재배하는 몇 안 되는 농부 중 한 명이다. 6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직거래하기 시작한 내력이 재미있다.
“6년 전, 손님들이 농장으로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어요. 택배를 통해 직접 구입하고 싶다고.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박스째 구입해 먹던 손님들이죠. 별 생각 없이 그러마 하고 택배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아, 가격 차가 그렇게 많이 나더라고요. 그때도 이미 일반 토마토보다 비싼 가격을 받고 있었는데, 손님들이 시장에서 구입한 가격이 훨씬 비쌌던 거죠. 직거래를 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훨씬 많이 벌 수 있다는 것, 단순하지만 굉장한 경험이었어요. 신이 났죠.”
홈페이지 관리는 아내 이영선 씨 몫.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공모한 ‘징검다리 서포터즈’에 응모해 선발된 농민 블로거다. ‘꿈꾸는 토마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답게 아기자기한 사진과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일 년 농사의 시작인 파종부터 본밭에 옮겨 심는 정식, 그 이후의 생장 과정을 실감 나게 중계하는 셈. 알차고 실속 있다는 뜻을 담아 만든 이름, 짭짤이토마토
경상도 사람들은 유독 ‘짭짤하다’는 말을 많이 쓴단다. ‘알차고 실속이 있다’는 뜻이라는데 거기에서 따 지은 이름이 바로 짭짤이토마토다. 크기는 작아도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강해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맛이 좋아 일반 토마토에 비해 4배 가까운 가격을 받으니 그야말로 ‘짭짤한’ 토마토이기도 하다. 일반 토마토의 당도는 3~4브릭스 brix인데, 제철 짭짤이토마토의 당도는 10브릭스 이상이다. 최소한 8브릭스 이상은 되어야 ‘짭짤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3년 전, 한 방송사에서 취재를 나와 딸기, 참외와 당도 비교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어이없게도 딸기보다 당도가 더 높게 나온 탓에 오히려 편집했다고 한다. 딸기 농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였다.

(위) 완숙 토마토가 대세라지만 짭짤이토마토만은 푸른빛이 많이 남았을 때 따서 후숙시켜 먹는다. 이미 당도는 딸기를 능가하고도 남을 정도이므로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살리기 위함이다.


1 알이 작은 방울토마토는 짭짤이토마토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맛보기 용으로 보내기 위해 심은 것.
2 토마토 잼은 구수하면서도 달콤해 통밀빵을 찍어 먹기에 적당하다.



3 ‘꿈꾸는 토마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아내 이영선 씨.
4 일반 토마토의 4배 가격을 받을 만큼 품질을 인정받는 짭짤이토마토.


토마토는 완숙 상태에서 따야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짭짤이토마토만은 예외다. 푸른 상태에서 따야 한다. 토마토는 후숙 과일이라 속부터 익는데 육질이 단단하고 신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짭짤이토마토 특유의 맛을 보려면 푸른 상태에서 따 완전히 붉어지기 전에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맛이 워낙 강해 입안에 상처가 있다면 아리고 쓰릴 정도. 흙사랑토마토농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실망하고 돌아서기 일쑤라고 한다. 빨간 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기대하고 찾아온 소비자는 푸른 토마토만 있는 모습에 실망하고, 색다른 종자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온 다른 농장 토마토 농부들은 별다른 종자가 없다는 사실에 발길을 돌리는 것. “짭짤이토마토는 대저동에서 생산되는 특별한 토마토를 말하는 것일 뿐, 특별한 품종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다른 농부들이 심는 거랑 똑같은 품종이지만 토질이 다르고 생장을 억제하는 노하우를 담아 재배하는 것이죠. 원래는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것이지만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꾸준히 수확할 수 있게 된 거에요. 어떤 종자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키웠느냐가 중요한 거죠. 짭짤이는 완숙 상태에서 수확하면 물러서 못 먹어요. 저장하기도 어렵고.”


5 삼겹살에 곁들이는 토마토 구이는 별미 중 별미.
6 짭짤이토마토는 새콤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아 샐러드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7 대저동은 국내에서 토마토 시설 재배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날씨가 따뜻하고 토질이 맞기 때문이다.

반으로 잘라보았을 때 젤리같이 생긴 속이 꽉 차 있어야 제대로 된 토마토다. 그 공간이 비어 있으면 맛이 없기 때문이다. 꼭지 부분의 초록색이 짙을수록 당도가 뛰어난 토마토, 일명 짭짤이가 된다. 짭짤이토마토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한 손에 잡기 좋은 달걀 크기라 그냥 베어 먹는 것이다. 샐러드에 넣어도 좋은데 주스로 갈아 먹으면 아삭아삭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이영선 씨는 삼겹살구이에 짭짤이토마토를 곁들인단다. 적당한 크기로 썰어 고기와 함께 굽는데, 구수하면서도 달콤해 맛이 잘 어울리는 데다 익혀 먹으면
영양 성분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익은 토마토는 푹 고아 잼을 만든다. 통밀빵에 잼을 발라 생토마토 한 개를 곁들여 먹으면 아침 식사로 더할 나위 없는 영양 식품.
월급쟁이들이 월급날을 기다리듯, 농사꾼은 수확날만 기다리는 법이다. “토마토 따면 다 해줄게”라는 남편 입버릇을 블로그에 실시간 중계하는 이영선 씨가 써 내려가는 농장 일기 읽는 재미가 쏠쏠한 흙사랑토마토농장의 홈페이지는 www.to-pia.com다.

STORY SHOP
흙사랑토마토농장의 짭짤이 토마토를 ‘행복이 가득한 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5kg 1박스, 4만 8천 원. 배송료 무료. 주문 080-030-1200 www.storyshop.kr

‘건강의 고향을 찾아서’는 한국벤처농업대학 설립자이며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으로 재직 중인 농업경제학자 민승규 박사와 함께 기획・구성한 기사입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